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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게]  자크 오디아르의 신작 '시스터스 브라더스'를 보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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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8 07:27:19

개인적으로 자크 오디아르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 편인데

그동안 본 이전 영화들에서 실망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심장을 건너뛴 박동, 예언자, 러스트앤본 그리고 디판까지

어느 누구보다도 에너지가 넘치는 리얼리티를 잘 살리는 감독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할리우드 배우들과 함께 영어를 사용하는 서부극을 찍었더군요. 

영어로 영화를 만들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려나 하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보는 동안 잘만든 영화를 볼 때 느껴지는 좋은 느낌이 계속 감돌더군요.

 

일단 서부극이라 하면 가장 떠오르는 대표적인 분위기라 하면..

거금의 현상금을 얻기 위해 내일 없이 사는 낭만파 인생의 총잡이들이 있을 것이고,

또는 황야의 7인 처럼 정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의리파의 총잡이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시스터즈 브라더스는 지금까지 본 서부극이랑은 살짝 결이 다른 데

낯선 느낌의 서부극이 아주 기분좋게 다가오더군요.

 

등장하는 인물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인원들에 다채로운 입체감을 부여하다보니

영화가 굉장히 풍성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각각 인물들의 성격과 목적이

다르고 다름에서 오는 충돌을 통해 끊임없이 영화 진행의 에너지를 만들어가는 데

이들의 관계를 보는 관객은 지루할 틈새 없이 그저 바라만 보게 하는 흡입력을 가집니다.

액션신이나 대규모 전투가 있지는 않고, 인물들의 행동과 대사로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가는데 어느 한 장면도 낭비되지 않고 이야기의 깊이감을 만들어내는 연출력에

감탄을 하면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규모 전투는 없더라도

오디아르의 특기 답게 영화 속에 등장하는 총격신과 액션신들은 현장감이 압도적이면서

보는 이들을 서늘하게 만드는 긴장감이 엄청나더군요.

 

영화를 보면서 굉장히 좋게 본 부분이라면.. 많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등장하는 방식의

서부극이라면 주요 인물들이 큰 도전 혹은 위기에 처하는 운명이더라도 이들이 운명을

잘 헤쳐나가거나 잘 안되더라도 주체적인 태도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지만

이 영화는 위기에 놓여지는 주요 인물들이 그저 하나의 수동적인 존재로

무언가를 시도하려해도 자신의 뜻대로 풀리지 않고 또 다른 운명의 장난을 맞닥뜨려야 하는

불완전적 존재로 이어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좀 처럼 예상하기도 어렵고, 보고 있다보면 예상치 못한 전개 혹은 아이러니한 상황들에

실소가 절로 머금어지는 그런 영화이었습니다.

 

국내에서 개봉된 사례로는 작년 부국제때 말고는 아직 예정이 안잡힌 거 같은데..

기본적으로 대중성이 있는 영화는 아니다보니 와이드릴리즈는 어려울 것 같더군요.

겉 이미지로 보면 할리우드 냄새가 물씬 날 것 같은 서부극인데

실상은 시작부터 끝까지 유럽 아트하우스 영화의 감성이 가득한 영화입니다.

그렇다보니 마케팅 요소로 관객을 끌어오기도 애매한거 같기도 하고...

개봉이 된다 한들 박스오피스 기록에 큰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더군요.

 

하지만 그렇다 한들 지금까지 보지못한 새로운 느낌의 서부극이라는 점에서 너무 좋았습니다.

꾸준히 걸작 혹은 수작의 서부극을 만들어주고 있는 코엔 형제의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서부극이고 전형적인 할리우드 액션블록버스터 서부극이랑은

아예 다른 결의 영화라 놓치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운 영화입니다.

2차 시장에 풀리거나 스트리밍으로 풀리게 되거든 꼭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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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4-08 09:15:18

 저도 개인적으로 작년 부국제에서 본 8편 중 도그맨과 함께 가장 좋은 영화였습니다.

2019-04-08 09:29:45

개봉하면 뛰어가야겠네요..

2019-04-08 09:38:17

설명만 봐서는 [슬로우 웨스트]같은 부류인가 보네요?

2019-04-08 10:19:06

꼭 개봉해줬으면 좋겠습니다.

2019-04-08 10:35:54

저는 부국제에서 트리트 미 어 라이크 파이어와 함께 최악의 영화였는데... 이야기에 곁다리가 너무 많아서 뭘 말하고자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기솔적으로 세련된 부분도 딱히 없었어요. 전작들을 워낙 인상깊게 봐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그에 비해선 실망이었습니다ㅠㅠ 배우들의 연기만 빛나는 느낌이었네요.

2019-04-08 11:51:04

"인물들의 행동과 대사로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아가는데 어느 한 장면도 낭비되지 않고 이야기의 깊이감을 만들어내는 연출력에

감탄을 하면서 보게 되었습니다."

캬... 이것이 바로 '연출'이 해야할 일 아닐까요?

이 감독님은 정말 연출력만 보면 top tier입니다.

2019-04-08 20:03:36

저도 진짜 재밌게 봤어요...ㅋㅋ

특히 존씨라일리 칫솔질하는 장면이

재밌더군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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