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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스포) 곡성, 이런 현혹이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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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5-12 00:28:12

● 디피인들은 영화의 호불호에 관한 타인의 취향을 존중합니다.
● 영화의 반전이나 결말 등에 대한 정보가 본문에 포함될 경우, 반드시 게시물 제목에 '스포일러'라고 표시를 해주세요. 아...영화를 보고 한 동안 영화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경우가 굉장히 오랜만입니다. 그렇게, 현혹되지 말라고 했는데 그래서 정신 바짝 차리고 현혹되지 않으려 했는데 어느새 현혹될 수밖에 없는 마성의 영화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뒤에 앉은 한 관객이 (아마도) 친구에게 누구의 정체는 무엇이며, 이러한 행위는 누구로부터 나온 것이며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정확히 어떤 분석을 한 것인지 듣지 못했으니 가타부타 할 건 물론 없고, 이러한 내러티브에 관한 분석도 물론 흥미롭게 들립니다. 그런데 저는 과감히, 아니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는 것이 이 영화 안에 담긴 사건의 연관성, 인물의 정체 등을 판단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빠르게 포기했습니다. 아마 이 영화는 판단 그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영화 마지막 쯤에 곽도원이 천우희의 말을 듣고 집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냐, 황정민의 말을 듣고 얼른 집에 들어갈 것이냐의 저울질하는 장면에서 처음에는 마음속으로 얼른 곽도원이 집으로 들어가길 바라였지만 이내 이미 그 게임 안에 들어간 이상 선택이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에 기대어 나는 곽도원이 집으로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던 것인가...어떤 선택이든 확신할 수 없음에 오는 불안감과 결국 정해져 있을 결말에 무력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한 씬, 한 씬 다 놓칠 수 없는 씬들이라 하나를 꼬집어 말하기도 힘들지만 영화 초반 형사 둘이 증거 있냐는 물음에 텅 빈 냉장고를 보여주는 씬은 이 영화의 의미를 축약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것에 대한 의문, 혹은 우리가 보는 것과 그렇지 못하는 것에 차이는 무엇인지, 결국 우리가 간주하는 실제라는 것이 무엇으로부터 오는지를 말해주는 너무나도 좋은 씬이었던 것 같습니다. 더 말할 것도 없이,,,얼른 시간을 내어 재관람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아, 그리고 보는 내내 라쇼몽과 멀홀랜드 드라이브가 생각이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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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016-05-12 00:28:12

의심암귀라는 말이 딱이었습니다. 도대체 누가 옳은 것인지 정말 끝까지 모르겠더군요. 내심 황정민이 진짜라고 생각했는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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