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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오펜하이머를 보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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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4-17 11:19:16

넷플릭스로 이제서야 오펜하이머를 봤습니다.  

지루하다는 경고를 들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흥미진진하게 내용이 흘러가서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순으로 흘러가지 않고, 세가지 시간축을 

놀란 답게 믹스시겼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A : 원자탄 개발 시기 

B : 전후 보안심사 55년경  

C : B로 부터 몇년 후에 있던 로다쥬 인사청문회  

  

여러 시간축이 흘러간다는 것은 알고 봤지만.  

첫 감상 때, 인물파악과 시대파악이 미처안된 상태에서 나왔던, 

몇가지 중요한 대사를 놓치니,

각 시간축에서의 인물관계의 변화나 흐름에 대해서 중반쯤에는 반쯤 포기하고 보게 되더군요.  

 

 

사실, 결말까지 보고나면, 디테일한 것은 잘  이해를 못했지만. 

B시간대에서 로다쥬가 오펜하이머를 모함했던 것이 C시간대에서 들통난다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결국 뒤에서 올 프로메테우스의 시련을 미리 보여줌으로, 

오펜하이머의 천재, 능력자로서의 면모와 괴팍하고 자기중심정 성격, 도적적 고뇌에 대해서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시간순서를 뒤섞은 것이니, 놀란이 놀란했다고 볼 수 있고 효과도 좋았지만.... 

관객을 과대 평가한 것인지. 저 같은 사람들은 시점을 분간할 수가 없더군요.... 

히치콕 영화나 고전영화에서 관객에게 떠먹여주는  친절한 단서가 그리웠습니다. 

등장인물의 시대에 따른 외모나 옷차림이 별로 차이가 나지 않다는 점이 계속 혼란스러웠는데요. 

하다못해 로다주의 머리 숱 개수라도  차이를 줬으면 좋았을 것 같네요.   

그리고 마지막 페르미 상 수상 장면에도 별다른 설명이 없어서 

무슨상을 받는지도 모르겠고...  장관 임명된 것도 모르겠더군요.. 

자막을 넣어줘도 될 것 같은데요.. 

 

 

만든사람이야..  사건의  흐름을 다 꿰고 있으니 마음대로 뒤섞겠지만..   

저는 2회차 이상을 봐야  인물과 시간 흐름은  이해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철저히 자기중심으로 생각하며, 주변 사람들을 개 무시하는 오펜하이머의  몇 몇 대사는 

빅뱅이론의 쉘든을 생각하게 했는데(두사람의 평행이론도 있더군요), 난세가 영웅을 만든다고, 때를 잘 만난 쉘든이 아닐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  

 

셸든이 스타트랙을 덕질할  시간에, 오펜하이머는 자본론과  힌두철학 원본을 덕질한 차이?  

그러고 보니,  로스앨러모스의 모습이 뭔가 집단 농장같기도 하네요. 

수십억 달러의 미국정부의 돈을 들여서 만들긴 했지만.   

 

여담이지만,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도 오펜하이머식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한산을 중심으로, 명량과 노량이 교차하는 방식? (오펜하이머보다 더 헷갈릴 것도.. )

 

일본을 원폭하는 장면을 직접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간접적으로 원폭의 무서움만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트리니티 핵실험 장면, 로스앨러모스에서 연설 장면을 통해서 

피해자 코스프레에 대한 논란의 여지 없이. 

원폭의 공포만 고스란히 전했다는 점이 대단하네요. 


정말 이기적인 사람은 본인이 이기적이라는 사실 조차 모른다는 극 중 대사처럼 

오펜하이머를 진정한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였다는 관점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원작도 그런 내용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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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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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7 10:31:33

전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예전에 한 번 보고, 영화보기전에 한 번 더 봐서 괜찮았는데 그러지 않은 사람은 대 혼란이었던 모양입니다. 사실 릴리 호넷등 사전지식이 있었다면 우리에게 익숙한 과학자도 꽤 많았는데 말이죠. 

WR
Updated at 2024-04-17 10:35:54

이름만 들어본 사람 이거나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이라서...  

그냥 영화상에서 보여주는 느낌으로 갔습니다.... ㅠㅠ

아.. 조쉬하트넷이 굉장히 풍채가 있고 그럴싸하게 나오던데요.. 

진주만 이후에 처음본 듯. 

아..  프레디 머큐리는 원작에 거의 역할이 없었다는데 사실인가요? 

 

1
2024-04-17 14:31:24

확실히 원작을 먼저 읽지 않았다면 혼란스러웠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또 원작의 방대함과, 어떻게든 자신의 작품을 평범한 연대기로 만들고 싶지 않았을 놀란의 특성상 시나리오를 그렇게 쓴 것도 이해가 갑니다. 원작이 미국 평전사에서도 주목할만한 평가를 받았던 세밀한걸작이라 몇 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단 한 줄의 대사와 컷, 그리고 짧은 신으로 표시해야 했기 때문에 영화가 밋밋하지 않으려면 그런 뒤섞기는 필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영화가 예술성이 있었던 것이죠. 제가 이 영화를 읽고 실망하지 않았던 이유가 보통 다른 평전영화들이나 문예 영화들이 보여주지 못한 영화 나름의 구성미와 문제의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장점들은 원작을 해체하여 재구성한 놀란의 솜씨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때문에 영화는 원작에 익숙한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교적 허들이 높은 예술영화 처럼 되어버렸지만 이 이야기를 익히 알고 있는 관객들에게는 놀란이 이 사건에서 좀 더 개인적인 주제를 추출해내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 주제가 인간의 양면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원작 평전에서는 스트라우스(로다주)가 영화에서처럼 이해할만한 사람으로 그려지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아예 악한으로 그려진 것은 아니지만 영화처럼 절묘한 균형이 맞춰진 것은 아니었지요. 

WR
1
2024-04-17 17:01:54

댓글 감사합니다.  

소설이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긴 하네요. 방대하다 보니 영화에 다 담지 못했을텐데요.  

무한 도전 하하가 읽었던 책. 한번 읽어보고 싶기도 합니다.  

 

생각하면 할 수록 그 긴영화에 빼곡하게 채워진 깨알같은 디테일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스트라우스 라는 이름을 일부러 남부발음이라고 하여 "스트로스" 라고 강조하는 것이라던가. 

(독일식 이름이라 그런건가요? 유태인 이름이라서) 

 

구성이나 편집 자체가 많이 복잡한건  아닌 것 같은데 ... 

제가 사람 이름을 잘 못외우기도 하고,  흐름을 잘 못 따라간 것 같습니다.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된 사람들이지만, 인물 표현에 대해서 유가족과 협의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우리나라에서는 거미집에서 실명도 거론하지 않은 김기영 감독과도 문제가 되었는데.... 

 

스트로스 청문회와 텔러의 이후 행보는 너무 흥미로워서 몇가지 알아보고 있는데 재미있네요. 

 

1
2024-04-17 17:14:31

자세하게 기억이 안나는데 스트로스, 혹은 스르라우스 본인이 자신의 이름을 스트로스라고 발음했던 것을 평전에서는 유럽 혈통 흉내를 내고 싶어서였을 것이라는 풍문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본인은 그것이 단지 남부식 발음이라고 이야기하지만요. 그 이야기가 영화에서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 에피소드는 비천한 출신에서 자수성가한 스트로스의 배경을 설명하기 적합했죠. 이와 관련된 책들이 한국에 소개된 것만 해도 어마어마 하죠.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는 물론이고 논픽션 작가인 리처드 로즈의 원자폭탄만들기/수소폭탄 만들기도 있고(모두 천페이지에 육박하거나 넘어가는 책들입니다.), E=MC^2 등 좀 쉬운 책들도 있고. 등장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수시로 색인을 들쳐보았습니다.ㅎㅎ 위의 수소폭탄 만들기의 중심인물이 바로 에드워드 텔러입니다. 이 사람도 정말 흥미로운 사람이죠. 

1
2024-04-17 16:17:55

저도 작년 본 영화들 중에 순위권에 꼽힐 정도로 좋은 작품이라고 보지만 사실 저도 티렉스님처럼 2회차가 되서야 비로소 이해하는 부분도 있고 영화의 참맛이랄까 그런 것들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오펜하이머 이 작품이 확실히 친절하지않은 작품임은 동감하는 부분입니다.

WR
2024-04-17 16:48:36

조금은 친절해도 괜찮은게 아닐까 싶은데.. 

(최소한 장소니, 년도라도 자막으로 넣어준다던가..... ) 

놀란은 이제, 친절하면 이상한 감독이 된 것 같네요. 

최근에 태평양 전쟁 스토리를 들여다 보지 않았으면 흐름을 아예 모를뻔 했어요.. 

 

 

1
2024-04-17 17:44:14

 저는 혼란스럽지 않았는데, 이게 제가 잘봤다는게 아니라 뭔가 잘봤다고 착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는겁니다 -_-;

하 뭔가 좀 두렵네;;; 넷플에서 다시봐야 하나.... 시간 빡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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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4-18 09:22:18

놀란의 여느 필모처럼 크게 시간을 왔다갔다 하지는 않습니다.
컬러와 흑백도 시간의 전/후를 의미하지 않고
컬러 화면은 오펜하이머의 시선, 흑백화면은 스트라우스의 시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WR
2024-04-18 09:35:11

아.. 그렇군요.. 

어쩐지 흑백화면에서도 과거 시간 이야기가 나와서 너무 복잡하다고 생각했는데... 

 

2024-04-18 09:46:12

저 같은 경우엔 오펜하이머가 첫 관람보단 두번째가 그리고 두번째보다 세번째가 더 좋았기에 기회 되시면 티렉스님도 다음에 한번 더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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