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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천상의 화원, 철원 고석정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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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9-19 11:11:19

추석 연휴를 앞둔 금요일

철원에 있는 고석정 꽃밭을 다녀왔습니다.

 

직행버스를 타고 신철원터미널을 지나 문혜리에서 내리니

버스정류장 위에서 경계병이 눈길도 주지 않고 북쪽 하늘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간식이나 사갈까 하고 들어간 편의점이 서울에서 보는 것과 달리 넓고 여유로워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고 쿠키와 캔커피 한잔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대신합니다.

 

문혜리에서 고석정 가는 길

2Km 거리로 30분 정도 걸었습니다.

앞에 보이는 언덕을 넘어가면 바로 꽃밭 입구가 나옵니다.

 

고석정 꽃밭 입구

언제부터인가 자치단체마다 유행처럼 열리는 **축제가 아닌

'꽃밭'이라는 단어가 소박하지만 오히려 더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한없이 파란 하늘과 줄지어 서있는 솟대들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입구를 빠져나오자 바로 펼쳐지는 물감을 뿌려놓은듯 화려한 맨드라미 꽃밭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흰구름을 머금은 파란 하늘은 덤이 아니라 또하나의 꽃밭, 구름꽃밭입니다.

 

요사이 유행처럼 퍼지는 댑싸리

영화를 많이 봐서 그런가 유전학자의 실수로 대량으로 번식하게된 고슴도치가 

떼로 몰려오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미니언즈같은 눈을 붙인 것은 누군가의 기발한 한 수 입니다.

보는 분들마다 참 괜찮은 아이디어라며 칭찬하네요.

아이디어 하나가 사람들의 발길을 잡고, 카메라에 한 번 더 담게 만들고, 웃음을 선물합니다.

 

 

나무 한그루와 전화박스

 

천일홍

 

  

가을이 왔으니 메밀꽃이 빠질 수 없겠죠.

 

 

 

몇송이 남지 않은 해바라기가 가는 여름을 힘들게 붙들고 있습니다.

 

  

 

 

꽃밭 구경을 마치고 옆문으로 나와 고석정으로 왔습니다.(3분 거리)

코로나때문에 요사이 대부분의 광장 분수는 개점휴업인데

이곳 고석정 광장의 분수대는 시원하게 물길을 쏘아댑니다.

 

고석정에서 바라본 한탄강

  

사진에 보이는 통통배를 탔습니다.

보고 있으니 두척이 움직이는데 그중 하나가 조금 재미있게 운행을 하더군요

여자분이 운행하는 배는 선착장을 빠져나가자 말자

키를 잡고 좌우로 심한 흔들림을 만들어 승객들에게 또다른 재미를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타보자 했는데

아쉽게도 제 앞에서 정원(11명)이 차는 바람에 남자분이 운행하는 다른 배를 탔습니다.

배를 타면서 저 배는 많이 흔들리네요 물어보며 (우리도 해요) 간절한 눈길을 보냈는데

그 분 말씀

"나는 그런 거 안해요 키를 가지고 하는 데, 편안하게 타는 게 좋지 않아요" 하시더군요.

말씀하시는 표정에서 두 분이 사이가 별로인가 보다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제가 묻던 이야기를 그전부터 많이 들었을 것 같았습니다.

아쉬움이 남아았는 잠깐의 한탄강 구경을 마치고 선착장으로 돌아와 배에서 내리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다정한 목소리

"자기야! 이리 와서 이분들 사진 좀 찍어줘 나도 같이"

예 그분들은 한탄강 부부였습니다. 

 

한탄강은 한겨울 얼음길이 열리기 전에

강 가운데에 부표 다리를 놓아 물위를 걸을 수 있는 물윗길 트레킹이 열립니다.

겨울이 시작되고 얼음이 얼기전 걸어봐야겠습니다.

 

파란 하늘에 그림처럼 펼쳐진 꽃밭을 걷는 길

기분 좋은 철원 나들이였습니다.

 

문혜리로 돌아오는 길

주렁주렁 매달린 무게를 못이겨 담장을 너머 보도위로 쏟아지듯 가지를 늘어뜨린 대추나무

가을의 길은 이런 맛이 있어야 하는데 이제는 참 만나기 힘든 풍경입니다.

살짝 담장안을 기웃해보고 열매 한개를 따서 옷자락에 쓰윽 닦고 먹었는데

아오리라 하니요? 그런 연두빛 사과맛이었습니다. 

그 작은 대추를 사과 먹듯 돌려가며 베어 먹었습니다.

씨만 없으면 한입에 꿀꺽 했을텐데요

 

필승!

여전히 열심히 경계임무를 수행하는 병사님에게 인사하고 돌아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고석정 꽃밭

예전에 포병 훈련지로 쓰던 장소를 개간해서 광할한 꽃밭을 만들었습니다.

들어보니 개장 첫 주말에 8,000명의 관객이 찾아 왔다고 합니다.

꽃밭 건너편에 만들어놓은 주차장이 주말에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일하시는 분들 다들 친절하게 잘 대해주시고 물어보면 설명도 잘 해주십니다.

꽃밭이 주는 지역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많이 기대를 하는 것 같더군요.

 

9월 철원 고석정 꽃밭은

파란 하늘아래 펼쳐진 천상의 화원입니다. 

님의 서명
가슴이 떨릴때 떠나라 곧 다리가 떨릴 날이 오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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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9-19 10:46:01

잘 봤습니다. 올려주신 글을 보니 마음이 동하네요...

WR
2021-09-19 11:14:52

오랜만에 가본 강원도 내륙 나들이가 생각보다 큰 만족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09-19 10:47:28

좋네요. 다음에 가봐야겠습니다.
소개해주셔서 감사! ^^

WR
2021-09-19 11:16:07

예 감사합니다.

저도 길선자님 면식 수행 부러워하면서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Updated at 2021-09-19 10:53:01

곧 철원 인근 평화누리길 걸을 예정이라 인근인가 검색해보니 제가 걷는 길은 철원옆 연천이라 걸어서 가긴 머네요. 힐링되는 시간이었겠어요.

WR
2021-09-19 11:19:06

꽃밭 뒤쪽에서 한탄강둘레길과 만납니다.

저도 걷는 것을 좋아하지만 하루 B급좌파님 처럼 많이 걷지는 못합니다.

그저 부러운 마음으로 B급좌파님 글 보고 있습니다.

2021-09-19 16:05:16

아 한탕강주상절리길 기사로는 봤어요. 가까우면 좋을텐데 넘 머네요ㅜ

2021-09-19 10:53:03

 아니,군 시절 혹독한 겨울에 칼바람 맞으며 훈련받고, 텐트쳤던 문혜리 벌판이 꽃밭이 되었군요!

잘 봤어요,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WR
2021-09-19 11:21:19

Essess님에게는 더욱 더 각별한 장소가 되겠네요.

넓은 꽃밭을 다 돌아보는데 꽤 힘들었습니다.

Essess님 다녀오신 후기가 기대됩니다. 감사합니다.

2021-09-19 10:54:16

인위적인것을 안 좋아해서 들어가보지 않았는데 다시 가봐야겠네요. 한탄강 줄기는 다 좋은것 같아요.

WR
2021-09-19 11:22:52

겨울에 얼음길만 제대로 열리면 사계절 모두 찾아가는 한탄강이 될 것 같습니다.

2021-09-19 11:14:05

한때 겨울마다 재두루미 보러 철원엘 갔었는데 이젠 가을에 꽃구경까지 하게 되는군요.
풍경 넘 좋습니다. 네덜랜드 튤립 농원이 부럽지 않을 정도네요.^^

WR
Updated at 2021-09-19 11:25:50

mkgd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풍차가 있어 그런지 저도 튤립 농원이 생각나더군요.

감사합니다.

2021-09-19 11:38:24

에고... 뭔 배울 일이...^^
덕분에 웬만하면 낼 움직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곁지기한테도 이야길 하니 좋아하는 눈치구요.
간만에 음악 신나게 들으며 장거리 함 뛰게 생겼네요.
편도 두 시간 반정도 걸리는군요. ㅎ

2021-09-20 07:33:35

6사단 군복무 한지라 한 3~4번은 갔던것 같은데
시간이 흘러 고석정이란 단어가 기억의 서랍장 깊은 곳에 있었나 봅니다. 늦게 기억이 나네요.
제가 있을 당시는 저런 꾳밭은 없었는데 예쁘네요.

WR
2021-09-21 11:40:50

군 훈련장을 넘겨받아 개간을 하고 꽃을 심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꽃을 심고 있던데 

전체 면적이 축구장 30개에 버금 갈 정도로 엄청 크다고 합니다.

눈이 즐겁고 덩달아 가슴도 시원한 꽃평야 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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