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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인생의 길이와 시간에 대한 혼란한 이상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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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2 11:00:14

tvN 드라마 스테이지 2021 민트 컨디션을 봤는데, 60대 노인(임채무)이 무료 MRI를 전단을 보고

찾아간 병원에서 검사중 사고사하였으나, 20대로 회춘하여 깨어나면서 겪는 내용이더군요. 

젊어진 노인이 시계방 앞을 지나다 자신의 젊은시절 시계방 힘들게 일하던 과거를 회상하며

'이 지겨운 인생을 어떻게 다시 살아'하며 우는 장면이 나오더군요.

 

저는 40대 후반인데, 가끔 만나 이야기 나누는 분 중 80대 노인분이 계십니다.

일제시대, 6.25, 전후 서울삶 등을 이야기하시는데 상당히 생경하더군요.

분명 어릴적 노인분들에게 들었던 옛이야기를, 중년이 되어서 다른 노인분에게 들으니

시간에 대한 관념이 순간 헤깔리기 시작합니다.

 

20대때 마라톤을 취미였고 하프를 뛸 때, 출발점에서 느끼는 그 까마득함과

중간쯤에서 갈길이 멀지만 뛰어온 거리때문에 포기하기는 아깝다는 느낌.

도착 후엔 긴거리를 완주했다는 안도감과 완주시간을 체크하며 느꼈던 체감시간과 실제시간의

괴리감으로 느꼈던 의아한 느낌이 오버랩되더군요.

 

그 노인분 이야기를 들으면, 그 시대를 살았던 분들은 모두 고인이 되어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시간관념이 무너짐을 느끼게 되더군요. 일제시대을 살았던 분도 컴퓨터와 스마트폰 쓰고계시네

생각하니 인생이 생각보다 길다는 생각과 한 사람이 태어나서 겪는 문화와 기술의 변화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건가 하는 생각이 얽히고 설켜 몇일동안 혼란스럽네요.

 

인생이 짦은건지 긴건지, 이런게 40대 후반 중년이 겪는 일반적인 혼란인지,

마라톤처럼 결승점을 알수없기에 앞으로 내 삶의 도착점은 얼마 남았는지 

지금이 중간인지 아니면 거의 마지막인지....

50대가 되면 좀더 나아지려나 참 복잡하고 착잡한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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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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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2 11:06:00

저도 빠른 변화에 나이들어서 적응못할까 걱정이긴 하네요ㅎㅎ
너무 멀리 보고 미리 고민하는것 보다는 하루하루에 집중하며 살다보면 언젠가 끝에서 살아온 삶 의연하게 뒤돌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WR
2021-06-22 11:10:35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기술발전이 빨라서 느끼는 감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기도하네요. 

친한 30대 초반생들에게 물어보니 요즘 기술발전 자신도 못 따라가겠다 하더군요.

1
2021-06-22 11:10:17

'이 지겨운 인생을 어떻게 다시 살아'하며 우는 장면

ㅡ 내일이 궁금해서 사는 저로선 이해하기 몹시 힘든 심리네요. ㅎㅎ
지금 20세 분들은 제대로 된 가상현실 체험해보고 갈 거 같은데 부럽습니다.

WR
1
2021-06-22 11:13:47

드라마에서 같이 회춘한 할머니가 나오는데,

그분은 돈주고도 못사는 젊음을 얻었는데 하면 매일매일 클럽다니는게 대조되더군요.

드라마상 우는 노인은 삶이 힘들었고 재산까지 모았는데 그 모든게 없어지고

0원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건가 이야기하기는 하죠.

그럼 돈많고 젊으면 삶이 살만하다는 의미일수도 있잖아요. 그게 정답인지 모르겠어요:)

1
2021-06-22 11:20:58

오래된 소설의 한장면 떠오르네요.

불사의 약을 안먹고 있는 사람이 나오죠
왜냐고 물어보니 돈없고 가족도 없고 불행한 삶을 영원히 살기 싫어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WR
1
2021-06-22 11:37:03

불사는 저주라고 생각합니다.

인간 평균수명 늘고 100세 인생이라는 말도 생기는데

점점 저주에 가까워지는 것 같아요. 그 80대 노인분만 봐도 아내없이 20년 가까이 사시고

결국 두 자녀와는 멀어지시고, 가끔 80대인 여동생이 반찬을 챙겨주시러 오신다네요.

한번은 수박을 사다드렸더니 엄청 맛있게 드시더군요.

돈이없지도 않으신 것 같은데 젊은시절 근검절약해야되서 그냥 검소하게 사시더군요.

정확히는 인생을 즐기는 법에 대한 개념이 다르신거겠죠.

2
2021-06-22 11:26:56

저도 인생이 그리 평탄하거나 행복하지 못했어서인지 그 노인분 말씀이 와닿습니다.
저도 윤회도 싫고 영생도 싫고, 그저 지금 주어진 생이 다하면 완전 소멸해 버리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WR
1
2021-06-22 11:40:56

저는 동의합니다.

그런데 서로 기준을 다르지만, 다른분 만나보면 자신의 삶이 평탄하지 않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더군요. 나이들수록 어떻게 사는게 행복한건지 정답을 못 찾겠네요.

한동안 사람들과 담쌓고 살았는데 선을 지키는 적당한 모임이 삶의 활력이 되는것 같기도하고..

그냥 평범한 사람이다보니 요즘은 내가 세상에 필요한 존재가 되려면 뭘해야하나 고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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