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그리움과 후회, 그러나 너와의 생은 값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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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8 14:53:17
이때가 열 두살 정도였을 겁니다.
겁보라 택배 배달 오면 저렇게 이불속으로 파고들어 숨는데,
고양이 타고난 호기심으로 궁금은 하니까 내다보고 있었죠.
한 번 말하면 단번에 알아듣는 나옹이지만 택배니까 괜찮아는 끝내 극복할 수 없는 두려움이었는지 숨었습니다.
그건 타고난 두려움이었고,
나옹이는 제 말을 정말 다 알아들었습니다.
올레드를 들일 때 벽걸이형이 아닌 스탠드를 선택할 때,
그 패널은 나옹이가 사이드 셀프그루밍 하기 딱 좋은 거라 걱정했습니다.
설치 끝나자 바로 뛰어올라 올레드 앞을 도도히 걸을 때,
나옹아, 너 거기 그렇게 있으면 화면에 털붙어. 올라가지 마!
그러면서도 진짜 안 해 줄 거라고 기대 안 했어요.
근데, 나옹인 그 후 단 한 번도 안 올라갔어요.
이런 똘똘한 고양이의 반려인인 나도 똘똘하게 굴어야는데,
그립고, 아프고, 미안하고.....
너와 함께 한 시간이 값진 것이니 더 슬퍼만 하면 안 되는 건데...
기운을 내야지 하고 아무리 열심히 먹고 다녀도,
어느 순간 무너집니다.
내 사랑하는 나옹군,
https://youtu.be/obipwWTya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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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양이 키워서 제 이야기같네요
아이들은 인간보다 시간이 더 빨리가니
더 애틋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