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인구감소 그래프는 청년실업의 종말을 뜻하기도 합니다.
짧은 잡담입니다.
이틀전엔가 제가 우리나라의 인구 피라미드 그래프를 보여드렸었죠.
인구절벽때문에, 20세 인구가 앞으로 8년사이에 절반으로 감소하는 급격한 변화가 벌어집니다.
그때문에 군 징집자원이 급격히 감소하여 군 편제 붕괴가 우려된다는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 그래프를
병역자원 감소 문제가 아니라, 청년실업의 문제에서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간단히 생각해보았을 때, 구직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면 당연히 실업난이 해소되겠죠.
우리나라 청년 실업률이 확 떨어질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2016년 청년 실업률은 12.5%입니다. 같은 해 일본의 청년 실업률은 5.2%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절반도 안되는 일본의 청년 실업률을 보면, 우와~ 하고 대단해 보이지만, 2012년 기사를 보면 일본의 청년실업률도 10.5%로 청년실업이 심했었습니다.
불과 3~4년사이에 청년실업률이 폭락한 것이고, 이것이 아베노믹스 덕분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는 일본이 인구절벽을 겪은 탓이 더 큽니다. (저는 60-70%는 인구절벽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어라..?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4~5년만 버티면 청년인구가 줄어들면서,
헬조선 취업난은 해결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맞습니다.
청년실업률은 문재인 정부가 손대지 않아도, 4~5년만 지나면 떨어지기 시작할 겁니다.
인구감소에 따른 현상이라서 거의 절대적으로 일어날 자연법칙에 가까운 사안입니다.
문제는, 그런 식으로 줄어든 실업률은 일본식 실업난 해소라서, 경제가 쪼그라드는 것을 의미하지 제대로 된 실업률이 아니라는 점이죠.
청년실업률 12.5% '역대 최고'…전체 실업률도 4.9%로 치솟아-연합뉴스(2016. 3. 16)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3/16/0200000000AKR20160316028751002.HTML
일본은 '졸업이 취업'… 청년 실업률, 한국의 절반 - 조선일보 (2017. 2. 7)
http://news.chosun.com/misaeng/site/data/html_dir/2017/02/07/2017020700336.html
"'프리터족(族), 패러사이트 싱글(부모에게 얹혀사는 독신)….'
1990년 말부터 한동안 일본에선 변변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일컫는 신조어들이 쏟아졌다. 십수년간 이어진 장기 불황으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어 청년 실업률이 매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때였다. 하지만 요즘 일본은 '졸업만 하면 취직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정이 180도 바뀌었다. 지난해 일본 대졸 취업 희망자의 취업률은 97.3%, 고졸 취업률은 97.7%였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도 한국(9.8%)의 절반 수준인 5.2%에 그쳤다.
일본이 '취업 빙하기'를 탈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생산 가능 인구 감소 등 사회 구조적 변화 때문이다. 현재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의 21%를 넘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생산 가능 인구가 최근 20년 사이 1000만명가량(1995년 8717만명→2015년 7828만명) 줄었다."
잃어버린 세대: 일본의 청년실업층 - 월 스트리트 저널 (2012. 10. 20)
http://kr.wsj.com/posts/2012/10/20/%EC%9E%83%EC%96%B4%EB%B2%84%EB%A6%B0-%EC%84%B8%EB%8C%80-%EC%9D%BC%EB%B3%B8%EC%9D%98-%EC%B2%AD%EB%85%84%EC%8B%A4%EC%97%85%EC%B8%B5/
"상반기에 발표된 실업률통계는 일본청년층이 직면한 암울한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15~24세 연령대에서 실업률은 4월의 9.3%에서 5월 10.5%로 뛰어오르면서 7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연령대 여성실업률은 10.1%로 역대 최고수준이다.
청년실업상황이 워낙 심각하다 보니 일본대학들은 졸업요건을 충족시킨 학생들이 졸업을 연기하고 1년을 더 재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졸업을 연기한 학생들은 등록금을 더 적게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학교에 돈을 내가면서 ‘졸업예정자’라는 지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아오야마 가쿠인대학은 2012년부터 졸업연기프로그램을 출범시켰으며 세이케이대학 등은 2002년 경기침체기 이래 유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졸업을 연기한 학생수가 지난해의 2배에 이른다고 한다."
그리되면 한국의 20대들은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처럼 되어버릴 것입니다.
극심한 청년실업난. 그로 인해 20대때 정규직 일자리를 못갖고 프리타 생활을 하던 일본청년들.
그런데 이후 세대에서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어, 일자리가 줄어든 사회와 완벽히 매칭되는 시점이 오지만, 프리타 생활, 비정규직 생활하며 버티던 세대는 이제 30대가 되었는데 여전히 정규직 시장에 진입못해서 허공에 떠버리는.... 잃어버린 세대가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아래는 이 잃어버린 세대가 우리나라에도 닥쳐올 것을 경고하는 전문가의 칼럼입니다.
'잃어버린 일본’보다 더 심각한 청년실업 - 중앙일보 (2016. 9. 9)
http://news.joins.com/article/20573425
"...2020년대 후반에는 청년실업이 완화될 수도 있다. 일본이 단적인 사례다. 우리도 청년 인구가 크게 줄어드는 10년쯤 후엔 실업 문제가 해소될 거라는 주장은 일리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과 다른 부분도 있기에 단정하기 어렵다. 설령 그렇더라도 앞으로 10년 동안 고용시장에 나올 청년들은 어쩌자는 셈인가? ‘잃어버린 20년’으로 속절없이 무너진 일본 청년의 전철을 밟자는 건가? 일본의 당시 청년실업 문제는 지금 장기실업자 문제로 번졌다. 청년기에 훈련과 경험을 쌓지 못해서다. 일자리 숫자만 늘리기 위한 비정규직 확대 정책은 양극화와 저출산으로 파급됐다. 우리는 일본보다 청년실업률이 훨씬 더 높다. 당연히 더 심각한 문제로 점철될 거다."
잃어버린 세대가 생기는 걸 막기 위해서는 비정규직 축소, 정규직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중앙일보 기사 답게,
정규직 과보호는 곤란하다, 임금피크제 등을 끼워넣어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그건 잊어버려 주시고요 ^^;;,
일본처럼 저 꼴이 안날려면...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고, 비정규직을 축소시켜야 합니다.
잃어버린 세대가 허공에 떠버리기 전에, 정규직으로 정착시켜 놓자는 것이지요.
일본은 비정규직을 축소시키지 않은 채 인구감소를 맞아 청년실업률이 해소되었는 데,
그 결과 완전고용 상태라는 데도 비정규직 비율은 여전히 늘고 있습니다.
임금상승도 없습니다.
청년들은 블랙 기업에서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고요, 일본 블랙기업 프랜차이즈들은 알바생들의 임금을 올려주느니 차라리 폐업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즉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속으로 파고들며 곯아들어가는 형태가 되는 거지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 대다수 정책전문가들은,
정치성향을 떠나, 비정규직 없애고 정규직을 강제로라도 늘리려는 문재인 정부의 현 정책방향을 지지해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가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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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중요한 시기에 그나마 바른 정책을 펼쳐줄 문재인 대통령과 김상조 위원장이 있다는게 그나마 위안이 될까요? 앞날이 캄캄하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