우리가 어떤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땐 당연히 이야기 혹은 내러티브를 기본으로 고려하기 마련인데, '레이드'는 어설픈 이야기를 끌어 들이는 욕심, 아니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요소들을 모두 배제한 채 오로지 액션과 액션을 돋보이고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특히 1편인 '레이드'의 줄거리는 따로 말할 것도 사실 없는데, 경찰 특공대가 어떤 30층 규모의 아파트 건물에 진입해 이 곳에 머물고 있는 범죄 조직을 소탕하는 내용이 전부다 (진짜 전부다!). 여기서 30층인 아파트 역시 오로지 액션을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레이드'는 100% 순정 액션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제대로 된 것들로만 채워졌다고 하더라도 오로지 그것으로만 100% 채워져 있다면 지루하기 마련인데, '레이드'는 단지 그것이 액션이어서라기 보다는 그 액션을 어떤 방식과 태도로 다루고 있는 지가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에, 러닝 타임 내내 액션으로만 치닫는 데에도 - 서두를 생략하고 바로 몰아친다 - 지루함을 크게 느낄 수가 없었다.

액션은 크게 총격 액션과 칼을 활용한 액션, 맨손 기반의 말레이시아 전통무술 ’실랏'을 통한 격투 액션으로 나뉘는데, 총기 액션은 사실 크게 특별한 것은 없지만 이후 등장하는 액션들은 마치 '옹박'의 액션 시퀀스를 처음 보았을 때처럼 신선하고 강렬한 리듬을 선사한다. 자세히 보면 평소 일반적인 액션 영화에서 보기 어려웠던 몸의 움직임이나 격투의 방식이 녹아들어 있어 합이 한 번씩 오가는 그 순간을 관객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긴장감과 몰입감을 전하고 있다. 거의 모든 격투에 있어 이러한 리듬감을 담고 있기에 피곤할 수는 있어도 지루하지는 않을 것이다.

참고로 ’레이드 2’편은 전 편에 비해 이야기의 비중이 더 커지고 러닝타임도 150분으로 길어졌는데, 이런 포인트로 인해 확실히 호불호가 나뉘기도 한다. 하지만 액션의 경우 2편에서는 더 다양한 구성과 더 많아진 캐릭터들, 커진 스케일을 만나볼 수 있어 전편의 액션에 환호했던 이들이라면 결코 실망하지 않을 듯 하다. 또한 이 속편의 이야기가 감독이 본래 하고자 했던 이야기였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Blu-ray : Package

이번 '더 블루'에서 출시 된 레이드 1&2 블루레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The Raid 1, 2 Sextuple Pack BD Steelbook'이라는 이름으로 출시 된, 총 6장의 블루레이가 수록된 패키지다. 잘 알려졌다시피 6장의 디스크가 모두 다른 내용은 아니고, 각각 1&2편 렌티큘러 버전 + 풀슬립 화이트 버전 + 풀슬립 블랙 버전 이렇게 하여 각기 다른 버전으로 출시된 블루레이들을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한 일종의 묶음 상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 6팩 박스세트 외관

일단 6장을 수록한 전체 패키지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보자면, 국내 블루레이 시장의 다양한 소비 욕구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한 경우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최근 들어 특히 영화의 소장이라는 개념 보다는 타이틀 혹은 한정판의 소장 개념이 더 커지면서 한 가지 작품에 여러 가지 버전 출시가 흔한 트렌드가 되었고, 모든 버전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숫자가 생각보다 적지 않았기에 모든 버전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상품 개발은 물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처음부터 모든 버전을 하나로 구성하는 종합 패키지 상품을 구성하는 경우까지 오게 되었다.

이와 관련해서는 당연히 과하다는 측면과 선택의 문제라는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인데, 단순 선택의 문제로 보기에는 일반적인 소비자의 선택이 일부 피해를 보게 되는 (수량이라는 측면에서) 경우도 없지 않지만, 결국은 이러한 패키지를 원하는 소비자가 분명 있다는 시장 상황을 감안했을 때, 더 많은 소비자를 만족 시키려는 시도로 보는 것이란 해석이 현재로서는 더 적절할 듯 하다.

▲ 렌티큘러 버전

렌티큘러 버전은 확실히 실물의 만족도가 더 높은 편이다. 주인공의 뒷 모습 중심 1편과 앞 모습 중심의 2편 커버는 렌티큘러 이미지로 잘 표현되었으며, 효과 측면에서도 과하지 않고 적당한 편이다. 스틸북 이미지는 화이트 배경에 이미지 컷을 활용하고 있는데, 검고 붉은 컬러 위주로 이미지나 타이틀을 사용하고 있어 좀 더 돋보임이 강조된다.

▲ 풀슬립 블랙 버전

▲ 풀슬립 화이트 버전

스틸북 외에 아웃케이스에 따라 화이트와 블랙 버전으로 나뉘는데 화이트 버전은 스틸북과 유사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후면에 코믹스와 같은 컷 분할 이미지를 삽입하였고, 블랙 버전은 바로 그 컷 분할 방식을 아웃케이스 전면에 그대로 적용하여 내부 내용물이 그대로 드러나는 형태로 제작되었다.

화이트 버전은 붉게 표현된 선혈 부분이 입체감 있는 재질로 구성되어 있어 소장가치를 더한다. 반면 블랙 버전은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인해 화이트 버전에 비해서는 좀 더 호불호가 나뉠 만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사진보다 실물로 보면 훨씬 근사하게 보인다.

▲ 스틸북 안쪽면

▲ 스틸북 내부에 포함된 갖가지 부속물들

다른 수록물로는 최근 한정판 블루레이에서 종종 만나볼 수 있는 넘버링 카드가 수록되었으며, 소책자와 엽서 8종 세트, 소형 포스터도 수록되었다. 소책자는 절반은 한국어로 수록되었으며, 나머지 절반은 영문으로 수록되었다.

▲ 캐릭터 팝업 아크릴 스탠드

여기에 다른 블루레이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별한 구성물도 하나 만나볼 수 있는데, 주인공 캐릭터를 팝업 아크릴스탠드 형태로 구성한 아이템이 그 주인공이다. 특별한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소한 재미를 주는 작은 선물 같은 수록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Blu-ray : Menu

▲ 1편 메뉴 화면

▲ 2편 메뉴 화면

패키지 디자인과 동일한 컨셉으로 메뉴 화면 역시 디자인되어 있다

Blu-ray : Video & 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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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의 화질은 1편과 2편의 편차가 있는 편인데, 1편은 블루레이 평균보다 살짝 떨어지는 수준의 화질을 보여준 반면, 2편은 블루레이로서 모자람이 없는 만족스러운 수준의 화질을 수록하고 있다. 특히 '레이드 (The Raid Redemption)' 1편의 경우 100만 달러 예산의 저예산 영화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는데, 블루레이 제작에서 발생하는 화질 저하라기 보다는 원본 소스 자체의 퀄리티가 그리 높지는 않다고 판단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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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다양하고 화려해진 장면과 액션 답게 2편의 화질은 좀 더 블루레이에 걸맞는 디테일을 보여준다. 암부의 표현이 아주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비교적 어두운 장면이 많음에도 디테일이 잘 살아 있으며, 전반적으로 어두운 가운데 배우들의 피부 톤을 비롯해 크게 도드라지지는 않지만 다양한 색감들을 살려내는 데에 집중했음을 알 수 있다.

DTS-HD MA 5.1 채널의 사운드는 액션에 특화된 영화를 좀 더 돋보이게 만드는 중요한 장치가 된다. 총격씬에서의 (특히 1편 초반 총격씬) 사운드 밸런스는 디테일이 좀 떨어지는 면이 있었지만, 실랏으로 펼쳐지는 격투 장면에서 합이 오갈 때 마다 교차하는 사운드는 허구적인 느낌을 주기 보다는 오히려 현실적인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쪽에 가깝다.

Blu-ray : Special Features

The Raid Redemption

부가영상으로는 기본적으로 감독인 가렛 에반스가 참여한 음성해설이 수록되었으며, 비하인드 씬을 통해 주요 배역을 맡은 배우들이 촬영 전에 액션 연기를 위해 다양한 트레이닝을 받는 장면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실랏'이라고 불리우는 말레이시아 전통 무술을 관객에게 더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치밀한 약속과 연습이 동반된 훈련 장면과 인터뷰 영상들이 수록되었다.

그리고 한정 된 공간을 배경으로 한 작품 답게 세트 촬영에 대한 부분과 조명과 촬영, 특수 효과 등에 대한 부가 영상도 수록되었으며, 감독인 가렛 에반스와 음악 감독인 마이크 시노다와 조셉 트래패니스가 함께한 약 40분 가량의 대담회 형식의 인터뷰도 수록되었다. (잘 알다시피 마이크 시노다는 록밴드 린킨 파크의 멤버이기도 하다). 마이크 시노다와 검독이 함께하는 인터뷰 영상은 한 섹션이 더 있는데, 이것만 봐도 ’레이드'에서 영화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The Raid 2 Berandal

2편의 블루레이 역시 감독의 음성해설 트랙이 수록되었으며, 삭제 장면과 스토리 측면에서 1편으로부터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는 지에 관한 짧은 부가 영상, 그리고 1편의 부가 영상과 마찬가지로 감독과 음악 감독 조셉 트래패니스, 주연을 맡은 이코 우웨이스가 참여한 40여분 분량의 일종의 GV영상이 수록되어 다채로운 뒷이야기들을 생동 감있게 전해 들을 수 있다.

‘레이드' 블루레이는 부가 영상을 통해 감독의 음성 해설과 각각 40여분 분량의 Q&A영상을 수록하여 좀 더 풍성하게 감독의 의도나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점이 만족스러웠다.

총 평

렛 에반스 감독의 레이드 1&2편은 확실한 스타일과 액션에 대한 고집으로 호불호가 나뉠 지언정, 좋아하는 사람들은 열광적으로 좋아할 수 밖에는 없는 강렬한 에너지를 쏟아낸 작품이었다. 사실 작품성과 별개로 영화의 규모나 흥행 성적을 보자면 블루레이 출시는 물론, 다양한 패키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영화였다고 할 수 있을 텐데, 다양한 버전과 구성물로 출시된 자체 만으로도 '레이드' 팬들에겐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평 점

작품 ★★★★

화질 ★★★★

음질 ★★★★☆

부가영상 ★★★☆

소장가치 ★★★★☆

스 펙

레이드 첫번째 습격 (The Raid Redemption, 2011)

장르 : 액션/범죄/스릴러

관람등급 : 18세 이상

감독 : 가렛 에반스

출연 : 이코 우웨이스 / 이얀 루히안/ 도니 알람시아/ 아난다 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