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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정치]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없고, 사람이 너무 곧으면 친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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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6 01:07:26

연애하는 사이의 남녀에게 기회가 되면 물어보는 질문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왜 좋냐고.

답은 항상 다양하죠.

답을 들으면 속으로 생각해 봅니다.

'이 커플은 그리 길게 가지 않겠구나.'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가 잘 생겨서, 친절해서, 착해서, 부자여서, 똑똑해서, 됨됨이가 좋아서, 등등이라면, 그 사람보다 더 잘 생기거나, 더 친절하거나, 더 부자이거나 등등의 사람을 보면 좋아하는 마음이 흔들리게 될까요? 또는 그 사람이 생김새가 망가지거나, 못된 성격을 알게 되거나, 돈을 잃게 되면,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게 될까요? 

제가 오래갈 사이라고 보는 경우는, 대체로 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모른다거나, 그냥이라는 등.

사람이 그냥 좋은 거죠. 그러나 또 어느 날 그냥 싫어지게 될 수도 있겟지요.

 

서론이 길었지만 우리는 누군가를 왜 좋아할까요?

저는 노회찬 의원을 정말 좋아합니다.

살아 계실 때는 그냥 말이 재치있고, 관점에 감동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돌아 가신 다음에는 잘 몰랐던 그의 사연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너무 절절해집니다.

돌아가셨을 때, 그깟 돈 오천이 뭔데, 그것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셨을까?

당시, 누구는 딸을 KT 청탁 취업시켜 놓고도, 누구는 강원랜드에 채용 비리에, 그것에 대한 수사 무마에...
아무렇지도 않게 국회의원직, 원내대표직, 법사위원장직 등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그 직을 이용해 자신들의 죄를 덮는데 활용하며 악착같이 사는데...

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그리 허망하게 그런 선택을 했을까?

제 스스로 반성한 것은 내가 노회찬이라는 사람을 응원한 이유를 갖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그가, 살아온 삶에서 청렴하고, 진실되며 가난한 다수의 사람들 편에 있기에 내가 그를 응원했던 것이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하는데 기여했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노회찬이라는 사람은 그 존재자체로 응원 받아 충분한 사람이었음에도 나는 그에게 묵시적이지만 끊임없이 뭔가를 요구했고 기대했기에, 그 요구와 기대에 반한다는 생각에 그런 선택을 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로인해 그가 온전하게 해온 모든 것들이 모두 부정되는 것만큼은 지키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안희정에 대해,

전 원래도 안 좋아해지만, 그가 노무현이라는 사람 곁에서 힘이 되어주고, 노무현이 떠난 후에 보여줬던 모습은 높게 평가했습니다. 그 평가는 지금도 유효합니다.

그가 죄를 지었는가 아닌가는 제게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가 복귀할 수 있느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복귀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가 했던 좋은 일들, 만들어 냈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좋게 평가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이병철, 이건희, 이재용이 개같은 짓들을 해도, 그들이 잘 한 일이 있다면 그건 평가해 주고 싶습니다. 잘 한 일이 있다면.

 

박원순

그의 죽음에서 제가 제일 먼저 떠 오른 생각은 노회찬이었습니다.

박원순이라는 인간에 대해 실망도 많이 했고, 감동도 많이 받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첫 감동은 첫번째 서울 시장 선거에서, 그가 선거 포스터로 정한 사진(어느 시골 평상에 한 노인과 앉아 있는 사진)이었습니다.

당시, 최고의 주가였던 안철수가 시장 후보를 양보하면서 안철수의 주가가 최고였던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들은 얘기는 포스터 사진으로 안철수와 같이 찍은 사진과 최종 결정된 사진 두 장을 놓고 참모진에서는 안철수와 같이 찍은 사진쪽으로 의견을 모았는데, 박시장이 할아버지와의 사진으로 정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렇듯, 박원순이라는 인간에 대해 제가 좋아하고 감동받을 이유를 찾고 있었기에, 제가 박원순이라는 사람의 삶의 책임, 또는 부담이라는 것을 또 얹어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노회찬의 죽음에서 다짐했던 것을 또 누군가가 죽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그리 죽을 죄를 지었다고, 그냥 시장 그만 두고, 사회 생활도 그만 두고 어디 산속이나 외국이나 사람들 잘 만나지 않는 곳에 가서 그냥 사시면 될 것을...

  

또 한가지 가슴 아픈 것은

사실 박원순이라는 사람에 대한 안스러움은 그가 살아 있을 때는 작고 미미했다는 것입니다. 대선 후보에서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그냥 좀 안타깝지만, 그게 현실이고, 박시장은 대통령 감은 아니지...

그랬던 마음이었는데 돌아가시고 나니, 왜 이리 가슴 아플까요?

제 이런 변덕이 우리 편에 서있는 리더들에게 니들은 죄를 지으면 죽음으로 씻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가슴 아픕니다.
저는 오거돈이나 안희정에게는 이런 안스러움이나 절절함이 없으니까요.

 

세상을 살면서 반드시 지키겠다는 가치를 갖고 신념있게 산다는 것이 아름다울 수도 있겟지만, 그러다가 넘어지면 세상이 끝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주저 앉은 김에 쉬었다 가면 좋겟네요.

사람이 너무 곧아서 부러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때로는 누가 뭐래도 철면피 깔고, 거짓말도 하고, 법정 투쟁도 하면서 버티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욕하지 않고 좋았던 과거를 기억할게요.

그냥 좋아하고 그냥 감동받으면서...

님의 서명
항상 불타오를 무언가가 남아 있는지를 찾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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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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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6 06:32:14

그냥이라는 말이 제가 잘 쓰던 말이군요.. 얼마전 여친이 제게 묻더군요 자신의 어떤점이 좋으냐고.. 그래서 한참 뜸을 들이니 왜이리 생각을 많이 하냐고 합니다.. 그래서 그냥 다 좋다고 하니 약간은 실망한 듯 한 표정입니다. 그래서 좋은 점 몇가지를 얘기해줍니다 당신은 글을 잘 쓰고 아이들에게 엄마로서 보여주는 책임감과 엄마이자 가장으로서의 강한 의지 몇가지의 확고한 자기철학 등... 그러니 그 말에 대해서 수긍을 하지만 자신의 행동에 따르는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여자이기에 이 후 저의 눈에 비춰지는 자신의 행동에 모순점을 보이지 않기 위해 은연중 얼마나 힘쓰고 그에 따르는 중압감을 느낄까요.. 그래서 가끔은 가족에게 또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감은 가지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큰 고민을 하거나 미안해하지 말라고 얘기합니다.

1
Updated at 2020-07-16 08:36:13

 전 이기적인 사람이라 연인에 한해서는 일단 예뻐야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좋으면 좋은거란 생각을 가지고 삽니다. 다행히 정말 좋은 여인이 절 아낌없이 좋아해줘서 결혼 후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전 아내에게 연애시절부터 늘 말했습니다. 세상에 얼마나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과 사람과 음식이 있는데 어떻게 죽냐며... 전 벽에 똥칠 할 때까지 살겠다고요. 

 

 힘들면 잠시 쉬거나 그것도 힘들면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곳에도 병마와 싸우지만 종종 글도 올려주시는 분도 계시고 자주 올려주시는 제가 아끼는 분도 계십니다. 세상은 혼자 살아감이 아니란 것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2020-07-16 09:34:12

일단 아내분이 예쁜건 확실하군요?

2020-07-16 10:22:29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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