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욕망과 증오

불교에 보면, 사람이 번뇌에 시달리는 원인을 마음에 있는 탐진치 삼독때문이라 합니다. 탐진치는 탐욕심(貪欲心)·진에심(瞋恚心)·우치심(愚癡心)의 준말입니다. 사람은 좋아하는 것에 욕심을 부리고, 싫어하는 것에 화를 내며, 진리에는 어둡기 때문에 죄를 짓고 영원히 삼계를 떠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성공에는 노력이외에 너무나 많은 변수가 존재합니다. 그래서 성공하기보다는 실패하는 경우가 더 허다하죠. 그대신 증오심을 채우는 것은 그저 포탈에 들어가 마우스 몇번 클릭하면 손쉽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정치도 이런 탐진치의 현실판이라고 할 수 있겠죠. 정치인들은 부, 명예, 권력 등 본인들의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지자들에게는 그들의 욕망을 채워주기 보다는 우매하게 만들고, 증오심을 자극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 같습니다. 정보를 통제하고 왜곡하며, 증오의 대상을 선정하여 던져주면 지지자들은 우르르 달려가 그 대상을 욕하고 할퀴는 것으로 카타르시스를 얻고 만족해합니다. 너무나 손쉽고 돈도 안들며, 어부지리로 지지율도 챙기는 간편한 방법이 아닐런지...

내가 욕망을 채우는데 좌절하여 허전해진 마음을 증오로 채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이 문득 스쳐가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