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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파묘, 재미있게 봤지만 혹평도 이해가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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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04:00:12

저는 파묘를 흥미롭게 보았지만, 혹평을 하시는 분들도 이해가 됩니다. 

 

그 이유는 이 영화가 오히려 오컬트의 문법을 파괴했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컬트에서 사람의 호기심과 공포를 자극하는 건 영적인 존재가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사람을 움직이는 걸 볼 때이죠. 온갖 공포스러운 상상을 하게 되니까요. 설령 악의 존재가 형상을 드러낸다고 해도 그게 어떤 존재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아 무기력하게 노출될 때 공포심은 더 커지고 영화에 더 몰입하게 되죠.

이 영화에서도 전반부에선 그런 장르적 긴장감이 있습니다. 무슨 악령의 기운이 있는 것은 분명한데, 무속적이거나 종교적이거나 미신적이거나 온갖 대처법을 써봐도 실패하니 점점 궁금해지면서 두려워집니다. 특히 호텔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에서 그 호기심과 공포가 극대화되죠.

 

그런 긴장감이 갑자기 확 풀려버리는 전환점이 되는 장면은, 저에게는 우리 이순신 장군님(!)의 나래이션이 나오는 대목이었습니다. 주제의식을 너무 직접 드러내는 대사인데다가 맞서야 하는 악의 실체가 무엇인지 너무나 분명해져버리죠. 게다가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대가 되다보니 맞서 싸우는 과정이 공포스럽지 않고 오히려 게임에서 최후 빌런을 상대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파묘가 오컬트적인 영화적 상상이나 몰입을 끝까지 유지하지는 못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저는 장재현 감독님의 전작인 '검은 사제들'이나 '사바하'에서 보여준 오컬트적인 면모를 기억하고 있었기에, 후반부의 전개가 미숙함이 아니라 의도적인 것이라고 받아들였어요. 특히 '검은 사제들'은 가톨릭 구마의식을 굉장히 전문적으로 묘사하고 있어서 구마의식의 교과서처럼 느껴질 정도였거든요. 사바하에서도 어설프고 감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이비 종교 세계를 실감나게 묘사한게 괜찮았습니다.(만족까지는 아니었습니다. 관객 입장에서 편히 말씀드리자면 연출력이 확실히 아직 A급은 아니신 것 같고 파묘에서 확 발전하신게 느껴집니다. 선 관 같은 반전은 오히려 약간 우스꽝스럽게까지 느껴질 수 있었는데 스무스하게 잘 넘어가더라고요.)

 

결정적으로 장군님의 애국 나래이션이... 너무 직접적이어서 당황스러웠는데 듣고 있으면 너무나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얘기라 또 동의하게 되는 제 자신이 당황스러웠죠. ^^  대사 내용도 좋았지만 장군님의 목소리 톤이 딱 들어맞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집사님(?)의 캐릭터도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전혀 거부감이 없었고 무속 전문직인 젊은 연기자 2분의 연기도 잘 어우러져 후반부의 스토리가 무너지지않고 결말까지 잘 이어간 것 같습니다. 연기자도 훌륭하고 감독님의 디렉팅도 훌륭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조 장재현 감독님의 영화를 찾아보게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스토리 전개에는 기획사나 각색자가 조금 더 참여해서 완성도 있게 잘 다듬어주시면 정말로 한국의 오컬트 거장이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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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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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04:48:01

오히려 전반부가 뻔해서 지루하지 않나요?

결국엔 관채로 화장하는 걸로 해결하고 치울텐데

귀신이 보여주는 능력은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기에는 

큰 영향력이 없는 것 같아 이후에 어떻게 전개할지 좀 걱정했었습니다.

8
2024-04-20 05:22:51

전반부 전개나 연출이 정말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새로운 건 없었죠. 문제 해결도 딱히 어렵지 않게 해버리니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나 의아해 하던 순간... 후반부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는데 뜨악하기도 했지만 이 영화가 흥행한다면 후반부 때문이라고 직감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전반부와 마찬가지로 소재나 그런 게 뻔하다면 뻔한데 그걸 탁월하게 보여주니까 꽤 괜찮았습니다. 전반부의 여러가지 설정들이 후반부를 위한 빌드업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 정말 디테일하게 만들었다는 게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혹평하는 대부분의 이유가 오컬트 영화에 웬 괴물이 나와서 전반부 공든 탑을 무너뜨리냐고 하는데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파묘를 오컬트 장르의 영화라고 가둬놓기 때문에 그런 평을 하는 것 같고 일본과의 관계를 주요 소재이자 주제로 하다보니 흔히 말하는 국뽕에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혹평에 한몫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국뽕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지만 사람마다 국뽕이라고 여기는 기준이 다르니 그걸 어떻게 할 수는 없을 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마스터피스급의 영화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후반부를 더 잘 만들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뭔가 아쉽게 끝난 것 같았거든요.  

5
Updated at 2024-04-20 08:01:38

전반부는 우리에게도 엑소시스트 급 영화를 만들수있구나 가슴이 벅차올랐는데 묘 파고 큰거 나올때 부터는 망으로 달려서, 평자체가 의미없음을 알고 그냥 보고도 맘속에 지웠습니다. 저에겐 충격적이게 삼천포로 빠진 영화였습니다.

2
Updated at 2024-04-20 08:25:24

검은사제들도 세심한부분까지 정성들이고 한국적인요소를 잘넣어서 좋은거지 이야기자체만 보면 옛영화에비해 새로울게 하나없죠. 파묘1부로 끝나면 딱 그것과같아요. 잘만들었지만 다른건없는데? 였을겁니다.

WR
2024-04-20 18:20:55

그쵸. 저도 검은사제들 스토리는 너무 평이했지만 구마 과정의 디테일이 제대로 살아있어서 오옷 한국에서도 이런 오컬트가! 하며 봤네요.

2024-04-20 08:50:40

동의합니다

저도 솔직히 황당했거든요 ^^

2024-04-20 09:01:28

정확히 저도 그부분애서 이 영화가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전반부 분위기를 계속 끌고 가지 갑자기 게임 하는 것 처럼 그리 강하게 보이지도 않는 보스를 그리 어렵지 않게 처리하는 데 어처구니 없더군요ㅜㅜ

1
2024-04-20 09:21:17

이게 약간 영화를 언제 보았나 시점에 따라서 달라질수 있어요. 후반부가 양날의검인데 처음 본 사람들에게는 단점으로 다가설수 있지만 이미 흥행과 입소문이 난 지금 감상할 경우 최대한 이해해 보려는 마음이 아무래도 생기게 되죠. 이미 흥행이 되었으니깐

1
2024-04-20 10:31:55

동의합니다 대부븐 비슷한 마음일듯 후반부 지루했어요

1
Updated at 2024-04-20 11:22:26

원래는 무서운 오컬트 만들려다가 코로나로 방향 전환했다고 합니다.못만든게 아니라 안만든거.결과적으로 감독의 선택이 맞았던 거구요.흥행 성공하면 진짜 무서운 오컬트 찍고 싶다고 했으니 나오겠죠.

2
Updated at 2024-04-20 12:21:07

저는 후반부의 이질적인 괴물의 출현으로 인해 장르의 탈바꿈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이부분의 문제점은 괴물의 모습이 너무나 기존의 괴물 영화와 비슷한...그러니까 프레데터가 자꾸 떠올라서 그만 안타까운 상황이 된듯 싶습니다.

이질적인 괴물 또는 신화적 존재나 귀신, 도꺠비 등 표현함에 있어 이보다는 좀 더 다른 접근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우리가 존 카펜터의 The Thing 을 봤을 때 그 당시 특수 효과임에도 불구하고 개와 결합한 괴물의 모습은 지금도 충격적이였습니다. 물론 좀 더 과격하게 표현했다면 아마 이처럼 대중적으로 흥행하지는 못했을듯 싶긴 합니다.

1
2024-04-20 12:45:56

주변사람들 거의 후반부
어처구니없대서. 망설이다
안봤는데. 대략 어떤느낌일지
알거같아요

2024-04-20 13:49:09

공감합니다. 전반부의 연출의긴장감은 너무 좋았습니다, 하지만 후반부에서 긴장감이 확풀리더군요! 많이 아쉬웠지만 수작이라 생각합니다.
김고은씨의 굿씬은 매우 인상깊게 봤었습니다.
2개의 에피소드를 하나로 엮은 이야기구성은 새롭긴 했습니다만...... 결국 장재현감독님이 하고싶은 이야기로~~^^ 각본도 직접쓰셨으니까요

Updated at 2024-04-20 14:59:58

저도 세번 봤고 BD도 구입은 하겠지만 호평 혹평 다 이해 갑니다.
개인적으론 지금도 이게 천만..? 싶네요.
전 노량이 천만 감이었다고 봅니다.

2
2024-04-20 22:27:38

솔직히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고..감독의 밥줄이죠..상업적인 맥락을 함께 하면서도 호평을 받기가 쉽지않고요..
..비판은 얼마든지 나올수 있어도..잘만들었냐 못만들었냐는..애기할 필요가 없을거 같습니다..

2024-04-21 13:37:08

이 지점에 대한 장재현 감독의 인터뷰는 보지못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장재현 감독은 예술영화 감독이 아니라 상업영화 감독이기에 일종의 타협을 한게 아닌가도 싶습니다. 저도 좀 아쉬움이 남는 영화라 호평 혹평 모두 이해됩니다.

2024-04-23 15:33:09

오컬트라기엔 초반부만 그럴싸했고 후반은....저는 오히려 제일척강시를 보는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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