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게] [라이언킹] 고양이과 동물의 무표정함 관련
아직 미국은 개봉 전이라서 보지는 못했는데, 한국에서 보신 분들 평이 이 영화에 우려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군요.
고양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제가 우려한 것이 표정 연기였습니다.
고양이를 키워보시면 아시지만 고양이는 개와 달리 얼굴표정이 거의 없어요. 웃지도 않고 기껏해야 화날 때 눈 모양이 조금 반달모양으로 바뀌는 정도?
그래서 슈렉 시리즈에 나오는 장화신은 고양이는 표정연기 대신 필살기로
이걸 내세웠죠. 빛이 적으면 나오는 저 귀여움의 극치인 눈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이와 키우는 이의 고양이에 대한 호감도 차이는 거의 90% 이상 이 눈을 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갈리는 거라고 봐요.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분들이 마주치는 길고양이는 밝은 대낮에 보니 이른바 캣츠아이로 불리는 날카로운 눈, 혹은 밤에 불빛 비추면 반사광으로 빛나는 으스스한 눈을 보게 되는데
반면 집에서 키우면 거의 하루종일 저 귀여운 검고 귀여운 눈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양이를 '무섭다'고 하는 분들과 '왜? 얼마나 귀여운데' 하는 차이가 생겨나는 거죠.
그런데 이것도 눈이 얼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큰 고양이에서나 느껴지는 것이고
사자 등의 대형 고양이과는 얼굴에서 눈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서 사실상 아무런 표정이 없습니다.
데포르메(변형)를 기본으로 하는 애니메이션에는 실제와 다른 과도하게 큰 눈을 그려넣고 다양한 표정연기를 시킬 수 있었지만, (바로 아래 올라온 마이펫의 이중생활 고양이 예고편을 보시죠)
https://youtu.be/rLIHj45S1LU
이번 실사형 애니메이션(분명히 말하지만 이번 작품도 애니메이션이죠. 실사영화가 아니라) 에서는 그렇게 왜곡된 표정을 만들면 사실감이 확 깨지는 한계가 생겨나게 되죠.
비슷한 실사 노선을 취한(사실상 주인공 빼고는 애니메이션이지만) 정글북에서 호랑이야 악역이니 그냥 평소 얼굴로 나와도 무방하지만,
이 영화는 관객들이 감정이입해야 하는 주인공인 사자가 무표정한 얼굴에 대사에만 감정이 담기면 당연히 부조화가 느껴질 수 밖에 없죠...
이걸 해결하려면 다른 실사 리메이크들과 달리 셀 애니메이션과 유사한 데포르메를 과감히 도입했어야 하는 건데, 또 이랬으면 대체 원작과 차이가 뭐냐는 말이 나왔겠죠.
아마 고민을 했겠지만 그냥 가보자고 결정했을 거고 결과는 이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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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말입니다.
영화관에서 무표정한 무파사를 보다가
집에 와서 다시 옛날 라이온킹 보면서 씩 웃는 무파사를 보니까
느낌이 완전 다르더군요.
옛날 라이온킹은 오랜만에 다시 보니 그림이 허접해서 깜짝 놀랐습니다만
근데 감정이입은 올해것보다 더 잘됐습니다.
많이 아쉽네요.
올해 버전은 올해 버전 나름대로의 섬세하고 사실적인 표현력에 감탄을 하긴 했습니다만
감정 이입은 좀 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