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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감상기] 로저 이버트의 '드래그 미 투 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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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09-06-14 11:54:33

번역에 관심이 있고 로저 이버트의 간결하고 통찰력 있는 글을 좋아하여 번역 공부도 할 겸 취미로 그의 글을 번역해 보고 있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느릿느릿 옮기면서 역시 번역은 어렵구나 하는 것을 통감합니다. 이 글만해도 3~4시간이 걸렸습니다. 아직 한참 부족한 솜씨지만 많은 분들이 봐 주신다면 제게도 큰 보람이 될 것 같네요. 혹시 번역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원문과 대조하여 오역을 지적해 주세요. 제 공부에도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하단에 로저 이버트의 홈페이지의 카피라이트를 명시해 놓긴 했지만 저작권 문제가 좀 맘에 걸리네요. 상관 없으면 좋겠습니다만 만약 문제가 있다면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원문 링크


드래그 미 투 헬 (Drag Me to Hell)

★★★ (별 네 개 만점)

/// 2009년 6월 3일

로저 이버트 씀

은 관객들을 가끔은 웃기고 자주 놀래는 공포영화다. 그것이 영화가 의도하는 바였고, 그 의도는 들어맞았다. (1998)으로 경지에 오르고, 시리즈로 홈런을 날린 샘 레이미가 이번에는 개인 시간을 들여 자기 취미로 되돌아간 듯하다.

앨리슨 로먼은 감독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 쭈글쭈글한 노인이 나오는 공포영화도 얼마든지 재미있을 수 있겠지만(처럼), 주류 공포영화에서는 착하고 연약한 소녀만큼 효과적인 캐릭터가 없다. 영화 밖 현실에서 앨리슨 로먼은 서른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은행 대출회사 직원인 크리스틴으로 분하기엔 턱없이 앳되어 보인다. 크리스틴이 남자친구인 클레이 달튼(저스틴 롱)과 살을 섞지 않고 순결한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것도 그리 놀랍지 않다. 나는 그들이 금욕을 실천하고 있다고 짐작했다.

‘클레이 달튼’하면 떠오르는 게 있다면, ‘클레이’와 ‘달튼’이 영화사상 가장 흔한 두 이름이라는 것이다. 역대 761명의 ‘클레이’와 413명의 ‘달튼’이라는 이름이 영화에 등장했다. 굳이 성(姓)을 붙일 필요가 없는 인물에게 성을 붙인 것은, 샘 레이미 감독이 관객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찌르듯 암시하려는 의도가 있다. 영화 전체가 무언가를 암시하는 장치들로 이루어져 있다. 앙증맞은 새끼 고양이나 ‘깜짝 충격’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특히 그렇다. 물론 앙증맞은 새끼 고양이가 ‘깜짝 놀랐지? 그냥 고양이지롱!’ 식의 허위 경보를 하기에 유용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레이미가 새끼 고양이를 이런 용도로 사용하지 않은 점은 칭찬할 만하다. ‘깜짝 충격’은 모두 알다시피 어떤 신에서 무시무시한 영상이 폭발하듯 확 튀어나와 여자 주인공을 깜짝 놀래는 장면을 말한다.

‘깜짝 충격’은 튀어나오는 유령이나 괴물이 비명을 지르지 않는 이상 소리가 나지 않아야 함이 논리적으로 맞겠으나, 공포영화에서 그것들은 항상 귀에 거슬리는 불협화음과 요란한 괴음을 달고 나타난다. 이는 무엇을 베고 있지도 않은 칼날이 항상 쓱싹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처럼 상투적인 효과다.

여주인공이(공포영화에서는 항상 피해자를 여자로 설정하는 진부한 관습이 있다) 비명을 잘 질러야 한다는 것은 필수 조건인데, 앨리슨 로먼은 과연 비명을 기가 막히게 지른다. 스탠리 큐브릭이 에서 쉘리 듀발을 몇 주나 데리고 씨름을 하는 대신 앨리슨 로먼을 기용했더라면 단 하루 만에 원하는 연기를 뽑아낼 수 있었을 것이다. 크리스틴은 비명을 지를 만한 이유가 있다. 애꾸눈에다 썩어 문드러져 가는 손톱을 한 집시 노파가 크리스틴에게 찾아와 주택 대출의 상환을 세 번째로 연기해 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여기에 대해 내가 인생에서 얻은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애꾸눈에다 썩어 문드러져 가는 손톱을 한 집시 노파에게는 절대로 거절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뒤이어 벌어지는 싸움에서, 가누쉬 부인(로나 레이버)은 크리스틴의 코트에서 단추 하나를 뜯어내고, 이 사건은 크리스틴을 끝없는 불행의 연속으로 치닫게 하는데, 그 불행 중 하나는 (이하 스포일러) 크리스틴이 결국 지옥으로 끌려갈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가능성이다. (이상 스포일러) 가누쉬 부인은 크리스틴을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위협하고, 그 결과 크리스틴은 직장에서, 그리고 클레이 달튼의 부모와 함께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성을 잃고 발작한다. 그러자 클레이 달튼은 람 자스(딜립 레오)라는 이름의 인디언계 미국인 신비주의자를 고용하여 그녀를 위해 악령에 맞서 싸우게 한다.

당신이 ‘람 자스’라는 이름이 ‘람 다스(Ram Das, 1534~1581, 인도 시크교의 제4대 구루 - 역자 주)’에 대한 암시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면, 뭔가를 눈치 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구글에서 ‘람 자스’를 검색하여 매우 꼼꼼히 살펴보았지만 처음의 1,000건의 검색 결과 중 이 영화에 대해 언급된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찾지 못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신용카드도 기꺼이 받는 패서디나 출신의 점쟁이 람 자스는 지옥의 규칙에 정통한데, 특히 단추와 새끼 고양이에 관해서는 더욱 밝다. 그는 크리스틴과 클레이 달튼과 함께 가누쉬 부인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죽은 가누쉬 부인이 강력한 동지를 얻자 더욱 전력을 다한다. 그럼에도 ‘깜짝 충격’은 그러든 말든 아랑곳 않고 더 사납고 빈번히 일어난다.

크리스틴은 악령에 괴롭힘 당하고, 맞고, 주술에 홀린다. 그녀의 몸과 영혼은 만신창이가 된다.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어 클레이 달튼은 크리스틴과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전날 밤 달튼은 크리스틴을 그녀의 미술 공예집(약 2백만 달러가 나가는) 앞에 간단히 내려주고는 “정말 괜찮겠어?”라고 묻는다. 어째서인지 크리스틴은 늘 아무렇지도 않다.

에서 게티스(케인과 선거 라이벌이었던 등장인물. 레이 콜린스가 연기했다 - 역자 주)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하나 이상의 교훈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고, 또 하나 이상의 교훈을 배우게 될 거요.” 크리스틴은 다음과 같은 교훈을 배우게 된다. 하나, 애꾸눈에 썩어 문드러진 손톱을 한 집시 노파에게는 절대로 거절하지 말 것. 둘, 백 년 만에 최악의 폭풍우가 치는 동안에는 무덤을 파지 말 것. 셋, 다급할 때 클레이 달튼을 애타게 불러 봤자 때는 이미 늦었음. 불쌍한 아가씨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집시 노파의 주택 대출을 승인하는 순간, 그녀의 은행 전체가 지옥불로 끌려들어가는 무시무시한 천벌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것을.



copyright 2009, rogerebe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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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09-06-14 11:52:23

별점은 별4개 만점에 ★★★ 군요. ^^ 잘보았습니다

WR
2009-06-14 11:55:08

이런, 가장 중요한 걸 빠뜨렸네요. ^^;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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