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동영상] 오늘 새벽, 혜성 니오와이즈

새벽 3시 40분에 맞춰놓은 알람에 눈을 떴습니다.

베란다 밖 하늘을 보니 낮은 구름이 잔뜩 깔렸네요.

삼각대에 카메라 올리고, 헤드랜턴 머리에 쓰고 

아파트 옥상 출입문이 있는 2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제가 19층인데, 어제는 구름도 구름이었지만, 옆단지 아파트 꼭대기

엘리베이터실에 딱 가려서 볼 수 없었거든요.

북동쪽 하늘은 구름 사이로 맑은 하늘이 군데군데 열려 있고, 별도 몇 개 보입니다.

높은 구름도 없고, 투명도도 좋아서 구름만 살짝 비켜가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혜성이 있을 것 같은 위치에 구름 너머로 뭔가 보이는 듯 합니다. 혜성 꼬립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세요? (클릭하면 커집니다.)

중심 부분을 확대한 건데요. 뿌연, 뭔가가 구름 위로 삐죽 나온 게 보이죠. 혜성 꼬리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혜성 머리도 모습을 드러냅니다.

스마트폰(아이폰8)으로 찍어도 나옵니다. 최신 폰이라면 더 잘 나오겠네요.  

30분 정도 촬영한 타임랩스영상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_JrjFaYZRk&feature=youtu.be

동이 터오며 하늘이 밝아질 무렵이 되니 구름이 완전히 덮어버렸네요.

그나마 다행입니다.

내일 새벽 날씨도 좋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알람 맞춰놓고 눈은 떠봐야겠네요.

서울 기준으로, 화요일까지는 비 예보네요. 화요일 오후부터 개는 것 같은데,

이 시기부터는 저녁 북서쪽 하늘에서 볼 수 있습니다. 

혹시나 직접 보면 조금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혜성 꼬리가 엄청 길지도, 전체 크기가 그리 크지도 않거든요.

맨눈이나 쌍안경 등으로 보는 건 사진처럼은 안 보입니다.

니오와이즈 혜성 공전주기가 4,500년이었고, 

이번에 근일점 통과하면서 6,800년으로 늘어났다고 합니다.

수천 년의, 태양을 향한 긴 여행을 마치고 떠나는 혜성이고, 

다시 찾을 때까지 또 수천 년의 시간이 흘러야 한다는 걸 생각하면 좀 남다르게 보이지 않을지...

과연 다시 태양을 찾을 때 인류는 어떤 모습일지...

^^

p.s. 촬영 장비와 노출 정보는 이렇습니다.

- 캐논 80D + 탐론 18-50 F2.8(50mm 화각 사용)

- 5초, F4.5, ISO800

- 케이블릴리즈 연결, 연사모드로 타임랩스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