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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저도 어렸을때 고양이 두 마리 키웠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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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0-12 23:23:50

저는 어렸을 때 고양이를 2년 정도 키웠습니다. 국1때부터 국3까지. 큰 형이 동네 친구에게서 조금 자란 새끼 두 마리를 얻어왔었는데, 저는 이 둘이 암놈인지 숫놈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키웠죠. 사실 키운다기 보다는 지들은 지들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저는 또 그 모습을 방임하는 형태로 같이 동거하며 살았다고 하는 게 맞겠네요.

처음 데리고 왔을 때는 작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얘네들과 같이 좀 놀고 했는데, 얘네들이 점점 커가면서는 저랑 놀아주기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더군요. 같이 뒹굴며 좀 놀라치면 얼마 못놀고 슬그머니 지들끼리 밖으로 나가버리는...

마당이 있고 담장은 없는 일반 주택이었고 또 문을 잠그고 다니던 시절도 아니어서 고양이들이 잘 드나들도록 문은 항상 열려 있었죠. 나중엔 그냥 밥만 챙겨주고 마루에 잠자리 한 곳 마련해주며 자유롭게 들락거리도록 하며 같이 살았는데, 낮에 어디 갔다가 밤에 자러 들어오는 날도 많고, 밤에 나갔다 아침에 들어 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루 이틀 정도 안보이다가 집에 들어오기도 하고 뭐 그랬죠. 애완이고 반려고 그런 개념보다는 거처를 마련해 준 뭐 그런 느낌? 그리고 나중엔 서로 눈에 띄면 띄이는 것이고 또 가끔씩 슬쩍 건드리며 잠깐 장난치고 마는, 그러면서 약간의 신경전을 벌이는 뭐 그런 상태로 지냈던것 같아요. ㅋㅋㅋ

그렇게 2년을 좀 넘게 동거해오던 어느날, 밤에 한 마리가 밖으로 나가는 소리가 들린 이후로 이틀이 지나도 들어오질 않더군요. 아무리 가출이 잦았어도 이틀은 안넘겼는데... 그러기를 일주일. 그래도 언젠가 들어 오겠지 싶었는데, 안들어 왔습니다. 나간 놈이 돌아오기는 커녕 이번엔 또 남아 있던 한 마리가 또 나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고는 그 이후로 다시는 얘네들을 못봤습니다.

하루 이틀 기다려도 안들어오니 시무룩하게 있는 저에게 어머니는 고양이라는 것들이 원래 야생이라 지들 살 만한 곳을 찾아서 간거다. 그렇게 간 거니 찾지마라 라고 하셨죠. 저는 왠지 그 말을 그대로 수긍해버렸습니다. 그냥 어디로 간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디가 됐든 나가서 잘 살아라 하며 더 이상 찾지 않았습니다. 이 때 까지 뭐 그렇게 동거하듯이 같이 살다보니 그렇게 보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네요.

당시에는, 40년 정도 된 시절이죠. ㅋㅋㅋ 그 때는 고양이를 키운다는게 지금의 애완이나 반려의 개념과는 다른 저와 같은 그런 경험을 가지고 계실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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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그다지 모질지는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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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10-13 08:55:38

일부 보수(?) 반려묘인들 사이에서는 중성화 하지 않은 마당냥으로 키우는 것을 아주 죄악시하죠. 그러나 그건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당장 미국만 봐도 집 넓고 정원 있고 하니 본문처럼 키우거든요.

WR
Updated at 2020-10-13 09:24:57

요즘 길냥이들이 불쌍합니다. 대부분 반려의 위치에 있다가 버려진 유기묘들이거든요. 그런데 쫓겨난 것도 서러운데 번식 못하도록 중성화 시키고 있거든요. 표시를 위해서 귀도 일부 잘라내고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강제로 고자가 되는 셈인데... 내가 고자라니! 내가 고자라니!

2020-10-13 09:46:59

근데 중성화는 해주는게 좋긴해요. 고양이도 번식력이 제법 좋은데 도시에서는 최상위 포식자다 보니 수가 너무 늘어나요. 그래서 개체수 조절 측면에서는 tnr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고양이들 입장에서 보면 가혹할수도 있지만, 중성화를 통해서 개체수 조절이 가능하고, 발정기로부터 자유로울수도 있죠. 중성화로 인해 순화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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