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차한잔]  스타트렉의 텔레포트 기술에 대한 철학적 의문.

 
2
  1181
Updated at 2018-11-06 20:08:13

 

영화 채피를 보고나서 갑자기 의문점이 들어 간단한 소설 형식으로 적어보았습니다.

 

------

 

"나는 절대 텔레포트를 타지 않을걸세"
전설적인 개발자로 알려진 늙은 신사가 승무원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그는 스타플릿에 탑재된 텔레포트의 핵심 개발자로 스티븐슨이었다.
승무원이 재차 설득하려 애를 썼다.
"선생님께서 더 잘 아시겠지만 수천번 이상 텔레포트에서도 안정성이 입증되었습니다. 만약의 에러에 대비한 안전 프로토콜도 기대에 어긋난 일도 없었고요.
굳이 구닥다리 기술이 되어버린 셔틀을 이용하시겠다는게 이해가 안됩니다."

 

스티븐슨은 휠체어에 앉아 눈쌀을 찌뿌리며 승무원을 올려보았다.

"그래 바로 내가 만든 기술일세.
자네에게 양자의 스핀과 통신에 대해 설명해봤자 이해하기 어려울걸세.
한가지 질문을 하지."

 

"내가 어렸을때는 컴퓨터를 통해 음악을 듣는것을 즐겼지. 컴퓨터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기기에 복사해 넣어서 듣고 다녔네.
카피앤페이스트라는 작업으로 키보드로는 콘트롤 씨, 콘트롤 브이라는 간단한 작업이지
가끔 용량이 문제가 될때는 카피후 원본을 삭제해야 하지 콘트롤엑스, 콘트롤 브이로 키보드 한개의 차이일뿐이지.
음악 파일이야 원본의 문제란건 존재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지.
내가 만든 텔레포트는 원자단위로 분해후 도착지점에서 원자단위로 완벽하게 조립해낸다네.
모든 한글자의 기억까지도 전송하지. 그래 완벽한 기술이야."

 

"그런데말이야 나는 아직까지 내가 만든 기술이 사람을 원격지로 전송하는 기술인지
사람을 순간적으로 증발시켜 살해하고 원격지에서 동일한 정보의 클론을 재조립하는 기술인지 증명할 방법을 찾지 못했거든.... 자네라면 증명할 수 있겠나?"

 

승무원은 얼빠진 얼굴로 조용히 셔틀을 기다리는 노신사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13
Comments
2018-11-06 19:47:27

주체와 객체에 대한 인지문제 같내요. 혼자 생각해봤는데 자아에 대한 의문으로 귀결되더라구요. 참 나라는게 허구 아닌가. 감각의 총아를 나로 착각하고 사는건 아닌가. 자아의 연속성 물질에 관한 우주 정보론 등등 두서없는 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WR
2018-11-06 20:02:45

철학적 결론보다 기술적 진보가 먼저 일어날것 같습니다.

Updated at 2018-11-06 19:52:36

 근래 재밌게 즐겼던 게임 <소마>가 관련된 화두로 만들어진 이야기였어요.

조금 상이한점이 있긴 하나, 근본적으로 '의식이 다른 위치로 이동 후(다른 말로 복제된 후) 남은 자들'에 대한 이야기고,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을 정말 하나한 점검하며 끝까지 밀어부쳐 만든 느낌이 들더라고요.

 

과학과 윤리의 문제는..막상 닥치면 생각처럼 복잡하지 않을수도 있을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에서 흔히 나오는 예시가 <시험관 아이>인데, 처음 이런 개념이 도입되었을땐 종교계 뿐만 아니라 같은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윤리적 논란이 심했다고 하죠. 자연스러운 생명의 탄생도 아니고, 파생되어 존재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그릇되게 사용할 역작용들이 사회를 뒤흔들것처럼 보이니까요.

그러나 그런 기술이 보편화된 지금, 거기에 윤리적인 잣대를 들이미는 사람들은 많지 않죠. 

윤리라는 것, 그리고 무언가의 가치나 주체성이라는건 충분히 쉽게 변할수 있는 개념인 것 같습니다. 

사실 개개인의 존재, 존귀함이라는게 무엇보다 사수해야 할 가치처럼 부각된것도 인류사적으로 보면 정말 최근의 일이죠.

WR
2018-11-06 20:05:13

다른 사람들도 이미 같은 의문을 품었으리란건 당연하겠죠.

그런데 이건 상당히 중요한 문제일듯해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전송순간 죽음이라는 결론이니까요.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없을뿐이죠.

Updated at 2018-11-06 19:55:04

소마 라는 게임도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고, 좀 더 유명한 걸로 테세우스의 배라는 역설이 있습니다.

https://namu.wiki/w/테세우스의%20배

제 생각에는 인간의 의식이라는 것이 있는지 있다면 정확히 무엇인지 밝혀져야 결론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 추가로 짧지만 내용 전달에 재미까지 다 잡은 소설도 잘 읽었습니다.

WR
2018-11-06 20:07:54

과연 영혼이란것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될 수 있겠네요.

2018-11-06 20:04:14

이런 토픽을 다룬 책을 본적이 있는데 제목기억이 안나네요..
영화로는 더 플라이가 있죠

WR
2018-11-06 20:08:13

플라이도 재미있게 본 영화네요.

2018-11-06 20:40:29

 개인적으로 혼(魂)을 믿는 사람으로써, 텔레포트를 하면 그 영혼도 같이 이동을 하는건지

의구심이 듭니다.

2018-11-06 21:46:41

프레스티지 였나요?
마술의 비밀이 이거랑 비슷하게 섬칫했죠

2018-11-07 03:57:02

 저도 프레스티지 영화가 생각나네요.

헌데 글을 읽으면서 궁금한점은...늙은신사 스티븐슨이라는 사람이 텔레포트(신기술)를 개발했다면서 왜 텔레포트를 타지 않겠다고 하는지 좀 궁금합니다. 그리고 자기 기술의 살인에 사용될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하는것도 이상하구요.  제가 뭘 놓치고 있는지 아니면 이해를 못하고 있는지 알려주실분 있을까요?

WR
2018-11-07 09:21:32

두가지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습닏ㅏ.

1. 우리가 생각하는대로 정상적인 텔레포트이다. 이경우는 당사자의 의식은 그대로 이어저 그대로 살아갑니다.

2. 원본은 증발되 살해당한 것이고 클론이 만들어진것이다. 이것은 당사자는 그 순간 죽은것이죠.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당사자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수없습니다. 왜냐면 클론은 모든 기억을 물려받았고 자신이 텔레포트당한 당사자라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클론의 자아인식 부분은 여러 영화에서 다룬 내용이죠. 더문이라는 영화를 추천드립니다.

2018-11-07 08:31:28

텔레포트가 디아블로의 타운포탈 개념이 아니었군요...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