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게] 대사는 들리지가 않는것인가, 듣지 않는 것인가
최근 유튜브에 시청자가 많이 본 구간이 그래프로 표시되는 기능이 업데이트 되었는데요.
시청자가 원하는 달고 짜고 매운, 소위 자극적인것이 잘 나가는 냉혹한 유튜브 세계에서 엑기스의 엑기스만 뽑은 영상조차 영상이 조금만 길어지면 그 인기구간 그래프에 높은 파도가 치더군요.
20만 관객동원 영화 감독보다 20만 구독자를 가진 영화 요약 유튜버가 더 돈을 많이 버는 세상이 되었다고 보는데
그만큼 시청자(관객)의 시간은 소중해졌고 재미와 효율중 시적인 컨텐츠 속독 시대에 우리들은 살고 있어요.
일상 생활에서 직장동료, 친구, 가족, 비즈니스적 서비스를 주고 받는 소통에서 목소리가 잘 안 들려 다시 한번 말해달라고는 해도 영상 컨텐츠 안에에서 만큼은 단어 하나만이라도 캐치가 안되면 우리는 참을수가 없습니다.
한국영화 대사 전달력 문제가 본격적으로 터져나온건 김수진 감독의 '우상'으로 기억합니다.
저는 그것조차 영화 종반 한석규의 방언 설교에 맞물려져 굉장히 인상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쨌거나 해당 영화는 "기술적"으로 대사전달에 문제가 있는 영화는 맞다고 봅니다.
관객은 한국어 듣기평가가 아니라 영화를 감상하러 극장을 찾는것이고 우상의 대사 전달력은 명백히 영화 감상을 저해하는 수준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러면 여기서 또 하나의 관점이 생깁니다.
'영화 감상' 이란 무엇인가..
누군가에겐 좋아하는 유튜버가 딱 적당한 시간안에 요약해서 좋은 내레이션까지 설명해주는것이 감상일것이고,
어떤 누군가는 감독과 평론가의 커멘터리나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빽빡하게 찾아서 습득하는것까지 감상이라고 표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양극단을 표현하긴 했지만 예컨데 의도적으로 영화 속 외국어에 자막을 달지 않는 상황마저도 누군가는 감독의 의도에 다가가며 영화를 파헤치는 과정 중 하나라 생각하고, 다른 누군가는 그 상황의 대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불편함에 사로잡혀 영화에 대한 흥미를 잃는 계기가 될 수 도 있다는 것이지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영화 역사 속에서 무성과 유성영화,흑백과 칼라 영화처럼 기술 진보는 관객의 즐거움을 증폭시켰고 현재 관객들은 애트모스니 돌비비전이니 아이맥스니 영화의 포맷마저 취사 선택할 수 있는 기쁨, 혹은 저주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굉장히 명확하며 이과적 배분이 가능한 기술적인 스펙 차이마저도 관객들은 서로 다른 해석을 가지고 있을 여지가 굉장히 다분하다고 봅니다.
나에게는 나의 해석, 나의 주관, 내가 가장 중요하니까요.
여러 한국 영화들 속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한국어 대사들은 과연 안들리는 것일까요?
듣지 못한 것일까요?
정답은 분명 둘 중에 하나가 아니라 그 둘 사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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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가 불량이 아니라면 녹음 자체가 엉성하거나 배우의 딕션이 안좋은 영화들이 대부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