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배가놈(X) 드라마 배가본드 1-2화 감상기
간단하게 몇 가지 감상을 써봅니다.
1. 10년 전 아이리스에 비해 액션은 훨씬 진일보했습니다. 특히 1화의 카액션은 굉장하네요. 2013년 개봉했던 공유 주연의 영화 용의자보다도 잘 찍은 듯합니다. 아이리스가 본 시리즈 흉내 수준에서 그쳤다면 배가본드는 그래도 그 특유의 스타일을 잘 차용(?)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카메라 흔들어재끼는 것도 아이리스보다 낫네요. 특정 장면에선 여전히 거슬리긴 합니다만.
2. 이승기는 이번에도 성실하게 연기하네요. 액션 연기도 열심히 임하는 게 보입니다. 이런 배역을 연기하는 건 처음인 것 같은데,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연기와는 별개로 캐릭터가 너무 별로입니다. 오로지 화내는 거, 눈물 흘리는 게 다인 납작한 인물이라... 특히 2화에서는 짜증까지 나더라구요. 어쩜 주인공을 이렇게 밉상으로 그려놨는지.
3. 수지는... 그냥 수지입니다. 정말 예쁘고 연기는 많이 아쉽습니다. 미스 캐스팅의 대표 사례로 두고두고 언급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 굳이 따지자면 수지를 좋아하는 편에 속하는데 이번 역할은 정말 인물과 배우가 완전히 동떨어진 느낌이네요. 수지는 최대한 직업은 덜 부각되고, 자연인으로서의 측면이 드러나는 역할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건축학개론이 딱 그랬죠.
수지가 국정원 직원이라니, 마동석이 경마선수 하는 느낌입니다.
4. 멋진 액션을 각본과 연출이 전혀 못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이런 첩보 스릴러가 보는 내내 시청자로 하여금 "이건 좀 말이 안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면 그건 게임오버입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정말 매 장면 어색하고 이상합니다. 각본의 허술한 모양새 자체도 그렇지만(비행기 사고 유족들을 "미소"로 맞이하는 영사관 직원들이라니;;;;) 무엇보다도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네요. 뭔가 비밀스럽게 음모를 꾸미는데 하나하나가 졸속입니다. 오히려 대놓고 뻔뻔스러웠던 아이리스가 낫다고 생각합니다.
5. 2화에서 이승기랑 수지가 갑자기 서로 반말을 쓰는 장면은 진짜 이상하지 않나요?
6. 잠깐 등장했지만 우리 평경장 선생님과 문성근씨는 정말 연기를 잘하시네요. 백윤식은 특유의 도사 같은 이미지 때문에 대통령 역할은 전혀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ㅎㅎ... 영화 그때 그사람들에서는 대통령을 저격했는데 15년이 지난 지금은 대통령 역할이라니, 신기합니다.
2019-09-22 10:23:27
수지 팬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수지 연기가 도통 별루네요 항상 표정이 같고 ( 화가 나고 , 슬퍼도 , 애잔해도 , 기뻐도 뭘해도 약간 입벌린 그 표정으로 일관 ) 감정이 안실리는 느낌이라 배역에 집중이 안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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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이 신뢰할만 하다고 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저도 제작과 각본 모두 장르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액션은 그래 잘 찍어 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