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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정치]  영국의 국내시장법 - 브렉시트와 벼랑끝 협박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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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9-16 02:24:10

오늘 잡담은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의 행보에 대한 잡상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1.  많은 분들이 요즘 영국 브렉시트에 대한 기사들을 한동안 못보셨을 것입니다.

'그거 1-2년전에 시끌시끌하더니 끝났나 보지' 라고 생각하고 계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실은 지금이야말로 브렉시트 소동이 대망의 결말을 향해서 치닫고 있는 시기입니다.

우리나라 언론들이 제대로 조명을 안해줘서 사람들이 잘 모를 뿐이지요.

올해 12월에 유예기간은 끝나고 영국은 E.U.와의 관세동맹 바깥으로 쫓겨납니다. 


 

먼저 최근 영국의 동향에 대한 기사 몇개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ㄱ.  아래 기사들은 일주일전 영국의 존슨 총리가 유럽과 맺은 브렉시트 협정을 일부 무력화시키는 국내시장법을 만들겠다고 공표했다는 내용입니다. 

 

문제는, 영국이 작년에 E.U.와 브렉시트 조약을 만들어 서명했는 데,

그 브렉시트 조약 4조에는 이 조약은 국제법이며 영국 국내법보다 우선한다 라는 조항이 들어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1년 지난 지금와서 영국은 국내법을 새로 만들면서 이 법안은 브렉시트 조약보다 우선한다 라는 조항을 집어넣어 발의했습니다.  북아일랜드와 관련하여 브렉시트 조약 일부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E.U.집행부는 영국 국무조정실장을 불러서 국제법 위반이라고 경고했는 데,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영국은 국제법을 파기할 주권 권리가 있다고 정면으로 거부해버렸습니다.

 

이에 영국 내에서는 전 총리 테레사 메이를 포함해서 서른명의 의원들이 국제 조약 파기는 영국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반대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어저께 영국 하원은 국내시장법을 표결 끝에 통과시켰습니다.  

 

英 존슨 “브렉시트 협상, 내달 15일까지 타결 안되면 포기”…최후통첩 왜? - 동아일보, 2020. 9. 7

https://www.donga.com/news/Inter/article/all/20200907/102828354/1


영국, 'EU 탈퇴협정 무력화 시도'에 집권 보수당서도 반발 확산 - 연합뉴스, 2020. 9. 11

https://m.yna.co.kr/view/AKR20200911158000085

 

이제야 ‘현타’? 브렉시트 협정 '꼼수'로 바꾸려는 보리스 존슨 - 경향신문, 2020. 9. 10

https://m.khan.co.kr/view.html?art_id=202009101348001&code=970205#c2b

 

" EU와의 탈퇴협정 4항에는 이 협정이 법적으로 국제조약의 지위를 가지며 영국 국내법에 우선한다고 명시돼 있다. 새 법안을 강행하면 국제법 위반이 된다. 그런데 존슨 정부는 법안에 “국제법에 위배되도 이 법은 발효된다”는 조항까지 집어넣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탈퇴협정을 위반하려는 영국 정부의 의도가 신뢰를 해칠 것”이라며 “크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곧바로 영국에 회의를 요구했다." 

 

 

英 하원, 논란의 국내시장법 통과 - 2020. 9. 16

https://www.kita.net/cmmrcInfo/cmmrcNews/overseasMrktNews/overseasMrktNewsDetail.do?pageIndex=1&type=0&nIndex=1802396

 

 

ㄴ. 영국은 왜 E.U.와 작년에 맺은 브렉시트 조약 파기라는 무리수를 두는가.

벼랑끝 협상안 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영국은 작년에 E.U.를 탈퇴하겠다고 국제 조약에 서명했고, 지금은 탈퇴후에 E.U.와 관세를 상호 어떻게 매길 것인지 영국-E.U. FTA협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 협상은 올해안에 끝나야 합니다. 지금은 영국이 E.U.를 탈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E.U.의 무관세적용을 받고 있지만 그 유예기간은 올해 12월로 끝납니다. 그래서 보리스 존슨 총리는 10월15일까지는 FTA협상을 마치겠다고 공언하고 있습니다.

 

영국·EU 짙어지는 '노딜' 그림자..."파운드 6% 더 떨어질 수도" - 아주경제, 2020. 9. 16

https://www.ajunews.com/view/20200911094232766\

 

"유럽연합(EU)과 영국이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한 채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면서 파운드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이달 들어서만 4.6% 떨어졌다.


이번 주 진행한 양측의 무역협상에서는 아무런 진전이 나오지 않았다. 영국 정부가 올해 초 EU와 맺은 탈퇴협정을 무력화할 수 있는 새 법안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무역협상은 더 요원해졌다. EU는 영국에 이 법안을 이달 말까지 철회하지 않으면 법적조치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크레딧아그리콜의 발렌틴 마리노프 전략가는 블룸버그를 통해 "파운드 조정은 이제 시작인 것 같다"면서 노딜 땐 파운드 가치가 1.2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시간 11일 오후 1시40분 현재 달러·파운드 환율은 1.2824달러를 가리키고 있다. 앞으로 6%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FTA 협상 기한을 10월 15일(현지시간)로 못 박은 상황. 한달 안에 FTA 협정을 맺지 못하면 영국과 EU는 무역협정 없이 결별하는 '노딜 브렉시트'로 끝나게 된다는 얘기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영국이 법안을 철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국내법 제정은 주권의 문제이며 의회는 국제조약을 어기는 법을 통과시킬 수 있다"고 응수했다."

 

 

10월 15일까지 FTA 협상 마치겠다는 보리스 존슨 총리의 장담과는 달리 협상은 지지부진하고, 영국은 궁지에 몰려 있습니다. 

E.U.가 양보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브렉시트는 E.U.보다는 영국에게 더 타격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협상에 실패해서 노딜 브렉시트가 될 경우, 영국은 파운드화 가치가 10%이상 폭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번달 들어서만 4% 빠졌고, 노딜로 갈 경우 추가로 6%는 더 빠질 거라고 합니다).

 

이번달에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E.U. 고위급 회담 의제에서 브렉시트를 빼버렸습니다.

영국과의 협상이 진척이 없기 때문에, 아예 논의할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EU회담 의제서 브렉시트 제외…메르켈의 한 수? - 서울경제, 2020. 8. 27

https://www.sedaily.com/NewsVIew/1Z6QQYVHQR


"다음주에 열리는 유럽연합(EU) 고위급회담의 외교 의제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안건이 제외되면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올해 하반기 EU 순회의장국을 맡은 독일이 다음달 2일 열리는 EU 고위급회담에서 브렉시트에 대해 논의하려던 계획을 폐기했다고 한 EU 외교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외교관은 “EU와 영국 간 협상에서 가시적인 진전이 없기 때문에 브렉시트가 의제에서 빠졌다”고 말했다." 

 


독일인들 성격 아시잖아요. 

상대가 벼랑끝 전술을 쓴다고 해서 오구오구 해주는 성향이 아닙니다. 그럴 때일 수록 칼 같이 규정대로 처벌하는 게 독일입니다.  


 

 

2. 여기서 잠깐 시야를 돌려서 다른 관점에서 살펴봅시다.

영국이 왜 벼랑끝 전술을 쓰는가 하는 것 말고, 

뭘 믿고 영국이 저러나 하는 의문입니다.

 

일단 표면적으로 영국은 E.U.의 간섭을 벗어나서 자기가 알아서 잘 내치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브렉시트의 충격을 극복하고 E.U.보다 잘 나갈 수 있다고 주장을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글로벌 경제유람] 영국 브렉시트 선택했지만, 믿을 구석은 ‘외부의 힘’ - 한국일보, 2020. 6. 13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6101372020649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위기에 대처하는 영국의 해법이 이전의 방식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무역에 드는 비용과 절차를 없애고, 세제 혜택을 부여하며 자유롭게 무역을 수행할 수 있는 자유무역항 제도를 적극 도입하였다. 법인세를 낮춰 아일랜드와 함께 유럽 내 최저 수준의 법인세 보유국임을 강조하며 역외 기업들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자 한다.


최초의 산업혁명을 이끈 국가인 만큼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적지 않은 성과를 내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산업 분야는 달라졌을지 모르겠지만, 이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은 17세기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영국정부는 외국기업 이나 해외 엔지니어가 영국에서 혁신 아이디어를 상업화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특허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선 인하된 법인세(10%)를 적용하고 있다. 산업혁명의 원동력이 된 17세기의 특허제도를 연상케 하는 발상이다.


또한 해외 우수 인재와 스타트업을 유치하기 위해 2019년 3월부터 새로운 비자 제도를 도입하였다. 일명 혁신가 비자(innovator visa)로 영국에서 사업체를 운영할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게 발급하는 비자다. 또한 영국에서 창업 시 보증기관이 해당 사업 아이디어를 검토한 후 비자를 발급해 주는 스타트업 비자(Start up visa) 제도도 도입됐다. 뿐만 아니라 자국 내 첨단 금융 시스템을 통해 창업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벤처캐피털, 크라우드펀딩, 엔젤투자가 등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뭐... 기사를 읽어봐도 별 뾰족한 수는 안보입니다. 

법인세 인하, 특허제도, 벤쳐 캐피털 육성과 크라우드 펀딩으로 극복하겠다고 하는 데, 그건 전 세계 선진국 모두 다 하고 있는 겁니다.  딱히 영국이 가진 대안이라고 할 만한 것은 아닙니다.

 

이거 말고 그럼 뭐가 있느냐.

며칠전 영국은 일본과의 FTA에 전격적으로 합의하였습니다.

 

영국-일본, FTA 원칙적 합의...EU 탈퇴 후 첫 무역성과 - 뉴스핌, 2020. 9. 11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00911000919 

 

제가 봤을 때 이게 골때리는 부분입니다.

설명을 드리자면, 영국은 기본적으로다 일본에 팔아먹을 게 없습니다. 영국-일본간의 무역을 보면 영국이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봅니다. 대략 수출액 대비 30%정도 더 무역 적자를 보던가 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만성 무역적자를 보는 관계에서 그걸 더 확대하겠다고 FTA를 타결시킨다? 

 

영국의 제조업과 1차 산업들은 기본적으로 유럽에 수출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탄생하고 커왔습니다. 

영국은 유럽에 붙어 있고, E.U.에 가입되어 있었던 만큼, 당연히 유럽 기업들과 거래를 하는 것이 기본이었던 것이지요. 유럽과의 거래가 끊긴 손실을 일본과의 거래액으로 메꾸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겁니다.

 

그럼 이걸 왜 하는가.  해답은 영국 통상부 장관이 알려줍니다.

일본과의 FTA 체결은 영국이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TPP)에 가입하는 중요한 한 걸음이 될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리즈 트러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은 "브렉시트 후 첫 번째 주요 무역협정으로, 영국과 일본 양국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략적으로 일본과의 무역협정은 영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한 걸음이자 영국을 현대 자유무역협장의 네트워크 중심으로 데려다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잠깐만, 영국은 유럽에 있는 데 태평양 무역협정으로 들어온다구요?  

 

영국은 태평양 무역협정이 아니라 대서양 무역협정으로 들어가야죠. TPP가 아니라 TTIP로 들어가야 합니다.   

 


 

 

황당한 움직임이지만, 이 연장선상에서 보면 영국의 이해 안가는 움직임들이 일부분 설명가능해집니다.

 

영국이 E.U.와의 국제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겠다고 쎄게 나오는 것. 

영국이 일본과 FTA를 먼저 체결한 것.

영국이 올해 들어서 미국의 대중국 봉쇄에 적극 가담하여 화웨이 ban에 나선 것.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미일 동맹에 붙기로 하고, E.U.와 중국과는 멀어지는 길을 택한 것이죠. 

 

 

이 선택이 과연 어떤 미래를 영국에게 가져올 것인가.

제 개인적 의견은 부정적입니다. 

 

저는 영국의 산업들이 과연 그 방향에 적합한가 저는 의문입니다.  영국 니 마음은 알겠지만, 니 능력이 그게 되는지는 모르겠다 는 겁니다.

영국은 이미 제조업은 망하고 금융국가화 되었는 데, 그 금융산업은 유럽의 중심으로서 기능할 때 작동하는 것입니다. E.U.시장에서 탈퇴한 채로 영국 런던 시티 자체의 금융경쟁력만으로 미국 뉴욕과 붙어있으면 대등한 관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구심력에 의해 뉴욕에 흡수 당할 뿐이죠. 영국은 E.U.를 상대로 무역과 경제활동을 해야 살아남지, 일본이나 미국과의 FTA로 대체 가능하지 않습니다. 

 

영국이 E.U.와 노딜 브렉시트를 하고, 중국과도 소원해지면 10년간 영국 GDP가 10%가까이 감소할 거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브렉시트·코로나·홍콩사태…'퍼펙트 스톰'에 휩싸인 영국 - 한국경제, 2020. 6. 29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20062618091


"영국과 EU 양측은 2020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정하고 그 안에 협상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관세 문제, 비자 문제, 노동력 이동 문제 등 협상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누가 봐도 12월 31일 시한이 너무 빠듯해 보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졌습니다. 6월 25일 현재 사망자가 4만 명,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었습니다. 보리스 존슨 총리 자신도 코로나에 감염돼 격리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니 무슨 협상을 하겠습니까.


브렉시트와 코로나만으로도 정신이 없을 영국인에게 홍콩 사태까지 겹쳤습니다. 중국이 홍콩 국가안전법을 통과시키자 많은 영국인이 격분했습니다. 홍콩 반환 전에 영·중 두 나라가 맺은 일국양제(一國兩制: 하나의 국가에 두 가지 체제를 인정)의 약속을 파기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국은 결국 이민법을 개정해서라도 홍콩 시민 285만 명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홍콩 시민을 대규모로 받아들이겠다는 결정은 브렉시트의 취지와는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영국인이 브렉시트를 지지했던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민자의 유입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자국인의 일자리를 앗아간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300만 명에 가까운 홍콩인을 새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브렉시트를 했던 목적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거지요.


중국과 멀어지는 것 자체도 영국에 큰 손실이 될 겁니다. 1984년 홍콩 반환 당시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와 덩샤오핑 중국 최고지도자가 공동선언을 한 후 영국과 중국은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영국의 기업인들이 중국과의 비즈니스에 적극적이었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조지 오스본 전 재무장관을 비롯한 보수당 정치인들은 친중 행보를 보였습니다. 경제 강국이 돼 가는 중국과 척을 져서 좋을 것이 없다는 분위기였습니다. 브렉시트 이후에는 EU와 멀어지더라도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현직 총리인 존슨도 친중 성향이었습니다. 런던 시장 재직시절 낡은 항구인 로열알버트독(Royal Albert Dock) 재개발을 위해 중국 부동산 기업의 투자를 받아들였습니다. 총리가 된 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 설치를 중국 화웨이에 맡기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어떤 면에서 영국은 EU 대신 중국과 손잡을 복안이 있었던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순식간에 중국이 적대국이 돼 버렸습니다. 영국은 EU와 결별하자마자 대안이었던 중국과의 관계도 끊어지게 됐습니다.


만약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채 EU와 결별할 경우 관세와 비자, 통관절차 등 EU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다 폐지된 장애물이 다시 생겨나게 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따르게 되는데요. 평균 3.2%의 관세가 생겨납니다. 이것을 적용하게 된다면 당연히 수출입이 줄어들어 생활수준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영국의 한 연구소(UK in a Changing Europe)는 10년간 국내총생산(GDP)의 3.3% 정도 직접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생산성 추락 등 간접 손실까지 합치면 8.1% 감소할 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중국과의 관계 단절로 인한 충격이 겹칠 테니 실제 경제 손실은 이 숫자를 훨씬 넘을 겁니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어떻게든 EU와 자유무역 관계를 유지하는 쪽으로 협상을 마무리하는 게 좋겠죠. 하지만 EU는 자유무역의 대가로 만만치 않은 것을 요구합니다. EU 회원국들에 영국 영해에서의 어업권을 인정해야 하고 국내법을 개정해서 EU 회원국일 때와 동일한 노동 및 환경규제법을 만들 것을 요구합니다. 분담금도 내야 합니다. 회원국일 때와 큰 차이가 없어지는 거죠.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합의 없이 영국과 EU의 협상은 12월 31일 시한을 넘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EU 27개국과 남남이 되고, 영국 경제는 타격을 받을 겁니다. 최악의 경우 영국이 분열될 수도 있습니다." 

 

 

영국이 국내시장법으로 북아일랜드를 다시 영국 관세영역안으로 집어넣겠다고 하자, 북아일랜드는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는 독립해서 E.U.로 들어가겠다고, 주민투표를 허락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구요. 극단적인 경우에는 United Kingdom이 부숴져서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E.U.에 합류하고, England만 남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영국 의회는 이 국내시장법을 표결 끝에 통과시켰습니다.

 

저는 영국이 왜 이처럼 스스로 망하는 길을 택해서 접어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15
Comments
2020-09-16 02:02:09

이미 국민투표가 찬성으로 결과가 나왔고, 브렉시트의 거두가 국가수장이 되었는데 무르기도 그렇죠;;

보리스 존슨은 코로나 대처와 브렉시트가 정치적 시험대가 되겠네요...

WR
4
Updated at 2020-09-16 02:04:05

브렉시트 할 때 하더라도, 노딜 브렉시트는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노딜 브렉시트하면 영국 GDP성장률 추락하고 파운드화만 추락하는 게 아니라, 전 세계 GDP 성장률이 0.2% 하락할 거라고 하더라구요. 우리나라에도 간접적으로 충격이 올 겁니다. 

2020-09-16 02:06:11

독일과 프랑스 경제에도 타격이 있겠지만, E.U.의 결집을 위해서라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고...

노딜은 안 나오겠지만 보리스 존슨이 호언장담한 브렉시트의 영국은 안 나올것 같네요...

4
2020-09-16 02:15:31

장기적으로 보면 EU자체는 타격없어요. 영국이라는 시장을 잃어버린다고 한들, 영국이 가져가는 이익분이 그만큼 줄어드니 또이또이 합니다. 어차피 영국이 독일같이 제조업으로 먹고사는 나라가 아니라, EU내에서 금융역할하는건데 그건 영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가 가져가면 그만인 역할입니다. 반면에 영국은 EU로 부터 받는 혜택 자체가 날라가버리면 뭐 끝난거죠.

2
2020-09-16 02:14:04

 어치피 영국은 끝물인 국가인데 자기들이 끝물 아니라고 생각해서 저지른 무리수죠. 해가지지 않는 나라가 아니라, 해의 그림자가 있던 나라에서 밤의 나라로 갈뿐이죠. 영국이 제조업, 특허권으로 먹고 사는 나라가 아닙니다. 자기분수를 모르는 행동인거죠.

WR
10
Updated at 2020-09-16 02:31:30

참고로,

영국의 국내시장법을 벼랑끝 전술이 아니라 브렉시트 충격을 피해하기 위한 꼼수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기존의 브렉시트 협정에 따르면, 북아일랜드는 E.U.의 관세 영역에 속하게 되므로 EU 다른 국가들과 무관세입니다.

 

이번에 영국이 통과시킨 국내시장법에 따르면 북아일랜드는 영국 국내시장이므로, 영국 국내 지방들과 무관세입니다.

 

영국이 이 법을 강제로 시행시키고, E.U.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북아일랜드는 양쪽 모두와 무관세이므로

영국은 북아일랜드를 통해서 E.U. 다른 국가들과 무관세로 무역할 수 있습니다. 

E.U.분담금이나 이만자 수용 같은 E.U. 국가들의 의무는 안지키면서 말이죠. 

 

그러나 이런 개구멍을 뚫어놓는 꼼수를 E.U.가 수용할리 없습니다.  E.U.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의무와 권리는 같이 갑니다. 이익만 누리면서 의무를 안지겠다는 행동은 용납이 안됩니다. 

2020-09-16 08:16:49

궁금한 것이 EU분담금 문제인데 언론기사에서는 찾아볼수가 없더라구요. 막연히 노딜로 가면 이것마저 영국이 부담안하겠다로만 추측하는데 다른 정보가 있나요?

3
2020-09-16 07:24:23

잘 읽었습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요즘 영국 정치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이 말한 중우정치의 현대판 같습니다. 현대 민주주의의 선구자였던 영국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아이러니합니다.

2
2020-09-16 10:47:32

애초에 현대 민주주의 선구자라고 할수도 없어요. 귀족정에 가까운 형태였으니깐요. 차라리 민주주의 선구자라고 한다면 신분제 자체를 타파시킨 프랑스죠.

3
2020-09-16 07:51:34

미국 영국 다 지도자를 잘못만나서 어째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듯 싶습니다.

2020-09-16 08:44:20

좋은 글 감사합니다.

멏년 전 브렉시트 설계자라는 누군가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브렉시트 이후 세계 경제블록들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 질문을 해봤는데요.
돌아온 답은 규제개혁과 혁신으로 헤쳐나가겠다였습니다.

얘네들은 글렀다고 생각했습니다.

3
2020-09-16 08:59:57

섬나라들은 왜이리 하는짓이 뻘짓까지 비슷한지.......

영국정부는 코로나 터진걸 좀 좋아할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브렉시트에서 눈도 돌리고 당장은 수출입무역이 원활하지 않을테니 핑계댈수 있어서 -_-

2020-09-16 10:33:34

총기가 사라진다는 말이 어떤건지 보여주는 듯 하네요

2020-09-16 10:41:37

평소 잘~ 보고 있습니다~~~

2020-09-16 15:48:08

긴글이지만 일독할 필요가 있는 정성글로써,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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