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차세대 게임 콘솔이 발매되는 해입니다. 차세대 콘솔의 발매가 예정되면 아무래도 기존 콘솔로 출시되는 작품들이 다소 위축될 수 있는데, 올해 역시 비슷한 느낌이지만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게임 제작사들이 지금 게임을 구매하면 차세대 콘솔에 맞게 업그레이드를 해 주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위 사진은 엑스박스 차세대 콘솔인 시리즈 X인데, 시리즈 X는 스마트 딜리버리를 지원합니다. 스마트 딜리버리란, "어떤 버전의 게임을 구매하든 본인의 콘솔에 맞는 버전이 제공되는 기능"을 말합니다. 즉 제가 "사이버펑크 2077"을 구매했는데 차세대 콘솔인 시리즈 X를 쓴다면 시리즈 X에 맞는 버전이 제공되고, 현세대 콘솔인 엑스박스 원을 쓴다면 이 기종에 맞는 버전이 제공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게임을 하나만 사면 엑스박스 원이든 시리즈 엑스든 그에 최적화된 버전으로 즐길 수 있다는 건데, 나름 획기적인 제도죠.

다시 컨트롤로 돌아와서, 레메디는 컨트롤 얼티밋 에디션 발매를 발표하며 당연히 차세대 콘솔 업그레이드를 약속했습니다. 이번달 말에 발매되는 컨트롤 얼티밋 에디션을 구매하면 차세대 콘솔에 해당하는 성능 업그레이드를 해 준다는 것입니다. 좋죠, 여기까진 문제가 없습니다.

근데 문제는, 이 컨트롤 얼티밋 에디션의 구성을 살펴 보면 "컨트롤 본편+시즌패스"라는 데 있습니다. 그냥 말이 얼티밋 에디션이지 본편에 시즌패스 붙여놓은 게 다에요. 그런데, 레메디(정확히 말하면 유통사인 505)는 기존에 본편과 시즌패스를 구매한 사람들에게는 업그레이드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매우 의아한 선언을 해 버렸습니다.

즉

컨트롤 본편 + 시즌패스 구매자 = 업그레이드 제공 안 함

얼티밋 에디션(본편+시즌패스) 구매자 = 업그레이드 제공함

이런 그림이 돼 버린 겁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의견이 좀 갈릴 수 있긴 하죠. 업그레이드를 일종의 서비스라고 본다면, 서비스 제공 여부는 당연히 제공 주체가 맘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니 기존 구매자에게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고 말고는 당연히 레메디(+유통사인 505)의 자유 아닌가. 왜 일해라절해라 말이 많은 거지? 그냥 업그레이드를 원하면 닥치고 얼티밋 에디션을 구매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가지고 왜 말이 많어 싫으면 안 사면 되지~~~

컨트롤 얼티밋 에디션의 발매일은 2020년 8월 27일입니다.

기본 컨트롤 본편의 발매일은 2019년 8월 28일입니다.

제가 컨트롤 일반판과 시즌패스를 구입한 가격은 아래와 같습니다.

본편 64,800원, 시즌패스 26,400원, 총 91,200원입니다. 디지털 딜럭스를 구매했다면 84,800원이었겠고요.

그럼 얼티밋 에디션은 얼마일까요? 본편 발매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심지어 시즌패스용 스토리 DLC가 나온 지도 얼마 되지 않은 게임의 얼티밋 에디션 가격은 놀랍게도 40불입니다.

즉 발매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게임의 가격을 시즌패스까지 포함해 절반으로 후려치면서(이것까지는 이해 가능) 기존 구매자는 쓰레기통에 갖다 버리는 매우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이러다 보니 수많은 게임 유튜버와 웹진들이 이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얼티밋 에디션 발표 후 융단폭격이 이어졌죠. 많이들 아시는 앵그리죠나 짐 스털링도 이거 사면 X호구라는 식으로 대놓고 씹었습니다. 아니, 제대로 생각이 박힌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번 사태가 합리적이라고 여길 리가 없지요.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자 레메디는 해명&입장문을 발표합니다. 굳이 여기 링크할 필요는 없겠지만, 레메디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 알겠다. 그러나 우리도 나름 고민끝에 내린 결론이며, 기존 구매자에게 업그레이드를 제공할 생각은 전혀 없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 컨트롤이라는 게임이 나름 꽤 훌륭한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후진 게임도 아니고, 꽤나 훌륭한 설정과 멋진 분위기에 시원시원한 액션으로 무장한, 2019년 TOP10으로 꼽을 만한 게임이 이런 구설수에 시달린다는 게 좀 안타깝습니다. 이거 꽤 재밌는 게임이에요. X파일 느낌이 물씬 나는 액션 어드벤처거든요.

참 이해가 안 되는 게, 저 같은 기존판 이용자 중에 대체 몇 명이나 40달러 주고 업그레이드를 하겠습니까... 이런 식이면 더러워서라도 안 하죠.

정책을 바꿀 거라면 얼티밋 에디션 발매 전 바꿔야 할 겁니다. 만일 발매 후 말을 바꾸면 또 기존판 구매자 중에 얼티밋 에디션을 구매한 사람들이 들고 일어날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분위기 봐선 끝까지 밀어붙일 것 같습니다.

안타까워요... 참 좋은 게임인데...

PS. 누가 컨트롤 비트라도 다운 좀...

(죄송합니다 )

Comments

2020-08-23 18:12:13

게임 정가 올리는건 반발이 세고 DLC도 크게 돈이 안된다 싶으니까 저런 식으로 여러번 팔아먹는게 유행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리마스터 팔이도 꽤 심하더군요.

파판7 리메 3분할은 그래도 꽤 성의를 보였으니 그렇다 치겠는데, 진여신전생 3 리마에 단테 DLC(매니악스팩)는 정말....

2020-08-23 18:14:53

파판7처럼 나름 충실한 리메이크라면 이해가 가지만, 뭐 별로 한 것도 없는 리마스터는 정말이지...

그래서 솔직히 이번 매스 이펙트 리마스터도 별로 반갑지 않습니다...

2020-08-23 18:13:35

제가 그래서 저놈의 시즌패스니 프리오더니 하는 개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나오지도 않은걸 심지어 언제 나올지도 모르고 날짜를 정해놔도 언제든 멋대로 어겨도 상관없는 그런걸 정가받고 파는 프리오더 라던가 무슨 혜택을 얼마나 줄지도 모르고 이번 사태처럼 언제든 엿을 먹여도 아무런 방법이 없는 그런걸 미리 돈받고 팔아버리는 그런 개념이 아주 싫어요. 어떤 게임은 나중에 보면 분명 시즌패스를 팔았는데 그 시즌패스로 도대체 뭐가 나왔는지도 알 수 없는 게임이라던가 시즌패스를 세번 네번씩 계속 팔면서 결론은 먼저 사도 아무런 득도 없거니와 과금은 과금대로 또 따로 팔아먹는 그런짓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