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일주일만 딱 슬퍼해 주고 웃으면서 다녀주세요” 가슴 먹먹한 유서
‘엄마 아빠 일주일만 딱 슬퍼해 주고 그 다음부턴 웃으면서 다녀주세요. 저는 엄마 아빠가 웃는 게 너무 좋거든요. 제가 진짜진짜 사랑해요.'
이번주 읽은 가장 슬픈 기사로, 학폭에 시달리다 지난달 극단적인 선택을 한 광주 고교생 A군(18)이 생을 마감하기 전날 태블릿PC에 남긴 유서의 일부입니다.
A군은 '안녕'이라는 제목의 유서에서 '엄마 아빠 많이 놀라셨죠. 정말 죄송해요. 하지만 제가 계속 살아가면 엄마 아빠 힘만 빠지고, 저도 엄마 아빠 얼굴 보기가 힘들 것 같아요'라고 적었습니다.
또 친구들 이름을 열거하며 '나 학교에서 맞고 다니던 거 X팔리고 서러웠는데 너희 덕분에 웃으면서 다닐 수 있었어. 너무너무 고마워'라고 했습니다.
A군 엄마는 “그 부탁은 들어줄 수가 없어. 네가 너무 그립거든. 대신 너 힘들게 했던 사람들 모두 혼내줄게. 아들아 고통 없는 그곳에서 행복하렴. 다음에 우리 또 만나자. 그땐 엄마 곁에 오래 머물러줘" 손편지를 써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했습니다.
아버지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A군 아버지는 "아들이 매일 웃으며 저의 퇴근길을 반겨주었는데,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낸다고 항상 씩씩하게 말하던 녀석인데, 속으로 그 큰 고통을 혼자 참고 견디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니 아비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했습니다.
청원에는 28일 현재 20만여명이 동의했고, 경찰은 11명을 가해자로 분류하고 '공동상해' 3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이들은 고교 1학년 때부터 사망 전까지 A군을 상습적으로 때리고 상해를 입힌 혐의입니다.
너무나도 어이없고 슬프지 않습니까. 아무리 출산율 저하로 학생수가 줄어도, 입시 위주 학교 시스템에서 교우관계나 학폭 등 문제는 관리.관심 밖에 머물 수 밖에 없는 걸까요.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선처만 해주기엔 요즘 아이들이 너무나 조숙하고 폭력에 쉬 물드는 환경에 싸여있는데 말입니다…
글쓰기 |
이미 자정작용으로 막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제도로 막아야 할텐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안 그러면 희생자는 더 늘어나겠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