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스포] 기생충에서 아쉬웠던 것 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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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2-19 20:35:41
이 영화는 정말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만 내려 앉은 먼지 한톨이 보입니다. 한번 눈에 띄니 새로 산 TV의 불량 화소처럼 볼 때마다 더 크게 보입니다.
기택 가족이 거실을 차지하고 술자리를 하는 장면인데요. 영화 장르가 희한하게 바뀌는 공간이죠. 양주를 다 꺼내 놓고 병나발을 불며 시작됩니다. 그러다 엎어진 술상이 서스펜스를 만드는 멋진 기믹이 됩니다. 그 엎어진 술판을 문광 부부가 점령했다가, 다시 재점령했다가, 거실의 주인이 돌아옵니다. 거실 주인은 소파에 누워 냄새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쏟아진 위스키 냄새는 어디로 갔을까요. 스카치 위스키 반 잔만 흘려도 향이 진동하지 않습니까. 기택은 로얄살루트 21년을 포함해 최소 세 병은 날렸는데요. 박 사장은 미묘한 무말랭이 냄새 이야기를 하면서도 위스키 냄새는 못 맡습니다. 냄새가 이 영화에서는 갖는 의미를 생각한다면 그 생략은 너무 거칠게 느껴집니다.
짜파구리를 끓이다 태워 집안이 연기로 가득하다던가.
양주 파티를 한 게 아니라 소고기 파티를 해서, 채끝 굽는 냄새에 가려졌다던가.
연교 부부도 얼큰하게 위스키를 마시고 있어서 술 냄새엔 신경쓰지 않는다던가.
아니면 코 앞의 양주 냄새는 못 맡으면서 가난 냄새는 묘하게 맡는 상징적 장치를 넣는다던가.
개연성 보완이 필요한 부분 아니었나 싶습니다. 서스펜스의 교과서 같은 멋진 장면이라 조금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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