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게] 아래 테넷 오역 비판 비판 - 오역 지적에 대해
오역 비판은 신중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독자 혹은 관객은 오역 비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가끔 번역 비판을 하기도 하고, 어떤 글은 본의 아니게 과도한 관심을 받게 되어 난감할 때도 있습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movie&wr_id=968638&sca=&sfl=wr_name%2C1&stx=%EB%A3%B0%EB%A3%A8%EC%95%84%EB%B9%A0&sop=and&spt=-117937&scrap_mode=
그런데 오역 비판은 신중해야 하고, 비판 자체에 오류가 있어서는 곤란합니다. 언급했듯이, 일반적으로 오역 비판을 보는 사람은 아무래도 어학 실력이 오류 여부를 판단하기 충분치 않기에 비판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이기 쉽기 때문입니다.
오해가 없도록 말씀드리면 여기서 오역 비판이란 영화 게시판이나 트위터에서 "~~ 번역이 틀린 거 같다" 이 정도로 말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아래 올라온 테넷 오역 지적 영상처럼 작정하고 영화나 글의 오역을 나열하고 오류를 지적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 점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movie&wr_id=2589723
위 테넷 오역 비판 영상의 경우 첫 번째 지적부터 그 근거가 틀렸는데요, little의 다양한 용법을 몰라서 처음부터 잘못된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영상이라면 마치 가수가 라이브하는데 시작부터 음이탈이 난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 계속 보기가 힘듭니다. 문제는 아래 관련 글에서도 이를 지적하는 분들의 설명(영어 오류 지적)을 영상 제작자가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계시다는 점인데, 이런 식이라면 오역 비판이 계속되기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번역에는 다른 길이 있을 수 있으나 어학에는 정답이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틀린 것은 틀린 것입니다.
제가 굳이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오역을 지적하는 행위는 사실상 별로 잃을 것이 없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댓글을 달았더니 영상 제작자께서 발끈하셔서 영상 제작에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갔다고 반박하셨는데, 제가 말한 "잃을 게 없다"는 오역 비판자가 아래처럼 잘못된 영상을 만들어 올려도 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아래 영상을 보는 분들은 영상 속 비판의 오류를 그냥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고, 바른 번역도 오역이라 오해하며 번역가를 쓰레기라고 욕하게 됩니다. 이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비판인가요.
"오역 비판에 오류가 몇 개 있으면 어떤가? 그래도 다른 오역을 지적할 수 있으면 좋은 거 아닌가?"
이런 태도가 바로 잃을 게 없다는 의미입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무책임한 행위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내가 남의 오류를 지적하는 건 중요하고, 이를 위해 나는 일부 오류를 범해도 괜찮은 것인가요?
솔직히 제가 번역가가 아니었다면 이런 오역 비판의 오류를 훨씬 더 신랄하게 비판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 봐야 좋을 것도 없고 괜히 미운털 박히니까 안 하는 거죠. 인터넷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위 "오역 비판"에 담긴 오류는 정말이지 엄청납니다. 이는 아래 테넷 오역 비판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역을 지적하며 "~~~라고 하는 게 맞다"라고 적어 놓은 대안을 보면 더 잘못된 번역, 어이 없는 번역도 많습니다.
오역 지적은 쉬워 보이지만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그런 공개적으로 그런 비판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오류를 지적하는 비판 역시 객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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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히려 이런 지적이 지엽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팬더님 영상의 근본적 주장은 번역가 박지훈이 제발 번역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방법이 좀 틀렸을지언정 적어도 우리의 목소리는 하나로 모아져야, 불가능해 보이는 일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꽃필 것 같습니다. 가망이 없고 가취가 있던 날들을 잊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