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1
프라임차한잔
2
프라임차한잔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시사정치]  평화를 추구하는 간디주의자? 일본-인도우호의 씁쓸함

 
2
  825
Updated at 2019-11-13 13:14:57

일전에 일본패망후 전범국의 범죄를 재판하는 '극동국제군사재판'관중 한명인 인도의 라다비노드 팔 판사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20434633&sca=&sfl=wr_subject&stx=ë¼ë¤ë¹ë¸ë&sop=and&scrap_mode=

 

그의 잘못을 한 번 더 강조하자는 글이라기 보다, 

오전에 올라왔던 "일본-인도의 우호관계를 잘 알자"라는 내용의 글을 보면서 "편향된 정의"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어쩌면 우리 안에도 가지고 있는 공정을 가장한 편향적 잣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네요.

 


 

 

극동군사재판은 미국, 영국, 중국, 소련,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프랑스, 인도, 필리핀, 네덜란드출신의 11명의 판사들로 구성되었으며, 라다비노드 팔은 인도출신입니다. 모든 판사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재판에 참여한 것은 아니고, 더러워서 못해먹겠다며 국제적 역학관계와 소신에 대한 한계때문에 중간에 그만두기도 하고, 다시 참여하기도 하는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뒷줄 가장 왼쪽이 라다비노드 팔)

 

그중 인도출신의 라다비노드 팔이 가장 특이한 발언과 처신을 했죠. 결국 이 양반 혼자 A급전범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합니다.  

 

무죄를 선고한 그의 성향은 이렇습니다. 

* 적의 적은 우리 편.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의 입장에서는 영국과 싸우는 일본을 아군으로 인식

* 서양중심의 전승국이 아시아 국가를 재판이라는 명분으로 탄압

* 일본에 투하된 원폭은 또 다른 홀로코스트

 

그런 인식으로 라다비노드 팔은 재판에서 이런 주장을 합니다. 

"평화에 대한 죄, 반인륜법은 사후법이다. 현재의 법으로 과거의 죄를 처벌할수 없으며, 이는 보복행위다"

 

법률가로서의 이런 태도는 현대의 법률가들에게도 논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일견(특히 뉴라이트적 시각에서보면) 말이 안되는 것은 아니죠. 게다가 일본에 투하된 원폭에 대한 관점이나 서양이 동양에 저지른 온갖 범죄에 대한 차별적 시각에도 충분히 일리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2차대전 당시 '드레스덴 폭격'으로 드레스덴 전체가 초토화되었고, 수많은 민간인들이 학살되었습니다. 영국수상 처칠 조차도 이런 만행을 부끄러워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도쿄대공습'은 그런 부끄러움이 없었습니다. 인구 600만명의 도쿄가 폭격 이후에 200만명으로 줄어들 정도의 민간인 대학살 행위는 전승국으로서 당연한 행위였을 뿐이죠. 물론 이후의 2번의 원폭투하 역시 그런 관점에서 반인륜적 범죄이고, 동양에 대한 차별적 해석으로 볼 여지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다비노드 팔의 의견은 재판 결과에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단지 소수의견이어서라고 보기는 어렵겠습니다. 그가 말한 법률적 정당성에 의한 정의는 위선된 정의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일본이 저지른 온갖 만행을 부정했습니다. 미얀마,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라오스 등지에서 벌어진 일본의 만행을 모두 부정했으며, 중국 난징에서의 대학살극에 대해서도 '과도한 선전, 과장'으로 의미를 무시했습니다. 행위자체는 인정했지만... 결국 전범들 개인에 대한 판결은 무죄였습니다. 

 

그의 편향적 정의감은 전범재판 이후 수십년간 계속됩니다. 1965년 일본을 방문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일본이 전쟁범죄를 일으켰다고 어린이들에게 뒤틀린 죄의식을 심어줘서는 안된다”

 

그의 행적과 발언들은 일본-인도 우호의 표상처럼 여겨집니다. 

2014년 인도의 모디총리와 일본 총리 아베가 도쿄에서 만납니다. 이 자리에서 모디총리는 "일본인들이  팔을 매우 존경하고 있다, 도쿄재판에서 한 역할을 누구도 잊지 않는다”라고 자부심 돋는 발언을 했으며, 아베 역시 2007년 인도 방문시 “기개 높은 용기를 보인 팔 판사를 많은 일본인이 존경하고 있다”라고 발언했었습니다. 

 

라다비노드 팔은 일본 우익들에게 "평화를 추구하는 간디주의자, 양심을 지킨 국제 법률 전문가”로 칭송을 받고 있습니다.

 

(교토의 호국신사에 있는 라다비노드 팔에 대한 헌영비. 그에 대한 일본 우익들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도쿄 야스쿠니신사에도 같은 헌영비가 있습니다. - 직찍사진)

님의 서명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3
Comments
2019-11-13 13:24:20

간디의 독립운동도 자기출신때문에 출세길 막히니
그걸계기로 시작한거아닌가요?

2019-11-13 13:28:59

그렇게 간디를 깎아내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WR
Updated at 2019-11-13 13:52:20

당시 인도의 독립운동가를 거쳐서 인도 초기의 정치가들중에 팔과 비슷한 인식을 가진 인물들이 꽤 있었을겁니다. 서강의 침략주의에 맞서기위해 아시아의 힘을 이용하려 했던 세력이죠. 결국은 일본의 대동아공영권에 동참한 것으로 볼수 있습니다. 그들은 서양에 맞서는 아시아의 저항을 강조했지만, 같은 아시아권의 일본이 저지른 만행은 눈을 감았죠.

팔의 후손들은 팔의 발언과 행위에 대해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본 총리의 방문도 받고 영웅취급도 받았죠.

팔의 아들이 일본 양심세력들과의 인터뷰에서 팔에 대해,
간디의 평화주의에 반대하고 일본제국주의, 파시즘, 나치즘에 동조했다라고 인정한 적이 있습니다. 적어도 팔의 성향을 기준으로 동시대의 인도 정치인들을 일반화시켜 평가할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문제는 현재의 양국 우호관계는 그런 역사를 자랑스러워하는데서 기인한다는 것이죠.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