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감상기] 스타 트렉 비욘드 (스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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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8-17 23:35:43
어지간하면 감상기같은거 잘 안남기는데, 뭔가 아련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어서 짧게 남겨볼까 합니다.
1. 레너드 니모이, 스팍, 전설, 팬심
실제 레너드 니모이의 죽음이 영화 내용 전반에 깔려있는데, 그냥 "죽었다더라"로 끝나지 않고, 현재의 스팍의 감정선 변화에 영향을 줍니다.
스팍이라는 케릭터가 영화 내내 고민하는 소재로 활용하다니, 참 영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영리한게 아니라, 실제 레너드 니모이에 대한 진한 애정이 느껴져서 내내 가슴 한켠이 짠했습니다.
극중 스팍이 던지는 대사들은 이중적으로 제커리 퀸도의 스팍 케릭더에 대한 고민처럼 들리기도 했고, 실제 스타트렉 시리즈의 전설인 레너드 니모이가 더이상 세상에 없다는 사실에 허탈해하는 팬들의 심정 같기도 했습니다.
오리지널 스타트렉의 트레키도 아니라서 그렇게 큰 감정 동요는 없을 것 같았는데, 마지막 스팍의 유품을 챙기는 장면에서 울컥했습니다.
스크린 너머로 전달되는 영화 제작진의 애정에 감동했던 것 같습니다.
참 마음이 복잡하더군요...
어느 정도 팬심에 기댄 영화인데도 이렇게 따뜻하고 애정이 넘칠 수 있을지...
"우리는 우리가 만드는 결과물을 이렇게나 사랑한다!"는 제작진의 결의(?)가 스크린 밖으로 뚝뚝 떨어질 정도였습니다.
(워너와 DC는 진심으로 관객과 팬들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마이클 지아치노의 스코어들
음악도 유난히 이번 작품은 감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단조로운 메인테마에 쉽게 질릴만한 짧은 동기가 반복되는 스타일은 여전하지만, 중간 중간 전작에 비해 꽤 서정적인 곡들이 많이 들렸습니다.
크래딧 끝까지 보는 도중에도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참 좋더군요.
3. 요크시티? 요크플래닛!
첫 비주얼 쇼크인 요크시티.
토성 띄 처럼 뼈대를 드러내고 앙상한 프레임 위에 세워진 도시(행성?)의 묘한 위화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모든 건물이 미래지향적인 재질로 덮혀서 이게 우주선인지 건물인지 구별도 안되는 완전 SF적인 디자인이 아니라, 그냥 요즘 대도시에 있을 법 한 빌딩들이 인공 그라운드(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위에 서있는 비주얼!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4. 빙글빙글 회전하는 카메라, 그런데 이번엔 플레어가??
극중 커크의 대사처럼 중력마저 인공으로 만들어진 공간을 훑고 지나가는 카메라 워크는 무척 유려합니다.
신들이 연결되는 부분들(몇 장면은 너무 클리셰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편집이 정말 매끄럽고, 스토리보드가 잘 그려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워너와 DC는...)
그런데, 이번에는 플레어가 거의 없네요.
인공적인 디지털 효과들(예를 들어, 분명 CG로 그려진 파편인데, 이게 카메라 렌즈에 부딪힌 것 처럼 카메라 렌즈에 이물질을 남긴다거나...)도 넣었는데, 플레어도 좀 넣어주지...라는 생각이 조금 들었습니다.
(JJ에게 길들여졌나봐요..ㅜㅜ)
5. 다시 만들어져도 엔터프라이즈!
극 중에서 엔터프라이즈보다 더 고성능의 함정이 건조중이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커크가 함선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조립되는 모습을 타임쉬프트로 표현해내는 장면으로 부드럽게 전환되는 장면에서는 갑자기 감정선이 급상승하면서 전율이 일었습니다.
스타트렉 리부트를 처음 봤을 때 지구상에서 건조되던 엔터프라이즈를 멀리서 바라보는 커크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또 다시 기분이 묘해졌습니다.
아련한 향수는 이렇게 일어나나봅니다.
추억팔이(혹시 이 영화를 그냥 추억팔이로 치부한다고 해도)도 이렇게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면 기꺼이 온 몸을 내맡기고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극장에서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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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같은 타임에 보셨나봐요.
저도 비슷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