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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엔젤 해즈 폴른(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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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1-20 00: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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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주기로 나오고 있는 제라드 버틀러의 B급 프랜차이즈 [...해즈 폴른]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엔젤 해즈 폴른]이 나왔다. 설마 또 나올 줄은 몰랐는데 3년만에 제라드 버틀러를 주축으로 한 새 기획이 각설이 타령처럼 버젓이 돌아온 것이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런던 해즈 폴른]이 3년 전에 나왔을 때도 의외의 속편 기획으로 여겨졌는데 기어코 3년만에 3편을 들고 나와 트릴로지를 완성시키고 있는 것을 보면 전편들에서와 같이 이번 신작에서도 주연과 기획을 병행한 제라드 버틀러의 제작자 근성 하나는 알아줘야 한다.

 

제라드 버틀러는 딱히 소득은 없어 보이는데도 그간의 이력을 보면 제작, 기획에도 무척 열성적이었다. [...해즈 폴른]시리즈처럼 매번 똑같아서 구분하기도 힘든 몸 잘 쓰고 머리도 잘 돌아가는 의리의 상남자 배역을 제작자 자격으로 파고들면서도 [당신에게도 사랑이 다시 찾아올까요?]같은 드라마 장르에서의 평범한 역할들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며 제작과 주연에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헐리우드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굳힌 나이든 배우들이 그러는 것처럼 제라드 버틀러도 주연급 위치로 배우 수명을 늘리기 위해 본인 주연작의 제작에 참여하는 비율이 근작에 이를수록 높아지고 있다. 예정된 차기작들에서도 제작을 병행한다.

 

그동안 열 편도 넘는 작품에 제작자로도 이름을 올린 제라드 버틀러인데 그 중 가장 성적이 좋았던 작품이 이제는 트릴로지의 완결성까지 갖추게 된 [...해즈 폴른]시리즈이다. 그나마 [...해즈 폴른]시리즈가 있었기에 제라드 버틀러가 지난 10년간 열 편도 넘는 작품의 주연작에 제작자로도 참여하며 본인의 배역을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지난 10년간 박스오피스에서 터진 제라드 버틀러의 흥행작이 [...해즈 폴른]시리즈 정도 밖에 없으니 별로 속편의 가능성도 없어 보이고 그닥 궁금하지도 않은 [...해즈 폴른]의 세 번째 이야기가 개발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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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선 [백악관 최후의 날]이란 제목으로 개봉한 1편은 철지난 팍스 아메리카나적인 미국 우월주의의 뻔뻔한 태도 탓인지 월드 박스오피스에선 심심한 결과를 얻었지만 자국에선 괜찮은 성적을 기록했다. 1편은 북미 1억불 근처까지 가며 선방했다. 그 영향으로 3년 뒤 나온 [런던 해즈 폴른]은 전편이 노골적으로 드러낸 미국 애국주의 색깔을 제거하고 어리숙한 대통령과 돌쇠같은 경호원이 덤앤더머처럼 각종 위기를 탈출하는 과정에 무게를 두면서 시리즈 중에서 가장 높은 해외성적을 기록했다. 대신 자국에선 애국주의의 감상적인 면을 감질나게 긁어줘서 그런가 간신히 제작비 정도를 회수하는데 그쳤다.

 

다시 3년만에 나온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엔젤 해즈 폴른]은 처음엔 의외의 속편으로 여겨졌으나 [...해즈 폴른]시리즈가 중소 배급사를 대표한 짭짤한 흥행작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제작비를 낮게 책정해서라도 [...해즈 폴른]의 후광에 기대고 싶었을 것이다. 보통은 시리즈가 이어지면 제작비가 상승하기 마련인데 제라드 버틀러 주연, 기획의 [...해즈 폴른]은 R등급 B급 프랜차이즈로써 최대한 위험부담을 덜기 위해서인지 제작비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번 [엔젤 해즈 폴른]이 시리즈 중 처음으로 주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다시한번 비수기 깜짝 히트작의 전통을 잇게 된건 제작비를 4천만불로 조절한 덕분이다. 6년 전 1편은 7천만불을, 3년 전 2편은 6천만불을 들였다. 북미에선 상영 마무리 단계에 이른 [엔젤 해즈 폴른]은 현재 북미 7천만불 돌파는 요원해 보이고 월드 박스오피스는 전편 기준에선 반토막 이상이 나버렸다. 월드 박스오피스는 1편 보다도 못한 상황이 됐지만 제작비를 4천만불까지 조절하면서 중소배급사의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으며 찍는 작품마다 족족 망하는 제라드 버틀러는 [런던 해즈 폴른]이후 3년만에 흥행작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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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는 3편도 전편들처럼 의외로 성공을 했으니 제라드 버틀러를 주축으로 한 프랜차이즈에 대한 욕심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3편 마무리를 인간병기쯤으로 묘사되는 특수경호원 마이크 배닝이 대통령 경호를 그만두고 전쟁 후유증으로 미친 아버지를 돌보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쿠키영상까지 삽입하면서 처리하긴했지만 이런 류의 액션시리즈 특성상 은퇴한 백전노장 경호원 주인공을 정치적 음모로 가득한 백악관 암투 현장에 불러모을 구실은 얼마든지 쥐어짜낼 수 있는 것이다.     

 

3편도 제라드 버틀러 표 B급 액션물로써 기본적인 기대치는 충족시켜준다. 60대처럼 보이는 쉰살의 제라드 버틀러는 이번 편에서도 열심히 구르고 무차별 공격에 초능력자같은 실력을 발휘하며 수많은 고비를 이겨낸다. 나이에 비해 너무 늙었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지만 현실적인 모습의 경호원 얼굴로 본다면 방치된 주름살과 탄력을 잃은 피부, 처진 근육이 노병은 죽지 않는다 같은 효과로 느껴지는 면은 있다.

 

제라드 버틀러의 연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하나는 액션물에서의 수컷 냄새 잔뜩 풍기는 강인한 남자주인공, 다른 하나는 드라마 장르에서 수컷 냄새 잔뜩 풍기는 매력적인 남자주인공. 본인이 개발에 참여하는 작품들에서도 매번 능력있는 카리스마 상남자 역을 반복하는 것을 보면 배우 본인이 이런 자기도취적인 상남자 역할에 매력을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제라드 버틀러의 모습은 지난 작품들에서처럼 적당히 식상하고 지겨운 가운데 아론 에크하트의 부재가 아쉽다. 모건 프리먼이 제라드 버틀러처럼 시리즈 전체에 같은 배역으로 나와 시리즈의 전통성을 지키려 한 것은 나쁘지 않은 시도이긴 하지만 이왕 세 번째 작품을 만드는거 전편들에서 대통령으로 나온 아론 에크하트를 소환시켰다면 어땠을까 싶다. 2013년부터 3년 주기로 나온 작품이고 미국대통령은 보통은 연임을 하니까 제작 시기로 보자면 아론 크하트 대통령의 퇴임 직전에 또 테러를 당하는 설정으로 가면 절묘한 재미가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해즈 폴른]시리즈 하면 어떤 공격에도 쓰러지지 않는 충직한 무쇠 경호원과 비슷한 나잇대의 대통령이 합심하여 테러를 이겨내는 모습들인데 1편에선 하원 국회의원 의장, 2편에선 부통령으로 나왔던 트럼불이 3편에선 대통령으로 직위가 상승하였지만 고령의 모건 프리먼 나이 때문인지 전편들에서 보였던 대통령의 활약같은 것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 3편의 대통령은 초반에 의문의 드론 테러에 공격당하고는 대부분의 장면에서 침상에 누워 있는 모습만을 보여준다. 그 바람에 전편들에서 잔재미와 액션의 쾌감을 적절히 안겨주었던 대통령과 경호원의 콤비플레이도, 2인 구도의 서바이벌 게임같은 매력도 사라졌다.

 

나이든 대통령이 침상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동안 제라드 버틀러의 원맨쇼가 강화됐는데 문제는 이게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해즈 폴른]의 세 번째는 도망자 편이라 할 수 있겠다. 전편들의 답습을 피하고 싶어서인지 중반부까지는 1, 2편이 그려낸 다이하드 같은 밀실액션극을 벗어나 누명 쓴 주인공의 도피 과정에 주력했다. 시리즈가 3편에 이르렀기 때문에 기존 구조를 벗어나려 한 것 같은데 1편의 리메이크같았던 2편이 나온 뒤라 그런지 통일성만 깨진 느낌이다. 기본적으로 [...해즈 폴른]은 테러 집단의 무차별 공격을 이겨내는 대통령과 경호원의 용감한 활약을 그린 작품이니 비슷한 구조라 하더라도 1, 2편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주어진 상황과 캐릭터의 발전을 모색해보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 제라드 버틀러의 입김인지 제라드 버틀러의 별 매력도 없는 경호원 개인기에만 집중해서 하품만 나오게 한다.

 

드론 테러에서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다짜고짜 테러범 추긍을 받다가 졸지에 1급 수배자가 된 마이크 배닝의 누명쓴 도망자 이야기가 전편을 답습한 2편보다도 재미가 없고 도피 과정에서의 긴장감도 떨어지다 보니 시리즈에 연계된 신작으로 보이는게 아니라 번외편처럼 느껴진다. 중반 이후까지도 누명쓴 도망자의 각종 탈출기에 주력하는데 범인으로 오해받는 상황이 너무 단순해서 의문을 풀어가는 과정도 허술할 뿐이고 닉 놀티 특별출연으로 난데없는 부자 상봉으로 전환시키는 구성도 억지스럽다.

 

후반에서 병상에서 일어난 대통령을 도피시키는 과정을 그리며 다이하드 식의 밀실액션극을 보여주는데 모건 프리먼이 침대를 벗어났다뿐 여전히 하는 일이 없어서 아무리 봐도 트럼블을 직위를 올리면서까지 3편의 대통령으로 끌고 온 것은 판단착오같다. 시체를 방패삼아 총격을 피하고 화끈하게 터지는 폭발 장면 등 R등급 액션물의 묘미는 군데군데 드러나나 전반적으로 영상의 색감이 너무 어두워서 답답하다. 거동하기도 힘들어 보이는 모건 프리먼은 보고만 있어도 숨이 차는 것 같고 무쇠같은 상남자 경호원을 맡기엔 제라드 버틀러가 나이에 비해 너무 늙어서 믿음이 안 간다. 전편들을 봐서 의무감으로 봤는데 부디 3편의 은퇴한 마이크 배닝이 현직에 복귀하는 것으로 4편이 나오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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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1-20 08:00:43

1편 감독이 무려 태양의눈물,더블타켓, 더이퀄라이저 만든 안톤후쿠아라 놀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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