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전 군대 입소식때 지각했었습니다.
3
908
Updated at 2020-09-16 21:41:17 (122.*.*.238)
대학을 좀 놀다 들어가 또래보다 군대를 좀 늦게 갔는데 먼저 간 친구넘들이 군인들 사고나고 죽는 얘기를 하도 많이 해서 겁이나 공군엘 지원했습니다.
육군보다 복무기간이 좀 길긴해도 제가 기계과라 정비 특기 받으면 좋아하는 비행기 가까이서 볼수도 있고 육군보단 덜 위험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험보고 그 무더웠던 91년도 8월 1일 진주신병교육대로 갔습니다. 서울에서 고속버스 첫차 타고 가면 늦지 않게 도착할것 같았는데 이게 왠걸 가다가 차가 막혀 도착하고 나니 이미 집합시간이 넘었더라구요.
기왕 늦은거 점심밥을 여유있게 먹고 택시 타고 교육사령부에 갔더니 문지키고 있던 헌병들이 실실 웃으면서 '아저씨 늦게왔으면 그냥 가세요. 공군 별로 안좋아요.' 하더라구요. 군대간다고 환송회만 안했어도 그냥 갔을겁니다. 돌아갔으면 좀있다가 육군영장 나왔겠죠.
들여보내달라고 사정하고 있는데 그 때 마침 정문을 지나가던 장교하나가 들여보내줬습니다. 신검 다시 받고 집에 가고 싶은 사람있는지 물어보고 보내준다던데 입소인원이 부족했는지 걍 건너 뛰더라구요. 6개월 교육받고 운없게도 공군속의 육군이라는 헌병특기 받았습니다. 전체인원 중 1/6정도가 헌병특기었어요.
자대배치받고 31개월 동안 열심히 문지기 하다 제대했습니다. 덕분에 도가니가 맛이가서 지금도 무릎에서 삐걱소리 납니다. 젝일.
9
Comments
글쓰기 |
공군헌병반이셨군요, 전 공군 수사계제대했습니다.
헌병반내무실과는 가까운 거리가 친하게 지냈었죠. 31개월 근무하셨다고 하시니 400대기수이신듯합니다. 전 30개월 ㅎㅎ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