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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9촌 - 한 직장에서 만날 수 있는 확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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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Updated at 2021-05-24 20:29:54

우리가 살아가면서 9촌 혈연을 한 직장에서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저의 형님 이야기입니다.

 

작년 가을에 어머니와는 6촌이신 아저씨 한 분께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어머님은 어릴 적에 시골의 집성촌에서 자라셨는데, 외동딸이었던지라 주변의 4촌이나 6촌 형제들과 친하게 지내셨고, 특히 돌아가신 아저씨와는 한 살 차이로 친 오누이 만큼 가깝게 지내셨죠. 

 

형님은 해외 줄장 중이었고 제가 어머님 모시고 문상을 갔습니다. 경조사로 오랜만에 모인 친척들끼리 일종의 호구조사(?)가 의례히 이루어지는 법이라서, 누구 누구의 아들/딸/손자/손녀들은 어디에서 뭐하며 살고 있냐/있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기 마련인데...

 

저와 8촌 되는 형님 한 분이...

"안양아지매(한 때 안양에서 살아서 어머님은 외가쪽에서 안양아지매로 통합니다) 큰아들(저의 형님을 가리킴)이 AA회사 다닌다던데, BB아지매(돌아가신 아저씨의 제일 큰 누님으로 역시 어머님과 잘 알고 지내셨고 아주 오래전에 돌아가심) 외손녀 CC도 AA회사 다닌다고 하지 않았던가?"

라는 말씀을 하심으로써 의외의 호구조사가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일단 그자리에는 당사자인 저의 형님이나 CC 는 물론 BB아지매의 직계자손들이 없었던 관계로 이야기는 거기에서 끝나고 다른 화제로 넘어가게 되었고, 며칠 후 형님에게 전화를 해서 회사에 이름은 ~이고 나이는 대략 ~정도 되는 여자 아이 아느냐고 물어보니...

 

"야, 우리 회사 직원이 5천명인데 내가 어떻게 이름만 듣고 알겠냐?" 라고 처음에는 건성 대답하다가 

"가만 가만, CC 라면 혹시 그애 아닌가?" 그러더군요.

 

알고 보니 형님은 실무팀(부장)으로서, 그 조카 아이는 지원부서팀(대리)으로서 재작년 겨울에 두 달간이나 해외 출장을 함께 다녀왔었답니다. 그 애가 어머님쪽으로 누구누구의 외손녀고 우리와는 9촌뻘이라고 말해주니니 깜짝 놀라면서 웃더군요.

 

형님이 다음날 출근해서 그 아이 불러서 이야기를 시켜보니 자기도 며칠 전에 자기 어머니와 외삼촌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듣고 있었고, 형님이 불러주길 기다리고 있었다네요. 형님은 그날 새롭게 알게 된 9촌 조카에게 맛있는 점심도 사주고 지원팀 부장에게도 잘 부탁한다는 말도 전해주었다고 합니다. 타팀 부장한테 그래도 되냐고 했더니 자기가 고참이라서 괜찮다네요. 하긴 다음 경조사 때 다시 모이면 이 이야기가 분명 나올 것이라서, 어머님을 위해서 일종의 약(?)을 친 셈이니 잘 했다고 말해주었죠...ㅎㅎ

 

그 아이가 다음 달에 결혼한다는 형님의 연락을 받고 생각나서 글을 올려보았습니다.

님의 서명
핑크 마티니, 젓지 말고 양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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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4
2021-05-24 18:36:34

9촌이면 그냥 남 아닌가요...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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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4 18:41:43

보통은 남인데 본문에서 적었듯이 어머님이 워낙 외가쪽의 4촌이나 6촌들과 가깝게 지내셔서요.

그래서인지 저에게는 친가쪽 4촌만큼은 못해도 외가쪽 8촌 형제들도 그에 버금갈 정도는 되더군요...^^

4
2021-05-24 18:38:49

9촌이면 그냥 남 아닌가요...

WR
1
Updated at 2021-05-24 18:48:54

어머님이 6촌들과 워낙 가깝게 지내시니 그 분들의 자녀 세대인 8촌들끼리는 거리감을 크게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그 아래 세대들은 좀 거리감을 느낄겁니다.

2021-05-24 19:32:56

뭔가 부럽습니다.

WR
Updated at 2021-05-24 19:46:08

어른들께서 이제는 자주 못 만나는데 어릴 적부터의 정이 깊어서 그런가 봅니다.

어릴 적에 살았던 어머님 동네 자체가 잘 살던 못 살던, 동네 사람들끼리 굉장히 화목했었답니다.

Updated at 2021-05-24 18:47:46

그래도 사돈의 8촌보다야 훨...

WR
2021-05-24 18:45:52

제 어머님이 좀 특이한 케이스죠...ㅎㅎ 

3
2021-05-24 18:45:23

WR
2021-05-24 19:00:21

처음 이야기 들었을 때의 딱 그 느낌이군요...

Updated at 2021-05-24 19:01:05

촌수 계산법으로 따져보면 대략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형제의 자손의 자손 - 할아버지 형제의 손자가 6촌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형제의 자손의 자손의 자손 - 증조할아버지의 형제의 증손자가 9촌
이군요.

2021-05-24 19:02:20

 대기업들 보면 9촌은 둘째고

형제 사촌들 수두룩........응?

2021-05-24 19:10:47

좀 큰 공업도시 ex)울산 이런데 오시면 이런 친척 관계 죽여줍니다.

노사 협의하는데 명단 제출하고 보니
사측 임원과 노조 인원이 6촌이라고 해서
그 인원들 협의에서 빼기도 하고

A라는 인물의 회사에 옆부서 신입 사원이
형수님의 조카 그니깐 우리 장손의 이종사촌
문제 생겨 그 신입을 다른 부서로 보냈는데
거기 과장은 A의 장모님의 친척동생인가 그런..
꼬이고 꼬여서리

WR
2021-05-24 19:14:39

타도와는 달리 경상도 쪽에 아무래도 산업화로 인한 일자리가 많았고 상대적으로 지역 사람들의 이동도 적었으니 충분히 그럴 것 같습니다.

 

형님 직장은 서울이라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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