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편하지만 편하지 않은 디지틀 영화 수집
저는 아이튠즈에서 디지틀 영화를 구입해 모으고 있습니다. 현재 영화는 4,912편 갖고 있어요.
아이튠즈 무비는 영화를 파는 '상점'과 내가 산 영화만 모아 놓은 '라이브러리' 이렇게 두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상점'에서 영화를 사면 즉시 '라이브러리'에 그 영화가 추가되고, '상점'에서도 그 영화는 이미 구입했다고 표시되어 재구입이 불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어떤 영화를 내가 샀는지 혹은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은 '상점'에서 그 영화를 찾으면 됩니다. '상점'에서 대규모 세일을 할 경우 간단히 세일 영화들을 하나하나 선택하기만 하면 그 영화를 이미 내가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어 실수로 재구매할 일이 없어집니다.
그런데 아이튠즈에서는 의도적으로 검색(찾기) 기능을 제한했습니다. 영화를 검색하면 오직 '상점'에서만 해당 영화를 찾습니다.
정상적이라면 전혀 불편할 일이 없지만, 아이튠즈에서는 디지틀 영화 판권이 종종 바뀝니다. 판권이 바뀌면 아이튠즈에서 파는 해당 영화는 그 전과 내용이 동일하더라도 새 스튜디오가 그 영화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됩니다. 새 스튜디오는 대개 아이튠즈 이용자에게 그 영화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게 되고, 아이튠즈도 계약상 스튜디오의 요구조건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저는 상점에서 그 영화를 소유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고, '라이브러리'에만 그 영화를 갖게 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원래 '상점'과 '라이브러리'에 동시에 갖고 있던 제 영화는 '라이브러리'에만 존재하게 되고, 검색 기능을 이용하여 그 영화를 찾을 수 없게 됩니다. 그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라이브러리'에 가서 알파벳 순서로 배열된 영화들 중에서 스크롤을 내리면서 직접 찾아야 합니다. 영화가 수천 편 있으면 이것도 시간이 제법 걸려요.
그래서 제가 원래 갖고 있던 영화가 스튜디오 판권이 바뀌면서 '라이브러리'에는 남아 있지만 '상점'에는 구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올 경우 그냥 다시 구입합니다. 아마 이것을 노리고 아이튠즈에서는 의도적으로 검색 기능이 '상점'에서만 작동되게 했을 거에요.
하비 와인스틴의 성 추문으로 와인스틴 컴퍼니 영화들의 판권이 라이온즈게이트로 넘어가면서 제가 갖고 있던 와인스틴 컴퍼니 영화들이 전부 상점에서 사지 않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다시 다 샀어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판권이 NBC유니버설에 넘어가면서 제가 갖고 있던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전부 상점에서 사지 않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다시 샀습니다.
디즈니가 20세기 폭스를 인수합병 했습니다. 자칫 영화 천 편을 다시 사야 할 상황이 되었지만, 천만다행히 디즈니는 기존 20세기 폭스 영화 보유자의 권리를 유지해 줬습니다. 정말 미스테리였습니다. 돈에 미친 디즈니가 이런 양보를 해서요.
그리고 최근에 미라맥스가 파라마운트에 넘어갔습니다. 수백 편을 다시 사야 하는데 이번에는 도저히 그럴 마음이 나지 않습니다.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아이튠즈에서 검색 기능 제한을 풀어주기를 기다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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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많이 보시는 감성적인 분 같으신데.. 세월호 고맙다고 쓴게 감정적으로 그렇게나 이해가 않가시다니 안타깝습니다.. 아직 저 차단 안하시는거 보니 이제 이해가 가셔서 그런거라면 다행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