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감상기] 아이언 맨 - 업 그레이드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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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 Man
Film By Jon Favreau
# 약간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조엘 슈마허 표 <배트맨>의 가장 큰 문제점은 팀 버튼의 전작과 비교하여 캐릭터가 지나치게 가벼워졌고, 희화화되었다는 것이다. 허나, 여기서 발생한 더욱 결정적인 문제는, 그 가벼움과 희화화가 맛깔나는 '위트'와 '유머'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그간 다소 진지한 영화만을 연출해왔던) 크리스토퍼 놀란이 차기 배트맨의 감독으로 결정된 것은 이러한 치명적인 결함을 보완하고자하는 자구책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여기에서 다시한번 예상치못한 결함이 발생한다. 바로, 유머 코드가 완전히 배제되었다는 것이 그것이다. 제 아무리 경이로운 테크놀로지를 자랑하고 탄탄한 내러티브를 구축했다해도 120분간 쉬지않고 쏟아지는 시각적 스펙터클을 관람하는 것은 불편하다.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유머' 요소는 '웃음 유발'이라는 1차적 목적을 떠나 이를 지켜보는 관객의 긴장감을 이완시켜 한 템포 쉬게해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차대한 요소라 할 수 있다. 2002년 여름, 제임스 카메론이 만드네 마네 등 온갖 소문과 루머가 난무했던 <스파이더 맨>이 샘 레이미의 손에의해 완성되어 세상에 공개되자 대중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기실 <스파이더 맨>이 거둔 쾌거는, 기술력의 진일보가 아니라 '히어로 물'의 가장 이상적인 롤 모델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초인적인 영웅의 탄생 과정을 설명하느라 상당히 긴 프롤로그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마치 춤을 추듯(혹은 삼바 축구를 보듯) 정확하게 조율된 'Slow Slow Quick Quick' 리듬은, 드라마와 액션의 조화를 황금 비율로 승화시키기에 충분했다. 감독이기보단 코믹 배우로, 또 시나리오 작가로 유명한 존 파브로의 신작 <아이언 맨>을 보면, 이 작품의 롤 모델이 <스파이더 맨> 이었음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그 자신이 오랜동안 코미디 연기를 해왔고,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왔던 터라 그의 감각은 고스란히 영화 속에 이입된다. 물론, 원작 코믹스가 이미 구축해놓은 캐릭터의 묘미도 무시할 순 없는거지만, 자칫 삐딱선을 탈 수 있는 이를 '완성'시킨 인물은 감독인 존 파브로와 슈퍼 히어로로 거듭난 된장남 '토니 스타크'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공이다.
<아이언 맨>의 토니 스타크가 여느 슈퍼 히어로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점은, 영웅으로 거듭난 그의 행동의 근원이 특별난 사명의식이나 정의감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단 다분히 사적인 이유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의 비상한 능력이 자급자족형 기술집약적 결과물이라는 점에서도 색다르다. 자신의 스타일에 꼭 맞는 '럭셔리한' 아머를 입고 비행하는 그의 들뜬 모습은 마치 건 프라를 손수 조립하여 그것을 즐기는 어린아이의 모습과 흡사하다. 그런 점에서 <아이언 맨>은 '유희'로써의 행동 양식을 취하는 전대미문의 슈퍼 히어로의 화려한 탄생인 것. 코믹스가 발표되었던 시대적 상황이 적극 반영된 원작에서는 토니 스타크라는 인물이 지독한 우파적 성향을 갖고있는데, ('50센트와 과자 한 봉지'가 전재산인 피터 파커가 가장 부러워할) 조만장자의 삶과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음에도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토니 스타크는 누구보다 곡절 많은 인생을 살아온 인물이다. 슈퍼맨처럼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배트맨처럼 정체성에대한 고민을 하거나, 엑스맨처럼 비주류로써의 고통을 지닌 것도 아니며, 심지어 스파이더 맨처럼 청년 실업의 문제로 가정 경제의 압박에 시달리는 일이 없는 인물이 바로 토니 스타크다. 토니 스타크는 (창조주인 스탠 리의 말 마따라) '하워드 휴즈'를 모티브로 만들어낸 현실 반영적 가상 캐릭터이며 '그 스스로 영웅 놀이에 질리지 않는 한' 꾸준히 육/해/공을 종횡무진하며 정의 사회 구현을 위해서든, 즐기거나 잘난척 하기위해서든 꾸준히 출몰할 것이 분명하다. 더구나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아이언 맨>에서 간헐적으로 암시되었 듯, 보다 업 그레이드 될 수트에대한 토니 스타크의 욕망과 집착이 당분간은 멈추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그에겐 슈퍼 히어로에게 '양날의 검'처럼 존재하는 가족이나 연인도 없고, '토니 스타크'라는 이름 석자(다섯자군요;)만으로도 쭉빵한 맥심 모델들이 줄을 설 정도의 막강한 (자본주의적)권력을 지녔기에 당장 지금 현재보다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아이언 맨'이 펼치는 짜릿한 음속 비행과 활약상에 열광하고, 토니 스타크의 재기발랄하고 삐딱한 언어유희에 매혹되는 영화. 전문용어로 원펀치 투 강냉이.
Ps. 굉장히 특이한 경우인데, 이 영화는 막상 리뷰를 쓰려니 할 말이 거의 없습니다; 보통 억지로라도 글을 짜내서 쓰기까지하는데, <아이언 맨>은 딱히 장황하게 풀어 쓸만한 '껀덕지'가 없는 영화여서인지 보기는 정말 즐겁게봤는데, 할 말은 별로 없네요;(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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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완급조절이 잘 되어 있는 덕분에, 고르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