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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너의 이름은.> 흘러가는 시간 속 내가 필요한 것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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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5 13:34:41

개인 블로그에 쓴 거라 반말체인 거 이해 부탁드립니다^^;;

아이맥스 버전 개봉하면 한 번 더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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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야자키 하야오나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센과 치히로>의 상상력이나 <늑대아이>의 깊이를 <너의 이름은.>에서는 찾기 힘들었다.

2. 그래도 분명 이야기를 장착한 신카이 마코토는 무서웠다. 영혼 바꾸기나 타임리프는 신선한 소재는 아니지만 신카이 마코토 작품의 연약한 감성을 증폭시키기엔 차고 넘쳤다. 이 모티프는 소년 소녀의 사랑 이야기와 만나 극의 분위기를 더 애절하게 만들었고 감독 특유의 아름다운 영상까지 얹어져 현지에서의 흥행이 이해될 만큼의 폭발력을 얻었다. 서사의 부족을 영상과 감성으로 메웠던 전작들에 그닥 흥미를 느끼지 못 했던 나로서는 이번 변화가 참 반갑다. <별을 쫓는 아이>는 얼마나 처참했던가.

3. 오프닝과 엔딩 뿐 아니라 극 중간에도 삽입되는 가사 있는 노래, 충분한 빛을 활용한 배경과 사물 묘사, 이루어질 듯 말 듯한 아련한 사랑 이야기 등 감독 특유의 개성과 구성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하다. 고로 <너의 이름은.>은 전작과 단절된 변화라기보다 '장편에 맞는 플롯과 이야기를 장착한' 기존 작품의 확장으로 보는 것이 맞겠다. 욕심을 버리고 잘하는 것에 집중한 신카이 마코토의 신작은 호소다 마모루에 비해 다소 뒤쳐진다 평가 받았던 그를 단숨에 경쟁 상대와 나란히 또는 그 위에 올려 놓았다.

4. 이 작품의 주요 소재 셋을 꼽으라면 물과 실 그리고 별이다(꿈이 끝나고 난 뒤 흘렸던 둘의 눈물, 이토모리 마을의 호수와 타키가 사당을 찾으러 나설 때 내리던 비, 사당에 바친 술, 미츠하가 만들던 매듭끈과 타키에게 건네주었던 머리끈, 1200년 주기로 돌아오는 혜성 등). 물, 실, 별이 상징하는 것은 순환이고, 순환한다는 것은 곧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츠하 할머니의 대사는 이 순환(이어짐)이 시간임을 암시한다.

"실을 잇는 것도 무스비. 사람을 잇는 것도 무스비. 시간이 흐르는 것도 무스비. 더욱 모여 형태를 만들며 뒤틀리고 얽히고 때로는 돌아오고 멈춰서며 또 이어지지. 그게 바로 무스비. 그게 바로 시간."

이어지는 시간. 영원의 시간. 그 영원 속 찰나를 살아가는 타키와 미츠하가 서로를 잇기 위해 필요한 것. 그것은 서로의 이름이다. 그리고 그 이름을 알기 위해 영혼이 뒤바뀐 꿈과, 3년의 시간차와, 황혼의 기적이 필요했다. 이름을 묻는 타키에게 미츠하가 머리끈을 건네는 순간, 그것은 마치 연인 사이에 이어져 있다는 붉은 실처럼 보인다.

5. 제목이 왜 <너의 이름은.>일까. 이 작품을 알고선 그게 항상 궁금했다. 오늘에서야 답을 얻었다. 억겁의 시간 속, 희미해져 가는 너를 잊지 않기 위해 내가 기억해야 하는 건 너의 이름. 그래, 너의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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