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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차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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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40대 후반이 남자에게 정말 위기의 순간인가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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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2-05-23 20:34:19

제 주변에 모임 하는 분들이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거든요.

 

A라는 분은 직장 상사랑 극도의 트러블로 일 때려치고, 클라우드 계열로 창업. 원래도 부부 사이가 안 좋았는데 수입이 끊기면서 거의 말도 안 하고 지내심. 둘째가 고2인데, 성인 되면 바로 이혼 도장 찍을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B라는 분은 보험일 하시는데 집안 일이나 요리는 주로 남편이 함. 애들도 아빠가 케어. 코로나 전에는 계속 보험왕. 코로나 지나면서 수입이 절반 이하로 줌. 와이프 분이 연봉이 더 높음. 와이프는 회사에 올인한 스타일. 그런데 회사에서 와이프한테 대놓고 나가라고 푸시함. 와이프도 극도의 스트레스.. 원래도 사이가 안 좋았는데 B씨가 자전거랑 마라톤 하는 걸 와이프가 엄청 싫어함. 맨날 싸우고 화해하고. 여기도 이혼 직전(몇 번 문턱까지 갔음).. 얼마 전에는 부부싸움 하다가 경찰까지 왔음. 

 

C라는 분은 굴지의 반도체 회사 팀장. 맨날 자기 자식한테는 이 일 안 시킨다고 하심. 술 마실 때마다 회사 일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 받는 게 눈에 보임. 요즘에 더 멘탈이 안 좋아지시면서 자꾸 싸운다고 와이프 분이 호소(제 와이프랑 친함). 자신이 일 그만두면 가족을 책임지지 못할 거 같다고 이혼하자고 그럼.  

 

D라는 분은 의류회사 사장님. 아버지 회사 물려받았는데, 극도의 경영 스트레스로 공황장애 치료 중. 

 

E라는 분은 설대 출신 로펌 변호사. 분양 받아 강남으로 이사 가셨는데, 돈이 모자라 금붙이까지 다 팔아야하는 상황. 이웃 중에 전문직이 젤 가난하다고 늘 얘기함. 다들 사업하면서 엄청난 부자에, 람보르기니나 롤스로이스 끌고 그러니 로펌 변호사라고 해도 젤 초라하게 느끼는 거 같음. 교육에 올인 중. 그런데 잘 되어봤자 아빠 이상 되기가 힘든 거 같은데 .. 

 

다들 서울에 자가 보유하고 있으며 능력 있고 잘 버시는 분들인데 (A라는 분은 정확한 수입을 모름), 과연 자신이 이 일을 그만두면 가족들을 책임질 수 있을까? 평생 이 일을 해봤는데 그만두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뭔가 불안한가 봅니다. 이혼 얘기 오가는 경우도 절반은 되는 거 같구요. 

 

일단 일방적으로 너무 남자 편 얘기만 했는데. 따지면 대한민국 5% 안에 드는 분들인데도 뭔가 다들 불안한가 봐요. 

 

저만 해도 명함에 제 직함 떼고 나면 인간 XXX은 도대체 무엇인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일 관두고 나면 뭘 먹고 살아야할지... 그냥 맨날 앞만 보고 살아왔는데, 평생을 해 온 이 일 빼면 나는 무슨 존재 가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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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0
2022-05-23 19:57:35

그래도 미혼은 없네요.
미혼에 흙수저면 저분들 대화에 끼지도 못하겠어요.

WR
1
Updated at 2022-05-23 20:40:20

원래 유부들 모임이라, 미혼인 친구들은 별로 적응을 못하더라구요. 

하긴 뭐 다들 아줌마 아저씨 밖에 없고, 젊은 친구들 모임에 나가고 싶겠죠.   

그래도 열심히 나오던 회원 중에 37에 미혼인 친구 있었는데, 노무사 시험 2번 떨어지더니 모임에 더 이상 안 나오네요.

 

아 별도로 제 나이 또래 미혼인 분들은, 현재 모임에는 없네요 ㅜㅜ 원래 지인들 빼구요. 

2022-05-23 20:38:41

저 부르셨나요? ㅠㅠ 그나마 이번 정부 만나이 추진하다고 하니 1.5살 정도 줄어드는걸 희망으로.. ㅎㅎ

1
2022-05-23 19:59:42

머리 빠지고 노안 오고 거시기(?)도 좀 거시기한 등 신체적 변화에 자신감도 결여되고 딱 갱년기가 그때 오는 것 같아요.

WR
3
2022-05-23 20:00:56

그러게요 ㅡㅡ; 노안, 아침에 텐트 못침, 흰 머리, 호르몬 영향으로 지금껏 뭘 위해 살아왔나? 퇴직을 앞두고 미래에 대한 불안 등등 총체적 난국이네요. 

2022-05-23 20:00:41

선진국 병같아보이네요 그저 공허한

WR
2
2022-05-23 20:01:43

글게요. 무한 경쟁의 폐해 같아요. 사실 위치적으로 보면 무한 경쟁의 위너들인데.. 

2
2022-05-23 20:02:22

평생직장 없는 시대에 8할이 팩트지요
다만 부부사이 일은 부부만 안다고 이혼을 입에 달고 다니는건 사직서 속주머니에 넣고 있는 직장인과 같더라고요
푸념을 좀더 신랄하게 얘기하면서 스트레스 푸는 다양한 사람들이 많지요 ^^

WR
Updated at 2022-05-23 20:09:43

네 오히려 이혼한다 이혼하다 이렇게 막 떠드는 분은 없구요. B 아저씨가 허구헌 날 치고박고 싸우니 A 아저씨가 이혼해! 하면서 부추키는 느낌? 뭐 진짜 이혼할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아예 부부 사이에 대화를 거의 안 한다고 하더라구요. 

2022-05-23 20:04:19

"늬들은 결혼하지마라" 드립이 괜히.... 

WR
2
2022-05-23 20:09:17

근데 저보다 두 살 많은 74 호랑이 띠 미혼 형님은 저한테 부럽다고 농담 삼아 그러더라구요. 

3
2022-05-23 20:13:11

독거노인 백수보단 낫겠쥬 

WR
1
2022-05-23 20:14:17

그래도 일단 결혼도 해보고 후손을 남겼다는 게 위너인가요? ㅜㅜ

6
2022-05-23 20:13:34

경제력만 놓고 본다면...
선망의 대상입니다만 모두에겐 사연이 있는 법이지요.

모래알이나 바위나.. 물에 가라앉는건 똑같으니까요.

WR
2
2022-05-23 20:16:02

그러게요. 객관적인 스펙만 놓고 보면 한국에서 남부러울 거 없는 가정인데, 또 나름의 사연이 있더라구요. 

2022-05-23 21:23:24

모두에게 사연이 있다지만, 경제력을 갖고 있다는 건 행복의 중요 조건 중 하나를 갖고 있는 게 아닐지…
모래알은 얕은 물만으로도 잠기지만, 바위는 깊은 물이 필요하죠. -.,-;

27
2022-05-23 20:17:50

그놈의 아파트에 올인하느라 노후대비는 안해놓고 은퇴후도 똑같이 돈 펑펑쓰면서 살려니 그게 보장이 안될뿐...욕심내려놓으면 세상 살만한 사람들이구만요.

욕심들이 너무나들 많아요...ㅎㅎ

WR
2022-05-23 20:19:23

하하 정곡을 찌르시네요. 사실은 지금 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까? 불안한 거죠.

Updated at 2022-05-24 09:15:38

아파트가 가장 확실한 노후 보장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거죠.
우리세대는 주택연금할 수 있는 아파트라도 한체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에 따라 노후가 달라질 수 있다는 말도 있죠.

WR
Updated at 2022-05-24 09:19:27

근데 사실 아파트에 올인했다기보다, E 빼고는 그냥 자가에 살다가 집값이 알아서 오른 거라..

집 한 채 있는 거 가지고는 뭔가 노후보장이 안 되는 거 같습니다.

A랑 B 아저씨는 이혼하면서 집 반띵할 생각하더라구요. 

둘 다 2027년에 리모델링 하는 데, 그때 갈라선다고..  

C라는 분은 제가 생각하기엔 이혼 얘기는 괜히 하는 거 같고. 

9
2022-05-23 20:39:32

우리나라가 왜 행복지수가 낮은지를 단적으로 잘보여주는 글이네요.

 

저도 40대입니다만 제가 나름 행복하게 살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니 2가지더군요.

 

결혼을 하지않은것과 부양가족이 없다는것.

WR
Updated at 2022-05-23 20:42:58

요즘 20대 미혼율이 역대급이라고는 하더라구요. 20대의 95%가 미혼이라니.. 

 

반면 60대 미혼율은 2%라고 하더군요. 결혼이라는 게 행복해지기 위해서 한다기 보다는, 그냥 사회의 분위기가 그렇고 남들 다 하니까 한 거 같아요.

 

아 저는 빈틈없이 행복하지는 않아도 대체로 행복합니다 ^^;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도 또 가정을 꾸리고 시펑요. 

2022-05-23 20:48:32

잘 맞는 사람과 결혼하면 더 행복하기도 합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만...

2022-05-24 10:58:06

 결혼을 하지않은것과 부양가족이 없다는것.

=> 이건 행복도 될 수 있지만, 불행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혼한 사람이 전부 불행한 것도 전부 행복한 것도 아니니까요

결론은 인생은 운빨이다...이라고 생각합니다. 

1
2022-05-23 20:46:33

너무 바라시는게 많으시는 거 아닐까요... 

예전에 서울대 나온 선배나온 모임에서 형은 그래도 최고의 정점을 찍으셨으니 걱정없겠어요... 라고 했는데 이 형이 교수임용이 안돼서 스트레스를 받더군요.... 왜냐하면 해외명문대가 다 몰려와서 서울대 학석박으로는 지방대 교수도 힘들다고... 

 

저희는 박사 수료도 아니고 졸업이 어디야? 이러고 있습니다....  

 

WR
1
2022-05-23 20:50:08

그러게요. 저도 요즘에 되뇌이는 말이 '모든 걸 가질 수는 없다'입니다. 가끔 원빈이나 유재석 같은 사람도 있지만.. 그 사람들도 나름의 공허감이 있겠죠. 

 

저도 보면 제가 가지지 못한 능력들을 가져서 제가 늘 열등감을 느끼는 멘토 형이 있는데, 그 형은 '야 임마! 내가 너 정도만 되어도 걱정이 없겠다' 그렇게 얘기하거든요.  

2022-05-24 09:11:07

온갖 수식어를 가져다 붙여도 결론은 그냥 욕심이 커서 생기는 불안감이라 봅니다. ㅎㅎ

2022-05-23 21:05:32

로펌 변호사분은 상위 1%랑 비교하니 더 박탈감이 느껴지시나봅니다.......확실히 주변사람하고 비교할 수 밖에 없어요.....서울 강남이면 대한민국 부자들이 다 모인 곳인데 누가와도 박탈감 느낄듯 합니다.......

적당히 바라고 만족해야하는데 쉽지 않죠...;

WR
2022-05-23 21:12:34

로펌 변호사 분도 1% 이상이죠 사실.. 공부로는 거의 0.1% 미만이었구요. 제가 늘 죽도록 공부해도 완전 천상계에서 놀던 분들. 

그래서 저도 더 좋은 동네로 이사는 안 가려구요 ㅎㅎ 제가 있는 동네가 좋은 게 고만고만 하거든요. 야 니네 집 몇 평이야? 얼마야? 해도 독보적인 단지가 없어요. 

3
Updated at 2022-05-23 21:09:46

강남에 수십억 짜리 아파트가 있고 전문직 맞벌이여도 당장 수입 끊기면 그동안의 소비와 생활에 변화가 생긴다는 불안감에 살아가긴 매한가지 더군요. 그렇다고 월세가 수천씩 생긴다고 달라지겠냐만은요

WR
1
Updated at 2022-05-23 21:20:59

이게 수입이 늘어나는만큼, 지출도 그만큼 늘어서 품위유지 하려면 쪼달리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렇게 따지면 맘편히 '일은 취미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 

월세 수입 천이면, 월세 2~3천씩 버는 사람이랑 비교하겠죠. 

5억짜리 슈퍼카로 안 되면, 25억짜리 슈퍼카 사고.  

7
Updated at 2022-05-23 22:37:23

돈을 많이 벌고 적게 벌고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남과 비교하면서 만족이라는 것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현대인의 숙명 같아요.

WR
4
Updated at 2022-05-23 21:16:28

무한 군비경쟁 같아요. 저쪽이 100메가톤 무기 개발하면, 우리는 200메가톤 개발하고. 

2022-05-23 23:32:15

레벨을 한단계 내려서 비교해 봐도 뭐 솔직히 크게 다른건 없을 듯 합니다.

그냥 그렇게 다들 자기 자리에서 아둥바둥 사든듯요..

보이는게 다가 아니죠.ㅠㅜ

삶이 참...

WR
2022-05-23 23:44:19

나름 참 조금 더 나은 미래가 있다고 꿈꾸면서 꾹 참고 살아온 건데 말이죠. 우째 스스로 불안을 만드는 거 같기도 해요. 

3
2022-05-23 23:34:29

저는 본문글 하고 상관 없이 .. 댓글들 하나 하나 읽어 보니 .. 많은 생각이 드네요.
글쓰신분 글 하나 올라 왔을 뿐인데 .. 다들 할 말이 이렇게도 많은 거 보면 ..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하고 살아 가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약간 모자르고 부족해도 제가 행복한가 하는 착각을 주기도 하고 .. ㅎ. 또 한편으로는 잘 나가는 사람들은 그들만의 고민이 또 있구나 싶기도 하고 ..
그래도 다들 행복 했음 합니다.

WR
3
Updated at 2022-05-23 23:47:58

그러게요. 행복이라는 게 이런 저런 조건들이 갖춰질수록 점점 더 어떤 목표에 가까워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셋팅 포인트를 자꾸 올려가는 거 같기도 해요. 

 

어찌 보면 잔잔한 수면 위로 불쑥불쑥 솟아오르는 그 갈등의 순간을 너무 크게 생각하는 거 같기도 하구요. 

2022-05-24 05:21:29

호르몬 영향도 큽니다.
40대 중반 부터는 남자고 여자고 다른 사람이에요.

WR
2022-05-24 09:03:47

감정적으로도 그런데 은퇴시기까지 겹치니 참..

2022-05-24 08:45:14

40대가 불혹이라고 했는데 지나고 보니 가장 많이 흔들리던때가 40대였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흔들리지 말라고 불혹이라 했나 생각했는데
50대가 되자 거짓말처럼 지천명이란 말 처럼 흔들림이 멈추고
어느정도 세상 살아가는 이치(?)가 보이더군요.
항상 바쁘고 조바심 많던 제가 바뀐 시점이기도 하구요.

WR
1
2022-05-24 09:05:32

그러면 다행일텐데요. 저도 뭐하러 이렇게 아등바등 사나 하면서도 내려놓지를 못했는데, 이제 조금은 변하는 거 같기도 하구요. 내가 애쓴다고 다 되는 게 아니구나, 모든 걸 다 가질 순 없구나 뭐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라구요. 

2
2022-05-24 10:47:10

물론 그냥 배부른 소리들 하시는것 일수 있겠습니다만..
시골에서 최저임금 수준으로 살고 있지만 요즘 자주 행복한 기분드는 제가 부자 같아서 기분 좋네요~

WR
2
2022-05-24 11:17:17

사실 저도 군대 있을 때 생각해 보면 그냥 비 피할 공간이랑, 제 몸 뉘일 자리만 있고, 옷가지랑 식사만 있어도 사람은 충분히 살 수 있다는 걸 경험했거든요. 사는 데 그렇게 많은 게 필요하지 않고, 지금도 많은 걸 누리고 있는데. 사람은 금새 과거를 잊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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