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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이영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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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8-10-11 04:3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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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너무 반가운 글이 있네요.

이문세 앨범 이야기.

 

이문세 하면 이영훈씨를 빼놓을 순 없죠.

나중엔 말이 많았지만, 

어찌됐든 이문세의 이영훈, 이영훈의 이문세였던 것만은 확실합니다.

 

누구 한 분 안 계셨으면 저런 명반이 안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2

책이 있습니다.

이영훈씨와 그의 아내가 함께 낸 책입니다.

 

이영훈씨가 작사한 노래에

그 가사가 나오는 과정을 덧붙여 얘기해주구요

 

그의 아내는

그런 그를 옆에서 지켜보던 소회를 얘기합니다.

 

애틋하고 따스합니다.

 

책의 형태도 자그만치

LP판 모양입니다.

 

 

 

 

3

늘 사랑을 얘기하던 이영훈씨의 뮤즈는

그의 와이프였을까요?

 

안타깝게도 그건 아니였습니다

현재의 아내가 아닌 옛사랑이 있었고

그 추억과 가슴아픔이 그의 노래의 원동력이기도 했지요.

 

책의 표지에 써있는 얘기에 공감이 갑니다.

 

작사 이영훈이 아닙니다.

시 이영훈입니다.

 

 

 

 

4

책의 한 쪽면은 이영훈씨 노래의 가사,

한 쪽면은 그의 아내가 쓴 수필로 이루어졌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의 더 많은 시간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데이트를 하던 이영훈씨에게

문을 연 데이트 장소는 고궁 뿐.

그의 노랫말에 고궁이 유난히 많이 등장하지요.

 

 

술을 참 좋아해서

차 한잔 하자면서 술집에서 마주 않잤고

찻집이 아니라 단골 술집에서 얘기를 이끌어갔네요.

 

5

그의 아내의 얘기가 한쪽면이지만

다른 한쪽면엔 노래 가사와 작곡가 노트가 실려있습니다.

 

난 아직 모르잖아요를 썼을 당시의

이영훈씨는 정말 힘든 시기였습니다.

 

오래 사귀던 그녀는 나를 떠났고,

그 당시엔 데이트 하던 혜화동은 고개를 돌리기 일쑤였답니다.

 

저도 오랜 연인과 헤어지고

종로쪽은 쳐다보지도 못한 기억이 나네요.

 

 

 

6

가을입니다

환절기가 되고, 어느덧 반팔을 장롱속에 넣고서 긴팔을 입을 때면

버스에서 흘러나오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가

반드시 어딘가에서 이 노래를 들었습니다.

 

그제서야 가을이 왔으니까요.

 

가을햇살 같은 이 노래는

아니나 다를까, 호수 같은 물가를 바라보며 섰던 곡입니다.

 

그 호수가 어딘지 알면 한번 쯤 찾아가고 싶습니다.

 

 

 

 

7

그녀의 웃음소리뿐은

락부심에서 우리를 꺼내준 노래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이런 노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지요.

 

내가 늘 옳다고 소리치는 시대,

말이 없음의 어른스러웠음이 서글퍼집니다.

그게 하늘이지요.

 

 

 

8

첫사랑이라는 명제가

너무나 고귀하고 순결하던 시대,

 

옛사랑이라는 단어는

2G시대에 아이폰을 만났던 것처럼 충격이었습니다.

 

감히 옛사랑이라니요.

 

하물려 그 멜로디와 가사는

정말이지 사랑에 관한 기존의 생각들을

모두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이영훈씨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옛사랑, "어쩌다가" 이 곡의 가사를 쓰고 난 후 더 이상 쓸말이 없었다고 합니다.

 

 

 

어쩌다가는 어느 정도 시간일까요?

아마 1년 가까이 저 가사를 다듬고 다듬었던 걸로 압니다.

 

사랑이란게,

지겨울 때가 있지.

 

이 두줄을 쓰기엔

10년도 짧지요.

 

 

 

9

 

추천사입니다.

역사 속의 서간은 문학이었고, 

엽서는 낭만의 조각이었습니다.

 

이영훈씨가 우리에게 준 서간문,

그의 아내가 그를 지켜보며 섰던 서간문,

그게 하나로 엮어서 낸 책입니다.

 

이 가을,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하얀 눈,

하늘 높이,

올라가는 날이 오기 전에 말이죠.

 

 

https://youtu.be/lZRSry1KH2M 

37
Comments
WR
2018-10-11 01:18:22

오랜만에 새벽까지 선배랑 맥쥬마시고 왔네요 ㅎㅎ

2
2018-10-11 01:25:13

노랫말만큼이나 참 따뜻하셨던 분이었는데...ㅠㅡㅠ

WR
1
2018-10-11 01:49:15

미소도 따듯하셨던 분.

3
2018-10-11 01:42:01

제기준에선 이시대 최고의 작곡가입니다~

WR
2
2018-10-11 01:49:33

특정 시대의 기준에선 모두에게 최고일겁니다. 

2018-10-11 01:44:33

아 감성 돋네요 ㅎㅎㅎ

WR
2018-10-11 01:49:47

제가 오늘 맥쥬를 좀 마셔서 ㅠㅠ

2018-10-11 01:45:18

  참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입니다 신촌블루스를 좋아하던 시절 그와 스치듯 술한잔을 하고 어께에 잔을 털어버리던 슬픈 새벽이 생각납니다 

WR
2018-10-11 01:48:55

부럽네요. 살아계셨으면 어떻게든 찾아뵙고, 새벽까지 순대국에 소주 한 잔 했을 것 같아요. 맥쥬는 잠시 접어두고 말이죠.

1
2018-10-11 01:46:15

오 책 특이하네요. 도서관에선 찾기 힘든책이겠어요.

간혹 이영훈님 생각날 때 기념비 보러 가곤 했었는데 이래저래 뜸해졌네요. 눈 오는 날 정동길 함 거닐어 봐야겠습니다.
WR
2018-10-11 01:50:22

네 저도 자주 찾아가곤 했는데.. 정동길 그 기념비 살짝 아쉬워요.

4
Updated at 2018-10-11 15:23:37

가끔 아내를 보러갈때 이영훈씨 노래비 앞에 발길을 멈춥니다.

꽃 한송이 놓을때도 있고요.

WR
2018-10-11 01:51:23

그 꽃 한송이가 블러드님 거였나보네요

1
2018-10-11 02:04:59

오늘 늦게 퇴근하며 선선한 가을밤 대기 속에 꽤 걸었는데.. 그때 제가 떠올렸던 단상을
소환하는 듯한 이야기와 늘 좋아하는 노래가 어우러진, 그런 글을 올려주셨네요.
이젠 말씀하신 사랑도 지겨울 때가 있지를 어렵지않게 반추할만한 경험치를 얻었지만,
저 노래 속의 다른 표현들을 - 이제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내 맘에 둘거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난대로
내버려 두듯이..- 덤덤하게 수용하게도 됩니다. 가끔 옛사람이 떠오를때면..
대카피선님의 글과 마음에 화답하는 노래를 보냅니다. Gracias!

https://m.youtube.com/watch?v=anrIiSYQU0I
https://m.youtube.com/watch?v=HzUa98kfRVU

WR
1
2018-10-11 16:24:53

해바라기 좋아요.. 여름꽃인데 가을에도 어울리네요.

1
2018-10-11 02:14:28

무슨 감정이진 모르겠는데..눈이 너무 아픕니다.ㅠㅠㅠㅠ

WR
2018-10-11 16:25:42

ㅠㅠ

1
2018-10-11 02:34:25

아 또 옛날 생각나게 만드시네... 

WR
2018-10-11 16:26:02

그렇게 또 먼 옛날은 아닌것 같아용

1
2018-10-11 02:37:32

테잎 늘어지게 들었던 앨범들이죠.
건전가요는 분위기깨기에 딱 좋았던....ㅡㅡ

WR
2018-10-11 16:26:47

이거였나요;; 어혀야 둥기둥기~~

2018-10-11 04:31:42

맥쥬만 마시면 한밤에 감성 충만한 디피오빠 ㅎㅎ

WR
2018-10-11 16:27:39

그러게요. 오랜만에 마셔서리;;

1
2018-10-11 06:42:37

중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했던 이영훈이네요. 처음에는 이문세를 좋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영훈의 가치가 더 돋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그 서정적인 가사와 멜로디... 직접적으로 울린다기 보다는 여운이 남는 그 무언가.. 

너무 아까운 나이에 가셨어요..

WR
2018-10-11 16:29:31

네, 그의 홈페이지를 가면 투병기도 남아있는데. 그거 읽으면 참 여운이 많이 남아요..

1
2018-10-11 06:44:19

 

역시 '대카피선님'이군요.

아, 이건 저의 '옛사랑'입니다.

스마트폰 앱 '에브리싱'에 이어폰을 마이크삼아 불러봅니다.

마지막 냥이의 네 차례의 앙코르로 만족합니다^^ 

 

WR
2018-10-11 16:23:28

우왕 잘 들었습니다. 저두 가끔 어플로 기타 튕기며 부릅니다.

1
Updated at 2018-10-11 07:54:59

학창시절 가장 좋아했던 가수가 이문세였고

그의 테이프는 하도 들어서 늘어져 있었습니다.

(당시 집에 LP가 없어서 친구네 가서 몇 시간씩 듣기도 했었던)

이영훈의 글은 그때도 좋았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더 좋아집니다.

오늘 상우 행사로 서울시의회 본회의장 가야 되는데 덕분에 도서관에 들러 좋은 책 읽어 봐야 겠네요.

벌써 가을이 왔음은 그의 노래와 그의 시와 멜로디로 확인하게 됩니다.

2018-10-11 10:33:23

도서관 왔는데 해당 도서가 없네요 아쉽습니다 ㅠㅠ

WR
2018-10-11 16:30:06

아쉽네요. 서가에 보관하기도 어려운 형태라서;

2
Updated at 2018-10-11 10:51:26

정말 위대한 음악인이셨죠 대단합니다 

WR
2018-10-11 16:30:22

넵 dsaads님 글 보고 생각나서 적어봤습니당

2018-10-11 10:58:06

 방금 책을 주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WR
2018-10-11 16:30:36

책보다는 시집같을 거에요.ㅎㅎ

2018-10-11 14:36:47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WR
2018-10-11 16:31:04

넵,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2018-10-11 17:22:18

 바로 주문 했습니다. 이런 책이 있었다니...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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