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40대 후반이 남자에게 정말 위기의 순간인가 보네요.
제 주변에 모임 하는 분들이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거든요.
A라는 분은 직장 상사랑 극도의 트러블로 일 때려치고, 클라우드 계열로 창업. 원래도 부부 사이가 안 좋았는데 수입이 끊기면서 거의 말도 안 하고 지내심. 둘째가 고2인데, 성인 되면 바로 이혼 도장 찍을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B라는 분은 보험일 하시는데 집안 일이나 요리는 주로 남편이 함. 애들도 아빠가 케어. 코로나 전에는 계속 보험왕. 코로나 지나면서 수입이 절반 이하로 줌. 와이프 분이 연봉이 더 높음. 와이프는 회사에 올인한 스타일. 그런데 회사에서 와이프한테 대놓고 나가라고 푸시함. 와이프도 극도의 스트레스.. 원래도 사이가 안 좋았는데 B씨가 자전거랑 마라톤 하는 걸 와이프가 엄청 싫어함. 맨날 싸우고 화해하고. 여기도 이혼 직전(몇 번 문턱까지 갔음).. 얼마 전에는 부부싸움 하다가 경찰까지 왔음.
C라는 분은 굴지의 반도체 회사 팀장. 맨날 자기 자식한테는 이 일 안 시킨다고 하심. 술 마실 때마다 회사 일 때문에 엄청 스트레스 받는 게 눈에 보임. 요즘에 더 멘탈이 안 좋아지시면서 자꾸 싸운다고 와이프 분이 호소(제 와이프랑 친함). 자신이 일 그만두면 가족을 책임지지 못할 거 같다고 이혼하자고 그럼.
D라는 분은 의류회사 사장님. 아버지 회사 물려받았는데, 극도의 경영 스트레스로 공황장애 치료 중.
E라는 분은 설대 출신 로펌 변호사. 분양 받아 강남으로 이사 가셨는데, 돈이 모자라 금붙이까지 다 팔아야하는 상황. 이웃 중에 전문직이 젤 가난하다고 늘 얘기함. 다들 사업하면서 엄청난 부자에, 람보르기니나 롤스로이스 끌고 그러니 로펌 변호사라고 해도 젤 초라하게 느끼는 거 같음. 교육에 올인 중. 그런데 잘 되어봤자 아빠 이상 되기가 힘든 거 같은데 ..
다들 서울에 자가 보유하고 있으며 능력 있고 잘 버시는 분들인데 (A라는 분은 정확한 수입을 모름), 과연 자신이 이 일을 그만두면 가족들을 책임질 수 있을까? 평생 이 일을 해봤는데 그만두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뭔가 불안한가 봅니다. 이혼 얘기 오가는 경우도 절반은 되는 거 같구요.
일단 일방적으로 너무 남자 편 얘기만 했는데. 따지면 대한민국 5% 안에 드는 분들인데도 뭔가 다들 불안한가 봐요.
저만 해도 명함에 제 직함 떼고 나면 인간 XXX은 도대체 무엇인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일 관두고 나면 뭘 먹고 살아야할지... 그냥 맨날 앞만 보고 살아왔는데, 평생을 해 온 이 일 빼면 나는 무슨 존재 가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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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미혼은 없네요.
미혼에 흙수저면 저분들 대화에 끼지도 못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