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보도 듣도 못한 운전자를 만났습니다.
어제 지방에 내려갔다가
저녁 무렵에 고속도로로 서울에 진입하는데
차가 많이 막혀서 한눈을 팔다가
앞차를 들이 받았습니다.
서행중에 살짝 받기는 했지만 쿵 하는 소리와 충격이 있었습니다.
당장 길가에 세우고 조치를 해야했는데
난감하게도 3차선에서 사고가 났는데 5개 차선이 전부 차로 메워져있고
길가에는 갓길도 없더군요.
앞차가 깜박이를 켜고 계속 주행하길래
빈 갓길을 찾아서 계속 깜박이를 켜고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차가 워낙 많고 중간에 다른 차들이 끼어드는 통에 놓치고 말았습니다.
이때부터 허걱이 시작됐는데요.
허둥지둥 갓길을 찾아서 세우고 둘러봐도 깜박이를 켠 차가 안보이지 뭡니까.
아 이러다 뺑소니범 되겠다 싶어서
근처 경찰서를 찾아서 달리면서 옆에 탄 와이프에게는 112에 빨리 전화해보라고 했습니다.
112도 경찰서로 가보라고 하더군요.
경찰서가 멀지는 않은데 차가 막혀서 한참 걸렸습니다.
가는 도중에 '그동안 뺑소니 신고 들어가면 어떻게하지' 등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
경찰서에 도착해서 상황 설명을 하는데
피해자를 놓쳐버렸다는 이런 상황은 처음인지 담당 형사님이 처음에는 이해를 잘 못하시더군요.
여차저차 블랙박스로 피해 차량을 찾아서 형사님이 연락을 했더니
운전자분은 별거 아니라고 그냥 보내준거라고 하네요 헐
손 흔들었는데 못봤냐고까지 하시더군요.
살짝만 스쳐도 드러 눕는 사람 천지인데
저는 사고 부위 보지도 않고 보내주는 경우는 보도 듣도 못했네요
물론 주차하다 살짝 기스난 것은 그냥 넘어가주신 분들도 있는데
고속도로에서 쿵 하고 받힌 상황에서도 넘어가 주시다니
형사님도 좋은 사람 만났다고 하시더군요.
얼마전에 제가 번호판 들이 받았다고 한 분 그냥 보내드린 적이 있는데
케익 기프티콘을 보내주신적이 있어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comm&wr_id=21768409
기프티콘이라도 보내드리려 형사님에게 전화번호 알려달라 했더니
운전자분과 통화해보고 그럴 필요 없다고 하셨다네요.
와이프와 가슴을 쓸어내리며
경찰서를 나오는 길에 그제야 앞범퍼를 확인해 봤는데
아무 자국이 없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쿵하면서 제가 선바이저에 머리를 들이받은 상황이라
아이고 허리야 하고 드러누워도 할말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제 그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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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퍼에 초연하신 거 보니 어디 해외유학이라도 다녀오신 분일까요
크게 다치시지도 않고 배려도 받으셔서 여러 모로 훈훈하고 다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