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오늘의 혼밥(러시아 요리).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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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0-28 22:21:25
인천의 캐시카우 , 남동공단 근처에 상권의 간판들이 절반 이상 키릴문자인
동네가 생겼습니다 . 몇년 전부터 고려인을 스타트로 중앙아시아 및 러시아인 (+소수의 조선족 ,
베트남인) 들이 급속도로 유입되어 이제는 주민등록 인구 약 만명 중 절반 이상을 외국인(걔중
팔할 이상은 러시아어 사용 인구) 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
(*미등록 외국인을 포함하면 사실상 전체 인구의 6할이 외국인.)
부끄럽지만 바로 엊그제까지 인천러로써 이런 동네가 인천에 있는 줄도 몰랐네요 . 핑계대자면 ,
인천이 은근 연담화가 취약한 도시라서 구 단위로 따로 노는 성격이 강합니다 .제가 사는 동네랑
이 동네랑 거리가 상당한지라...
다문화 동네가 그렇듯 이래저래 잡음은 나오고 있고 여러모로 귀추가 주목되는 동네입니다 .
완전히 다문화촌으로 재구축 되기전에 관의 적극적인 행정력이 투입되는 거의 첫 사례라고
하거든요 .
여튼 , 그런 동네에 해질녘 이른 초저녁에 가서 러시아 음식 먹고 왔습니다 .
할렙 레포시카 - 공깃밥에 해당하는 담백한 빵 반쪽. 1500냥. 베이글 비스무리한 맛입니다.
유지가 좀 더 들어가선지 베이글보단 부드럽고 맛있습니다 . 사이즈 큽니다. 레귤러 피자 절반 정도?
젠 이노취 - 포슬포슬하고 적당히 달달한 케이크 . 3000냥. 케이크를 오래둬서 수분이 빠진 느낌의
식감인데 알아보니 원래 이 동네 케이크들이 보통 이렇다고 하네요. 맛있습니다 . 카페 조각 케이크
먹으면 너무 과하게 달고 유지가 과해서 속이 느글거리기 마련인데 이건 그런게 없네요 . 마더 로씨야
의 품이 느껴지는 온화한 맛이었습니다. ^^;;
보르쉬 - 쇠고기 야채 수프. 8000냥. 비트가 들어가서 국물이 벌겋습니다. 대충 쇠고기 무국 맛을
베이스로 비트에서 우러난 꽤 강한 단맛과 약간의 이색적인 향취가 특징입니다 . 당근 , 양파 ,
큼직한 비트와 쇠고기 조각이 들어 있습니다 . 옆에 있는건 발효취 나는 새콤한 유크림입니다 .
넣어서 섞어먹으면 됩니다 .
上 휘레 바라니나 - 양갈비 스테이크. 13000냥 . 뭔가 양이 적어보일 수 있는데 , 잘보시면 두께가
옆에 놓인 감자 반쪽보다 두껍습니다 . 체감상 400g짜리 스테이크랑 비슷한 양으로 느꼈네요.
굽기 정도가 쎄지 않아서 양고기 특유의 냄새가 많이 납니다. 저야 양고기 냄새 좋아하는 편이라
잘 먹었지만 이건 최소 한국인 절반은 제대로 못먹는다에 한 표 던집니다. ㅎㅎ;;
下 샤슬릭 바라니나 - 양꼬치. 6500냥. 지금껏 먹은 모든 양꼬치 중에 원탑입니다. 이건 냄새 1도
없고 겁나 맛있었네요. 쯔란 팍팍 뿌린 귀여운 사이즈의 중국식 양꼬치도 맛있지만 이 호쾌한
사이즈의 샤슬릭은 그보다 훨씬 맛있었네요. 위장 작은 사람은 이거 하나만 먹어도 한끼 채울
정도로 양이 많습니다 .
제 바로 옆에 정말 한 사람도 빠짐없이 키가 185이상은 족히 넘어보이리만치 위로 쭉쭉뻗은
장신의 러시아쪽 형님들이 작은 테이블에 6명이 들러붙어서 겨우 제가 먹은 분량의
음식만 시켜서 오순도순 나눠먹던데 , 바로 옆에 혼자 덜렁 앉아 자기네 고향음식 겁나 많이 ,
겁나 잘먹는 한국인이 신기해 보였는지 연신 눈을 제 쪽으로 흘기더라구요. ㅎㅎ;;
여튼 , 이래저래 재밌는 식도략 경험이었습니다 .
아 , 먹다먹다 지쳐서 후식으로 시킨 디저트 케이크는 포장해 왔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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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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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주신 글과 이미지 보니 일단 눈이 즐겁네요.
전 서울 장충동 부근 아라사 식당에 꽤 오래전 들렸던 적이 있는데
기억이 다소 흐릿합니다만 일단 빵과 만두가 먹을만 하더군요.
보르쉬는 제 취향인 듯하고, 양꼬치도 상당히 먹음직해보이는군요.
저 식당에 혹 맥주나 보드카 외에 식사하면서 마실만한 음료도 있을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