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영화리뷰]  [알리타](스포) 사이드 스토리는 쳐내고 주인공에게 집중하기

 
3
  976
2019-02-07 01:21:26


알리타 : 배틀 앤젤을 CGV 4DX로 관람했습니다.

각설하고 총평만 얘기하자면 제목처럼 사이드 스토리는 대거 쳐내고 주인공 알리타의 이야기에 집중했습니다.

덕분에 영상은 원작을 그대로 스크린에 구현해냈음지만 이야기는 심심해졌습니다.

저는 총몽 OVA는 관람했고, 원작 만화는 1부 리뷰만 본 게 다입니다만 그래도 아는 부분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전에 나왔던 총몽 OVA를 베이스로 했다는 게 명확히 드러나는데, OVA에서 추가되었던 인물은 시렌이 등장하고, 전체적인 스토리가 OVA와 유사하거든요.

이드가 쓰레기장에 버려져있던 알리타(원작에선 갈리)를 발견하는 장면부터, 알리타가 그로우쉬카(원작에선 마카쿠)를 물리치지만 연인 휴고(유고)를 잃게 되는 부분까지, 여기까지가 끊기 딱 좋은지라 영화도 똑같은 분량을 다루고 있습니다.



총몽은 엄연히 알리타가 주인공인 이야기지만, 조연들에게도 각자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휴고는 자렘에 가겠다는, 죽은 형의 소원을 대신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벡터의 거짓약속을 순순히 믿는, 밝은 모습과 사람들을 속여서 기계 부품, 심지어 원작에선 기계 척추를 뽑아 팔아버리는 어두운 면이 공존합니다.

이드는 낮엔 사람들을 돕는 선한 의사지만 밤엔 병원 운영금을 벌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폭력적 성향을 마음껏 해소하기 위해 헌터워리어로서 현상금 사냥을 합니다. 

OVA에서 추가된, 이드의 옛 연인 시렌은 자렘에 돌아가고 싶은 욕망을 강하게 드러내면서 이드, 알리타와의 갈등 관계를 늘려주었고, OVA 안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고 퇴장하면서도 총몽 세계의 잔혹한 면을 비추었습니다.

그로우쉬카는 두말 할 필요없는 악인이지만 구구절절한 성장사연과 알리타에 대한 애증이 있었으며, 벡터는 범죄수장임과 동시에 고철마을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필요악입니다.

자팡은 처음엔 그저 평범한 헌터워리어였지만 알리타에 대한 열등감과 복수심에 갈수록 악행을 저지르고 스스로의 인생을 망칩니다.

다들 본인들의 이야기를 가지면서 알리타 이야기의 보조를 이뤘지만, 아쉽게도 영화는 원작 만화와 달리 시간의 제약을 받는 물건입니다.



애초에 시간도 부족하고, 조연들의 이야기가 영화 상에 모두 표현되면 스토리가 난잡해질 수 있었습니다.

로드리게즈 감독은 제임스 카메론의 초본을 축약한 것처럼 이들 조연의 이야기를 대거 생략하거나 삭제했습니다.

그로우쉬카와 벡터는 평면적인 악당이 되었고 폭력 성향이 사라진 이드는 순수히 주인공의 조력자로만 캐릭터를 굳혔습니다. 휴고는 여전히 자렘에 가고 싶어하지만 왜 가고 싶어하는지 영화에서 이유가 나오지 않고 대신 알리타와 로맨스 비중을 높였습니다. 이드와 시렌 사이에 자식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둘 사이의 관계를 조명하기보다는 이드, 시렌이 알리타에 대해 가지는 감정 묘사를 위해 존재합니다.

그 결과 조연 캐릭터가 심심해졌다는 문제가 생겼지만, 오롯이 주인공 알리타에게만 전개를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이드 스토리가 빠진 대신 알리타가 광전사 사이보그 바디를 찾는 과정을 넣으면서 알리타의 과거에 대한 묘사를 넣어주었고, 원래대로라면 후속작에 나왔어야 할 총몽 1부 최고의 비주얼 모터볼 장면도 추가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관객들, 특히 원작팬이 호불호갈릴 수 있겠습니다만 영화의 러닝 타임 안에 이야기를 우겨넣는 게 쉬운 것이 아니다보니 저는 일단 만족했습니다.

뭣보다 모터볼 장면을 추가한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상영관에서도 모터볼 씬이 인상깊겠지만 4DX로 보니 그야말로 4DX 최적화 액션씬이더군요. 

모터볼은 원작 볼 때도 '실사화되기 어렵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스크린에서 완벽하게 구현해줬습니다. 오오...

굉장하니까 한 번 더 말해봅니다. 오오오...

원작에선 휴고가 죽고나서야 알리타가 본격적으로 모터볼에 투신하다보니 장면 길이가 약간 짧은 게 아쉽습니다만 그 것만으로 비싼 4DX 입장료를 낼만했습니다.



일본 만화의 철학, 좀 나쁘게 말하면 개똥철학이 들어간 작품을 대중적으로 편집하다보니 대사 처리가 아쉬운 부분도 있긴 했습니다.

알리타가 "나는 악을 용납하지 않아."라고 할 땐 유치하단 생각이 절로 나더군요.

또 굉장히 추레하게 묘사되는 고철도시가 영화에선 그럭저럭 사람 살만한 동네로 보여주는데, 이러면 사람들이 어떻게든 자렘에 가고싶어하는 심정 이해가 덜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나마 밤에는 총몽의 그 우울한 고철도시의 편린이 보입니다.

노골적으로 후속작이 있음을 알려주는 끝마무리도 영 개운치않을 수 있습니다. 요즘 히어로 영화도 후속작 나올 건 뻔한 사실이지만 그래도 1편에선 기승전결을 내는데 알리타는 아예 스타워즈마냥 몇년 후에 후속작 나올거니까 다음편도 보라는 식입니다.

그래도 화장실을 일찍 갈 수 있게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이 글에선 스토리 평을 낮게 준 모양새가 되버렸는데, 바꿔말하면 주인공 알리타에게만 이야기가 집중되어서 누가봐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스토리이기도 합니다.

액션은 준수 ~ 매우 좋음이고, 원작 스토리를 축약한 건 비판받을만한 요소입니다. 그 대신 팬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듯 액션 연출은 그야말로 인정사정 없습니다.

원작을 빼다박은 듯 주인공도, 적측도 어차피 다 사이보그라서 사지가 잘려나가고 폭팔하고, 모가지가 굴러다니는 장면이 흔하게 나옵니다.

이게 어떻게 12세 이용가(미국에선 PG-13)을 받았지? 싶을 정도로, 피만 안나오는, 사정없는 사지분해가 이뤄집니다. 

알리타의 발차기에 범죄자 사이보그가 벽에 박히더니 몸통만 끊어져서 떨어지는 장면이나, 그로우쉬카와 싸우다가 알리타의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장면은 보면서도 살짝 식겁했습니다. 왠만하면 카메라를 돌려버리는, 적이 압착기에 깔려죽는 장면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게 만화와 애니로 볼 땐 몰랐는데 실사 CG로 보니까 장난아니더군요. 이 거 보다가 얘들 무서워할 수도 있겠어요.



그리고 알리타의 캐릭터가 얼추 완성된 고로 후속작에선 다른 조연들도 조명받을만한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살짝 나왔던 독 마스터 머독, 모터볼 챔피언이자 알리타의 라이벌인 저슈건, 영화 시리즈의 흑막 노바, 이제 골때리는 사고뭉치가 될 게 확정된 자팡같은 캐릭터들은 2편에선 보다 인상적인 캐릭터로 재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아, 그리고 배우 제니퍼 코넬리의 팬이면 꼭 보세요.

첫등장할 때 미모가 우와...

침대에 누워계실 때 미모가 또 우와...

너무 이뻐서 그런가 나중엔 머리를 묶어서 스스로 미모 너프를 하시더군요. 

제니퍼 코넬리 너무 이뻐욧.


단점이 없진 않지만 부디 이 작품이 흥해서 앞으로 헐리우드에서 일본 작품의 실사화도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가 세워졌으면 좋겠습니다.

공각기동대, 데스노트, 스피드레이서(이건 평은 좋았지만)를 보면...흑흑
6
Comments
2019-02-07 02:35:26

아이맥스로 보았는데 정말 재밌더군요. 두시간 지루하지 않게 봤어요. 액션 장면들은 정말 입벌리고 봤습니다.
제발 2편도 나왔으면 좋겠네요

WR
2019-02-07 11:06:03

아이맥스로 또 볼까 고민되는군요. 액션은 모터볼 하나만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2019-02-07 06:40:28

악동 로드리게즈 감독은 황혼에서 새벽까지나 씬시티, 플래닛 테러,마셰티 등 모든 영화에서 신체절단 장면을 강조해서 보여주죠. 이런 장면들이 살짝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나이들어서도 여전한 모습이 반갑기도 하고 그렇네요. ㅎㅎ

WR
Updated at 2019-02-07 11:07:34

전 씬시티 정도만 봤는데, 로드리게즈가 이런 블록버스터를 담당한다고 해서 걱정도 많았습니다만 감독도 본인 성향을 어느 정도 절제해서 대중적으로 각색했더군요.

그래도 사지절단은 뿜뿜 나왔지만. 허허

2019-02-07 09:10:13

아쉽게 생략된 부분이 많지만 대체로 각색이 잘된편이라 보이는데 명작인 OVA 애니메이션에 기댈수 있었던 1편과 달리 후속작은 완전 오리지날 각색으로 가야하니 걱정되네요ㅎㅎ

WR
Updated at 2019-02-07 11:15:52

그래도 모터볼 씬과 자팡이 미쳐날뛰는 것만 잘 보여주면 볼거리 흥행 포인트는 잡은 셈이니 2편은 걱정이 덜합니다. 

에드워드 노튼이 할 노바 연기도 기대가 많이 되요.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