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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고스트버스터즈2016(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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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7 16:51:19

개봉 전 1984년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에 얽힌 온갖 소란스러웠던 상황들이 박스오피스에서 저조한 성적을 유도한건 아닐까 싶었다. 오컬트 장르를 재치있게 비튼 귀신 퇴치 소동극은 지난 수십 동안 남발됐던 설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 고스트버스터즈의 리메이크 시도는 꽤 기대됐던 기획이었다. 그러나 박스오피스 성적은 예상 밖으로 실망스럽다. 이 정도면 망한거다. 대규모 예산을 쏟아 부었는데 노렸던 중국 개봉도 좌초되고 그 외 해외 성적도 신통치 않고 북미 흥행도 실망스러워서 가히 2010년대 우피 골드버그라 할 수 있는 무적의 흥행 여배우인 멜리사 맥카시의 첫 흥행실패 주연작이 됐다.

 

멜리사 맥카시는 이 작품에 출연하면서 자체 출연료 기록을 갱신했다. 그녀가 고스트버스터즈의 리메이크에 출연하면서 받은 출연료는 1천 4백만불이다. 현재 헐리우드 상업영화에서 멜리사 맥카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액수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 과거처럼 주연급 상업영화 배우들에게 일시불로 거액의 출연료를 지급하기 보단 러닝개런티 개념으로 흥행실패에 대한 위험부담을 줄이고자 하는게 현 헐리우드다. 요즘은 남자 배우들도 이 정도 액수를 한번에 받기란 쉽지 않다. 영화 한편에 5천만불, 6천만불 받는 남자배우들도 다 러닝개런티로 추가 지급 받은걸 합산한 액수다. 고스트버스터즈의 고액 출연료는 그동안 멜리사 맥카시가 줄줄이 흥행시킨 코미디물에서의 존재감에 따른 보상이었다. 개봉 전부터 말 많고 탈 많았던 고스트버스터즈가 결과적으로 흥행에서 실패하면서 멜리사 맥카시의 영향력이 조금은 주춤해진 느낌이다.

 

고스트버스터즈는 북미에서 흥행에 실패하긴 했지만 1억 4천 4백만불 제작비의 영화가 현재 북미에서 1억 2천만불 이상은 벌었기 때문에 해외에서 어느 정도 벌어주었다면 여타 미국 블록버스터 규모의 영화들처럼 북미에서의 저조한 성적을 만회할 수 있었을텐데 이 작품의 북미 현재 성적은 내수용에 그치는 수준이라 손실이 클것이다. 바람대로 중국에서 개봉했다 해도 과연 현재의 손실을 채울 수 있었을지는 미지수다. 원작도 중국에서 개봉하지 못한 상황에서 중국에서 개봉하고 싶어 노골적으로 중국색을 띄며 아부했지만 중국에선 이 작품의 인지도가 낮고 결정적으로 영화가 별로 재미가 없어서 중국 개봉이 허가됐다 하더라도 흥행에서 두각을 나타내긴 어려웠을것같다. 중국에선 미신 조장의 이유로 개봉이 금지됐다는데 여타 중국 개봉 금지된 영화들이 받은 이유들과 마찬가지로 어처구니가 없다. 중국 배급에서 헛물만 켠 꼴이라 영화사 입장에선 괜히 중화요리집 2층 자리에 고스트버스터즈의 사무실을 개업한다는 설정을 집어 넣으며 극 내내 중국어로 활개치게 만든 전략적인 삽입이 억울할것같다. 영화 보면서 중국 개봉을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말이다.       

  

리메이크로써의 차별화를 위해 배역 설정을 원래의 남자에서 여자로 설정한것 하나로 이렇게 욕을 먹어야 하나 싶었고 그를 통한 별점 조작이나 악의적으로 조성된 여성 차별과 인종 차별에 대한 시선이 혐오스럽고 유치했다. 그러나 고스트버스터즈의 골수팬들이 조장한 별점 조작이나 여성 혐오의 시선같은 개봉 전의 떠들석한 상황들이 현재의 흥행실패에 악영향을 끼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고 본다. 개봉 전에 이 작품을 둘러싸고 벌어진 험악한 상황들과 별개로 볼 사람은 다 본것같다. 현재 북미에서 124,402,621달러의 박스오피스 결과를 기록중인데 이 정도면 수치상으로는 웬만큼 본거다. 영화가 잘 나왔으면 입소문 나고 개봉 전에 벌어졌던 악의적인 소문을 불식시키며 중국 개봉 실패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했겠지만 영화가 딱 이 정도 수익을 거둘만큼의 재미라 흥행면에서 정체가 된것같다. 이 작품이 박스오피스에서 외면 받은건 성차별적인 시선 때문이라기 보다는 영화가 재미가 없어서이다. 오히려 이렇게 만들어 놨는데도 북미에서 2억불을 돌파했다면 그게 더 의아했을것같다. 영화의 흥행실패나 혹평이 성차별적인 시선 때문에 피 본것이라는 식으로 돌리는것이 곡해인것같다.

 

작품을 보니 별로 재미가 없다. 성별 설정의 역발성 때문에 열 받은건 일부 고스트버스터즈의 남성 골수팬들일 뿐이고 일반적으로 32년이나 묵은 작품의 리메이크에서 성별의 역발상 설정에 예민할 관객이 얼마나 될까. 이런건 그냥 리메이크로써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 문제는 구성이 너무 허술하고 엉성하다는데 있다. 원작도 구성이 그렇게 치밀한 작품은 아니었다. 치밀하기는 커녕 개연성도 심각히 떨어졌고 배경을 감당하는 그릇도 좁았다. 발상 좋은 설정 하나로 빈약한 전개를 이겨낸 코미디였다. 근데 폴 페이그의 리메이크도 원작과 같은 태도를 취하니 문제다.

 

리메이크까지 원작의 엉성함을 유지하면 곤란하다. 원작은 독특한 설정에 기인하여 큰 기대없이 제작됐다가 기적적인 흥행 파괴력으로 이어진 작품이었다. 리메이크는 흥행을 기대하고 원작을 재구성한 의욕적인 기획이니 지금 봤을 때 설정을 지나면 앙상하고 단순하며 썰렁한 전개와 구성력을 보완해야 한다. 그런데 리메이크는 그러한 꼼꼼한 시선이 결여돼 있다. 기발한 설정과 폭발적인 흥행 면에서 1980년대의 헐리우드 흥행작에서 상징성이 큰 원작의 아성에나 기대려 할 뿐 리메이크로써 마땅히 보여야 할 구성의 성의가 부족하다. 그저 원작에서 역발상 캐스팅이었던 시고니 위버를 크리스 햄스워스로 대체하고 주요 구성진을 남자에서 여자로 바꾼것 정도나 눈에 띌 뿐 유령 퇴치 소동극으로 봤을 땐 발전된게 전혀 없다.

 

리메이크는 발전된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1984년작이 보여줄 수 없었던 CG합성 기술의 자연스러움을 끌어내긴 했지만 이거야 1억 4천 4백만불이나 들어간 요즘 헐리우드 영화이니 당연한 시도라 새로울건 없다. 거기다 영화의 규모나 CG때깔이 도무지 1억 4천 4백만불이나 들어간것처럼 보이지 않는다는것도 문제다. CG기술이야 요즘 영화니 당연히 자연스럽긴 하지만 그 외 규모감이나 배경의 표현력이 8~9천만불 정도 들어간 중형급 오락물같다. 귀신의 CG표현이 작년 가을에 나온 5천 8백만불 예산의 구스범스보다도 못하다. 1억 4천 4백만불이면 적은 예산도 아니고 멜리사 맥카시를 제외하면 인건비를 그렇게 많이 쓰지도 않았을텐데 대체 그 많은 예산을 어디다 썼는지 예산의 행방이 묘연한 작품이다. 막판엔 원작의 서너배 이상으로 때려 부수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이 정도 예산규모가 필요했다는것은 말이 안 된다. 중반까진 SNL풍의 농담이 주를 이루는 상황극의 분위기로 이어진다.  

 

코미디의 효과는 감독과 주요 출연진의 이력에 기댄 SNL풍으로 이미 각 배우들이 앞서 출연한 미국식 코미디에서 한번 이상씩 봤던것이라 식상하다. 배우들의 개인기로 끊임없이 코미디의 주입에 애를 써서 10개의 코미디를 내놓으면 그 중 2~3개 정도는 얻어 걸리는게 있지만 반복적인 코미디의 방식으로 그만큼 휘발성도 짙다. 크리스틴 위그의 배역은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의 판박이라 다소 안일했다. 표절로 판명나긴 했지만 빌보드 1위곡인 동명 주제곡의 다양한 편곡 활용이나 원작에서 보여준 유명한 설정을 군데군데 응용한 점(먹깨비나 머시맬로우 귀신같은), 댄 애크로이드나 빌 머레이, 시고니 위버 등 원작 출연진의 카메오 활용은 32년만에 제작되는 리메이크로써 추억팔이의 소환에는 성공적이다.

 

그러나 정부가 고스트버스터즈의 활약을 정치적인 이유에서 숨기려는 태도나 그 분야 전문가인 빌 머레이가 고스트버스터즈의 귀신 퇴치 성공을 의심하다가 사단이 나는 부분 등 고민없이 집어 넣은 각 설정들이 너무 황당하고 설득력이 떨어져서 구성의 흥미가 반감된다. 그러다 보니 끝까지 지속되는 SNL풍의 코미디도 몸부림을 치는것처럼 느껴져서 극의 썰렁함만 배가시킨다. 원작의 시고니 위버처럼 역발상 기용인 크리스 햄스워스의 활용은 성공적이다. 외모적으로 가장 화사한 크리스 햄스워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어리숙하고 덜 떨어진 크리스 햄스워스의 모습도 귀엽다. 크리스 햄스워스는 근육을 빼면 꽃미남이 되는 배우인데 이번 작품에선 근육도 안 뺐는데 머리 모양과 알 없는 안경, 의상 덕분인지 꽃미남의 외모를 유지하고 있다.   

 

크레딧이 길다. 크레딧만 10분은 되는것같다. 다행이 크레딧을 전부 활용해서 크레딧이 다 끝나고 나서야 나오는 쿠키 영상을 기다릴 때까지 지루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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