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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멕 라이언이 가장 예쁘게 나왔던 영화 키스의 전주곡(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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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7 16:24:08

 

* 자주 그랬듯 제가 이곳에 올리는 이런 옛날 영화글은 감상기라기 보다는 해설에 가깝습니다. 2년 전에 써놨던 글인데 약간 추려서 이곳에도 올려 봅니다. 영화 키스의 전주곡은 어중간한 로맨틱코미디이긴 하지만멕 라이언이 가장 예쁘게 나온 영화란 이유로 제가 지금도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순전히 멕 라이언 미모 보려고 가끔씩 돌려 봅니다.  

 

 

멕 라이언은 전성기 시절 많은 로맨틱코미디 영화에 출연했는데 성공한 작품 만큼이나 실패작도 많았다. 대표적인 성공작으로는 이견이 없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유브 갓 메일]인데 모두 노라 애프론과 함께 한 작품들이다. 1999년 연말 개봉예정이었다가 개봉일이 미뤄져 2000년 초에 개봉했던 [지금은 통화중]까지 성공했더라면 멕 라이언과 노라 애프론이라는 환상의 콤비는 완벽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었을텐데 후반 지점이 아쉽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과 [유브 갓 메일]은 노라 애프론이 연출,각본을 병행한 작품이고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와 [지금은 통화중]은 각본에만 참여한 작품이다. [지금은 통화중]같은 경우는 노라 애프론의 동생인 델리아 애프론의 자전적 소설을 델리아 애프론과 노라 애프론이 공동 각색하여 배우 출신인 다이앤 키튼에게 연출을 맡긴 작품이었다. 

 

이 작품에서 가장 튀는 부분이 누가 봐도 애프론 자매의 작품을 뜬금없게도 다이앤 키튼이 아무런 연출색을 보여주지 못한 채 연출에 출연까지 겸했다는것이다. 멕 라이언도 나온데다 당시 헐리우드에서의 입지가 탄탄대로였던 노라 애프론이 연출까지 맡는게 자연스러울 기획이었는데 굳이 다른 고용 감독 다 놔두고 다이앤 키튼을 영입했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멕 라이언은 노라 애프론과 함께 한 세편의 성공적인 걸작 로맨틱코미디물의 후광 효과로 198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적어도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선 돈이 되는 여배우로 각광 받았다. 그러나 그녀가 그 기간 동안 출연한 많은 헐리우드산 로맨틱코미디 중에선 상업적으로 봤을 때 실패작이 더 많았다. 멕 라이언이 가장 잘 하는 분야가 로맨틱코미디임에도 흥행 적중률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르로 활약했던 산드라 블록, 줄리아 로버츠, 그리고 스타성은 약하지만 서브 주연으로 제 몫을 다 해줬던 앤디 맥도웰보다도 약했다.

 

작품적으로도 어중간하고 흥행면에서도 별 재미를 못 봤던 여러 멕 라이언표 로맨틱코미디물들은 지난 10여년 동안 케이트 허드슨이 툭 하면 출연했던 별 볼일없는 로맨틱코미디 실패작들 만큼이나 수두룩했다. 멕 라이언은 헐리우드에서 자신의 입지를 완벽하게 다져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와 1990년대 초반의 주춤했던 작품 경력을 확실하게 복구시켜 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배우 경력의 정점에 있을 때 출연한 [유브 갓 메일]같은 성공적인 출연작들 사이사이로 [키스의 전주곡][아이큐][프렌치 키스][애딕티드 러브]같은 어정쩡한 실패작들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 방면에서 버틸 수 있을때까지 버티며 안쓰러운 열연을 결국엔 보여주고야 말았던 2001년작 [케이트 앤 레오폴드]가 있다. 불혹에 나이에 출연했던 [케이트 앤 레오폴드]는 멕 라이언의 마지막 개인기였다.

 

[케이트 앤 레오폴드]에 출연했을 당시 멕 라이언은 1990년대 내내 지속적으로 시도했던 로맨틱코미디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시도에 지쳤는지 로맨틱코미디 장르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분야라고 자포자기하듯 인정했는데 결국엔 로맨틱코미디 장르가 멕 라이언의 발목을 잡았다. 나이가 들어서도 산드라 블록이나 메릴 스트립처럼 본인의 나잇대와 배역의 성격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작품 보는 안목을 넓혔다면 멕 라이언이 그렇게 질리는 상태로 시들지 않았을것이다. 수많은 작품의 제의를 받았던 전성기 시절에도 멕 라이언은 참 작품 보는 눈이 부족했다. 로맨틱코미디만 해도 그렇게 기회가 많았는데도 [아이큐]나 [애딕티드 러브]같은 엉성한 작품에 출연했고 들어오는 작품에 성이 안 차 본인이 제작사 차려서 직접 기획하고 출연까지 했던 [프렌치 키스]는 멕 라이언의 머리모양 외에는 남는게 없는 졸작이었다. [프렌치 키스]는 개봉 첫주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상업적으로 그렇게 성공적인 작품은 아니었다. 단지 멕 라이언의 귀여운 이미지가 이 작품에서 유독 부각이 돼 멕 라이언이 독보적으로 보유했던 로맨틱한 이미지의 스타성을 부추겨준 작품이었다.

 

미국에선 2001년 하반기에 개봉한 영화가 국내에선 2년이나 묵혀있다가 2003년 정식으로 극장가에 소개 됐던 [케이트 앤 레오폴드]는 그나마 휴 잭맨 덕분에 체면치레는 할 수 있었다. 식상한 소재를 식상하게만 전개시켜 비평적으로도 실패했고 상업적으로도 애매한 성적을 거두었지만 휴 잭맨의 기품 있는 연기는 두루두루 호감을 사 영화가 그렇게 시시했음에도 휴 잭맨만은 살아남아 그는 이 작품으로 이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후보까지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멕 라이언에겐 치명적인 실패작으로 남았다. [케이트 앤 레오폴드]는 멕 라이언에게 있어 무덤이었다. 이 작품을 끝으로 멕 라이언은 1990년대 헐리우드 로맨틱코미디 장르의 대표적인 여주로서 장렬하게 전사했다. 

  

 

멕 라이언은 2년 뒤 장고 끝에 선택한 제인 캠피온 감독의 [인 더 컷]으로 일대 변신을 시도했지만 이 작품은 제인 캠피온 연출작 중 가장 후진 연출력을 보여줘서 멕 라이언의 연기가 꽤 좋았음에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없었다. 당시 너무 바빠서 오래전부터 이 작품의 출연을 약속했던 니콜 키드먼은 제작에만 참여했는데 니콜 키드먼에겐 퍽 다행스러운 어긋남이었다. [인 더 컷]에게 내려진 혹독한 평가에 충격 받은 제인 캠피온 감독은 2004년 서울여성영화제 개막작으로 이 작품이 선정되면서 그 기념으로 가지려 했던 방한 계획을 취소하고야 말았다. [케이트 앤 레오폴드]로 로맨틱코미디 장르에서조차 밑천을 다 보여줬고 [인 더 컷]으로 시도했던 배우로서의 변신에도 실패한 멕 라이언은 40대 여배우의 위기를 돌파하지 못한 채 쇠멸됐고 그 후 10년 넘게 대표적인 성형부작용에 시달리는 헐리우드 여배우로 언급될 뿐이다.

 

셰어나 마돈나, 데미 무어처럼 오십줄에도 기똥차게 성형이 잘 돼서 감탄을 자아내는 얼굴들도 있는데 반해 멕 라이언은 누구에게 수술을 받은건지 세월의 무상함만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특유의 귀여운 이미지에 가려져서 그렇지 멕 라이언은 왕년에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헐리우드 백인 금발 미녀 배우의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알이 박힌 종아리가 못생겨서 짧은 치마가 어울리지 않았고 섬머슴같은 팔자걸음이 홀랑 깨는 순간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녀의 전성기 시절 미모는 눈부셨다. 특별히 꾸미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묻어났던 인형같은 외모였다. 워낙 예뻤던 얼굴이라 작품 안에서도 분장의 도움을 그렇게 많이 받지는 않았던것같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로 국제적인 스타가 된 이후 멕 라이언은 1993년작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있기까지 3년 동안 기대이하의 행보만을 보여주었다. [볼케이노]나 [도어즈]에서 연기 변신을 시도했지만 신통치 않았고 오랜만에 출연한 로맨틱코미디(라고는 하지만 로맨틱드라마에 가까운) [키스의 전주곡]도 싱거운 결과만 낳았다. [키스의 전주곡]은 멕 라이언이 나름대로 전략적으로 선택한 작품같다. 외향은 멕 라이언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로맨틱코미디 장르였지만 내용은 생각보다 무거웠고 멕 라이언이 맡은 리타 보일은 어두운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중간에 영혼이 바뀌는 설정으로 1인 2역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키스의 전주곡]의 출연은 1인 3역을 맡을 수 있다는데에 반해 출연했던 [볼케이노]때처럼 멕 라이언에겐 연기 변신의 기회로 삼기에 알맞은 작품이었을것이다.

 

그러나 완성된 결과물은 단 한번의 키스로 죽어가는 노인과 생기 넘치는 처녀의 영혼이 뒤바뀐다는 설정을 받쳐주는 서사의 힘이 약했다. 중반 이후 밋밋한 전개와 연출로 소재에 대한 흥미가 반감됐고 원작 연극이 가진 주제의 깊이를 영상으로 구현시키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멕 라이언은 정말 예뻤다. 갓 서른줄에 접어든 멕 라이언의 눈부신 미모를 감상하는것만으로도 20년도 더 지난 이 옛날 헐리우드 로맨틱코미디를 재감상할만한 가치가 있다. 멕 라이언의 출연작들 중에서 멕 라이언의 미모를 가장 찬란한 모습으로 담아낸 작품이 1992년작 [키스의 전주곡]이다. 특히 길게 늘어뜨린 탐스러운 머릿결이 매혹적이다.

 

 

영화 [키스의 전주곡]은 미국에선 1992년 7월 10일에, 한국에선 이듬해 1월 22일 구정 특선 프로로 개봉했다. 영화 개봉에 앞서 이 작품은 국내에서 1992년 12월에 영상소설로도 발간됐다. 당시 서점에서 이 작품의 영상소설을 본 기억이 있는데 가격은 4,500원이었다. 흥행과 별개로 노인과 처녀가 키스 한번으로 영혼이 바뀐다는 동화적인 판타지 설정 때문에 국내 개봉 당시 꽤 인구에 회자가 됐던 작품이다. 멕 라이언과 알렉 볼드윈이 지그시 눈을 내리 감고 키스를 하려는 동작의 포스터 디자인과 제목의 서체가 깔끔하다.   

 

 

해외에서 발매된 dvd. 국내 발매반에는 영화 본편만 달랑 들어가 있는데 해외판이라고 해서 더 나은건 없다. 예고편 하나가 추가로 있을 뿐이다. 영화의 분위기와 달리 심하게 관능적인 포즈를 취한 알렉 볼드윈과 멕 라이언의 화보로 장식된 타이틀 메뉴는 해외판이 촌스러운 국내판보다 훨씬 낫다.  

 

 

사운드트랙이 괜찮은 작품이다. 스코어를 맡은 하워드 쇼어의 음악도 인상적이고 선곡도 훌륭하다. 은근히 자주 언급되는 사운드트랙 중 하나다. 하워드 쇼어의 스코어는 잔잔하면서도 몽롱하고 환상적인 기운이 느껴진다. 한번 듣고 나면 오랫동안 귓가에 맴돈다. 리타가 혼자 사는 집에 피터가 처음 방문했을 때 리타가 틀어주는 Every Time We Say Goodbye는 이후 신혼여행 뒤 저녁식사 장면에서도 한번 더 나오는데 곡의 쓸쓸한 정서가 여운을 남긴다. 피터와 리타가 처음 만나는 도입부 파티 장면에서 리타가 막춤을 출 때 흐르는 I Touch Myself는 흥겹고 리타가 일하는 바에 피터가 찾아갔을 때 라이브로 나오는 Waiting For Someone도 아름다운 멜로디의 듀엣 넘버이다. 장중하게 흐르는 서곡 뒤에 이어지는 재즈풍의 Prelude To A Kiss도 나른하게 몰아치는 파문이 있다.  

 

 

 

 

지금까지도 오르내리는 헐리우드 연애 가십 중 하나가 [키스의 전주곡]을 찍다가 눈이 맞아 버린 알렉 볼드윈과 멕 라이언의 비공식적인 스캔들이다. 정확히는 둘이 눈이 맞았다기 보단 멕 라이언의 알렉 볼드윈에 대한 일방적인 집착이었다고 한다. 소문의 내용이 자극적이었는데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키스의 전주곡]을 찍으면서 알렉 볼드윈에게 홀딱 반한 멕 라이언이 알렉 볼드윈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알렉 볼드윈의 당시 여자친구이자 훗날 마누라가 됐다가 남남으로 찢어진 킴 베이싱어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다는것.  

 

1991년작 [결혼하는 남자]에 출연하면서 인연이 닿은 알렉 볼드윈과 킴 베이싱어는 약 3년 연애 끝에 1993년 결혼했고 2002년 이혼했다. 이 둘은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이 [파 앤드 어웨이]로 결혼기념을 새겼던것처럼 결혼하자마다 [겟 어웨이]리메이크에 동반 출연하면서 실제로 한거냐, 아니냐 논란을 사기도 했던 화끈한 섹스신을 남겼다. 이혼하면서 양육권 문제로 으르렁거리긴 했지만 연애 당시에 알렉 볼드윈의 킴 베이싱어에 대한 사랑은 지고지순했다. 킴 베이싱어가 제니퍼 린치의 악명높았던 감독 데뷔작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의 출연 계약서에 멋모르고 서명했다가 출연을 번복하면서 소송에 걸려 패소했고 어마어마한 위약금을 물어주느라 알거지 상태가 된데 이어 엎친데덮친격으로 L.A지진까지 나서 집까지 붕괴되어 파산신청을 하고야 말았을 때 그녀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줬던 이가 알렉 볼드윈이었다. 이는 당시 헐리우드에서 전해진 미담이었다.

 

데니스 퀘이드와 [죽음의 카운트다운]과 [이너스페이스]에 출연하면서 연인 관계로 발전했던 멕 라이언은 데니스 퀘이드의 오랜 알콜중독 증세가 나을 때까지 옆에서 헌신적으로 도와줬고 데니스 퀘이드의 알콜중독 증세가 낫자 1991년 2월에 결혼했다. [키스의 전주곡]은 멕 라이언이 결혼 후 출연한 첫 작품이었다. 알렉 볼드윈이 [키스의 전주곡]에 출연했을 때는 한창 킴 베이싱어와 연애중이었고 멕 라이언은 갓 결혼한 유부녀 신분이었다. 그런데 멕 라이언과 알렉 볼드윈의 스캔들이 불거져 나왔으니 사람들이 갸우뚱했던것이다. 당시 주가 상승중이었던 알렉 볼드윈의 인기나 매력적인 외모, 그리고 [키스의 전주곡]에서 이 둘이 보여준 극중 호흡을 보면 꽤나 그럴듯한 소문이긴 했다. 데니스 퀘이드와 10년 살면서 아들 한명을 낳은 멕 라이언은 사생활이 비교적 깨끗한 헐리우드 배우로 한 때는 이미지가 좋았었다. 그녀에게 지금까지도 따라 붙고 있는 20여년전 알렉 볼드윈과의 스캔들은 2000년 [프루프 오브 라이프]를 찍으면서 러셀 크로우 사이에서 일어난 불륜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가장 더럽게 퍼진 소문이었다.

 

그런데 멕 라이언은 기혼자 신분에서 영화 촬영 중 러셀 크로우와 외도를 했다가 걸렸고 러셀 크로우와 멕 라이언의 불륜 사건은 대서특필되어 삽시간에 퍼졌다. 그 때 멕 라이언에게 실망한 관객들이 굉장히 많았다. 한국에서도 섹시 마일드 사건 때보다도 이 때 당시의 불륜 사건으로 등돌린 영화 팬들이 많았을것이다. 촬영 도중에 불륜 사건이 터진 바람에 두 사람의 키스 장면도 편집됐고 영화 홍보에도 차질을 빚었다. 연출을 맡은 테일러 핵포드는 두 배우의 시답잖은 불륜 때문에 영화가 망가졌다고 분개했다. 멕 라이언의 불륜 사건은 영화의 흥행에도 악역향을 끼쳤다. [프루프 오브 라이프]는 2000년 하반기 개봉하여 망했다. 멕 라이언은 러셀 크로우와의 불륜 사건이 터지고 얼마 안 있어 2001년 데니스 퀘이드와 이혼했다. 이런걸 보면 데니스 퀘이드와 결혼한 상태에서 알렉 볼드윈에게 반해 알렉 볼드윈의 애인이었던 킴 베이싱어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다는 소문이 전혀 근거가 없는것만은 또 아닌것같기도 하다.

  

케시 베이츠가 노인의 딸로, 네드 비티가 멕 라이언의 아빠로 출연했다. 스탠리 투치는 예의 그 느글느글하고 변태적인 느끼함을 팍팍 살리며 알렉 볼드윈의 직장 동료로 나온다. 도입부 파티 장면에서 리타와 막춤을 추는 인물이 스탠리 투치이다. 출연 분량은 케시 베이츠보다 더 많다. 30대 초반이었음에도 탈모와 노안으로 인해 지금과 별로 나이차가 느껴지지 않는다.    

 

[키스의 전주곡]을 연출한 감독은 브로드웨이 출신인 노만 르네이다. 1989년작 [오랜 친구]로 알려진 감독인데 1996년 에이즈로 사망했다. 노만 르네 감독은 1951년 태어났으며 동성애자였다. [키스의 전주곡]은 그의 두번째 연출작이다.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연극과 뮤지컬을 연출하다가 1979년 희곡 작가 크레이그 루카스를 만나 이후 사망할 때까지 여러 작품을 함께 하며 동료 관계를 유지했다. [키스의 전주곡]역시 크레이그 루카스 각본 작품이며 영화 전에 동명의 연극이 먼저였다. 영화는 금세 묻혔지만 원작인 연극은 요즘도 간간이 상연되고 있다.

 

[키스의 전주곡]은 영화에선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게이 감독의 성정체성에 대한 자의식이 반영된 작품이다. 노만 르네 감독은 동성애자의 인권이나 에이즈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었고 출세작인 [오랜 친구]도 작가적 역량을 발휘하여 그런 부분에 대한 주제 의식을 드러냈었다. [키스의 전주곡]은 노인과 처녀가 영혼이 바뀐 중반부 이후 묘한 장면들이 연달아 등장하는데 다분히 의도적인 측면이 강하다. 노인이 실은 리타라는것을 알게 된 피터는 할아버지 몸에 갇힌 리타와 함께 사는데 이 둘은 키스까지 한다. 정체성은 젊은 처녀라는것으로 설정되긴 했지만 그 당시 주류 영화계에서 거의 금기시 되다시피 했던 동성애 소재를 이런식으로나마 보여준건 감독의 선언이나 다름없는 부분이다. 그것도 젊은 남자와 죽어가는 남자 노인이 부부처럼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퀴어물로써의 의도가 분명해 보이는것이다.

 

포옹에 이어 알렉 볼드윈이 노인의 입술에 키스까지 하는 장면이 나올 때 놀란 관객이 많았을것이다. 또한 병에 걸려 1년 밖에 못 사는 시한부 삶을 선고 받은 죽어가는 노인의 설정은 에이즈에 대한 은유로 해석할 수 있다. 노인의 입술에 키스해도 극중 알렉 볼드윈의 몸엔 아무런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 이는 동성애자를 중심으로 불안감이 조성됐던 당시의 에이즈 공포증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고자 설정한 장면 처리 같다. 주제 의식은 약한 영화였지만 특정 장면들은 나름대로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행사장에서 다시 만난 알렉 볼드윈과 멕 라이언. 2010년경의 모습이다.  

 

 

영화 이전에 브로드웨이 히트 연극이 먼저였다. 연극은 1990년 5월 1일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어 이듬해 5월 19일까지 440회 공연으로 막을 내리며 성공적인 결과를 낳았다. 동명의 연극에서도 알렉 볼드윈이 영화와 같은 배역을 맡았고 여주인공은 메리 루이스 파커가 연기했다.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리타 역은 인지도에 밀려 멕 라이언이 캐스팅 됐다. 남자 주인공이 한눈에 반하는 여주인공의 미모는 연극에서도 메리 루이스 파커가 맡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생긴다. 알렉 볼드윈 같은 경우는 연극 [키스의 전주곡]에 출연했을 당시 앞서 개봉한 [붉은 10월]이 대박이 나면서 스타로 부상했던 때이다. 연극 [키스의 전주곡]이 1년 이상 장기 공연될 수 있었던데에는 초연에 출연한 알렉 볼드윈의 스타성에 힘입은바 크다.

 

알렉 볼드윈은 [붉은 10월]에서 보여준 지적인 느낌을 [키스의 전주곡]에서 요긴하게 활용했다. 멕 라이언의 1인 2역은 지나치게 과장된 면이 있는데 반해 알렉 볼드윈의 감성 연기는 훌륭했다. 특히 리타의 달라진 눈빛을 보고 다른 사람이란걸 알게 됐을 때의 절망스러운 상황을 자연스러운 감정의 고조상태로 끌어 올리며 표현한 모습이 능숙하다. 요즘은 능글맞은 중년 남자 연기로 대적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는데 미남 배우로 인기를 끌었던 젊은 시절의 감성 연기도 뛰어났다.              

 

 

 

원작 연극에 대한 공연 자료를 보면 영화의 장면 구성과 똑같은 장면 연출이 굉장히 많다. 작품 자체가 나레이션과 의미를 새겨넣으려는 대화 중심으로 전개되는 편이라서 연극이 원작이라는것이 표가 날 때가 많은데 영화가 원작 연극의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딱히 하진 않은것같다. 배역의 동선이나 공간, 전개 순서도 연극과 똑같이 전개되는것같다. 영화의 무대가 대부분 실내를 벗어나지 않긴 하지만 그렇다고 답답한 느낌은 없었으니 영화로의 변형은 이만하면 무난했다. 무대 출신 감독이 만든 작품이고 연극의 성공 뒤 곧바로 영화화 됐기 때문인지 영화는 연극의 확장된 공간 이상의 기능성을 부여받진 못했다. 영화적 기능을 발휘하려는 야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는 멕 라이언표 로맨틱코미디에 대한 미련과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주제의식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다가 어중간해져 버렸는데 작품 자체로 봤을 때는 곱씹어 볼만한 요소도 많고 교훈적이며 괜찮은 작품이다. 원작 연극을 국내에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처음 봤을 때도 이야기를 만들다 만것같은 모양새 때문에 원작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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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08-17 17:11:33

간만에보는 멋진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예전엔 디피에서만 볼수있는 이런감상기들이 심심찮게 올라왔었는데 요즘은 참...
고수분들께선 다 어딜가신건지..;;
정말 안타깝습니다.

2016-08-17 19:23:29

가볍게 읽으려고 했는데, 흥미진진해서 정독했네요
저도 맥라이언의 팬이어서 추억이 새록새록 했습니다 ^^*

2016-08-17 22:52:28

학창시절 맥 라이언 팬이었는데 글 읽으며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나서 반가웠습니다^^

2016-08-17 23:15:17

당시 관람했던 25년전으로 시간여행을 한 듯 합니다

알렉볼드윈이 더 아름다워 보이네요^^

정성스러운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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