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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인 앤 아웃(In & Out,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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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4-04-22 12:50:07

 

 

* [인 앤 아웃]

미국 개봉: 1997년 9월 19일(개봉 첫 주 주간 박스오피스 1위)

한국 개봉: 1998년 5월 16일

비디오: 1998년 8월 10일(스타맥스)

dvd: 2001년 10월(비트윈)


1997년 프랭크 오즈 연출의 [인 앤 아웃]은 아웃팅을 소재로 한 코미디로 톰 행크스의 1994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에서 영감을 얻어 구상된 작품이다. 1990년대만 해도 할리우드 주류 영화에선 조심스러웠던 LGBTQ 계열이라 많은 주목 속에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성공했다. 


작은 시골 고등학교 남자 선생이 결혼을 3일 앞둔 상태에서 유명 인사가 된 제자의 아웃팅으로 성 정체성을 들키면서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은 지금 봤을 땐 낡고 유난스러워 보이지만 당시 주류 영화로는 많이 앞서간 선전적 시도였다. 해를 넘겨 1998년 5월에 개봉한 국내만 해도 게이 커밍아웃 그 자체에 민감하여 수위라고 할 것도 없는 이 건전한 코미디의 관람 등급으로 미성년자관람불가 등급을 매겼고 2001년 비트윈 dvd 시청 등급으로까지 이어졌다. 


[인 앤 아웃]과 같은 해 나온 왕가위의 [해피 투게더]가 동성애 수위 문제로 수입이 금지됐다가 1년 뒤 도입부 10초 정도를 덜어내고 겨우 개봉할 수 있었던 과정을 돌아보면 [인 앤 아웃]은 개봉 당시 미성년자관람불가 등급으로라도 무사히 들어온 게 다행인 일이었다. 영화의 선동성을 우려하여 쓸데없이 두 장으로 나뉜 드림박스 비디오 출시에선 미성년자관람불가 등급을 받고 이후 YMCA 청소년 추천 비디오로 선정되는 모순이 일어난 [죽은 시인의 사회]처럼 [인 앤 아웃]도 1990년대의 국내 심의라면 기본 설정만으로도 트집 잡힐 소지가 다분했다. 3년 약혼 관계에서 혼전순결을 지킨 모범적인 예비신랑의 직업이 시골 고등학교의 존경받는 선생이란 설정이 동성애 소재에 민감했던 당시 심의위원들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었다. 


1990년대 할리우드 주류 영화의 LGBTQ로는 드문 시도였던 [인 앤 아웃]도 3,500만불 투입의 상업 영화 부담으로 결말은 타협한 흔적이 짙다. 아웃팅 뒤 커밍아웃으로 파혼하고 해고를 당한 주인공이 제자들의 졸업식에 참석하여 감동적인 명예 회복을 이루고 곧바로 결혼식을 준비하는 두 게이의 파격적인 모습으로 전환되는 것처럼 굴지만 이내 그것이 아웃팅으로 커밍아웃한 주인공 부모의 리마인드 결혼식이란 걸 드러내면서 1990년대 주류 영화의 한계를 소박하게 묻힌다. 

 

 

 

 

 

아름다운 작은 시골 마을 인디애나주 그린리프는 뉴저지주 파사익 카운티의 풍경을 빌린 가상의 마을이다. [인 앤 아웃]의 촬영지로 많이 알려졌다.  

 

케빈 클라인이 호연한 주인공 하워드 브래킷이 근무하는 고등학교는 파사익 카운티의 폼튼 레이크스 고등학교(Pompton Lakes)로 후반 결정적인 졸업식을 비롯하여 극의 주요 장면들을 촬영했다.  

 

 

고등학교 문학 교사로 시를 가르치는 데 있어 특히 자부심을 갖고 있는 하워드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으로 평온한 삶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단정하고 모범적인 모습으로 직장과 가족, 친구들과 학생들 사이에서 신뢰와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에겐 그린리프 마을이 배출한 유명 인사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화배우 제자가 있다. 맷 딜런이 당대의 전형적인 젊은 톱스타 모습을 조합시킨 캐머룬 드레이크로 느끼하게 등장한다. 톱스타의 허세와 겉멋을 캐리커처로 표현했는데 톰 크루즈 느낌도 살짝 깃든다. 캐머룬 드레이크는 'To Serve and Protect'에서 게이 군인으로 열연하여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수상이 유력한 상태다. 그린리프 마을은 지역이 배출한 최고 유명 인사인 캐머룬 드레이크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에 대한 기대로 들썩인다.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 인터뷰 장면에서 우피 골드버그가 특별 출연했다. 맷 딜런 우측 뒷모습이 우피 골드버그다.   

 

 

마침내 캐머룬은 고대하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수상 소감에서 배역에 영감을 준 고등학교 은사의 실명을 거론하여 그린리프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린다. 


알다시피 [인 앤 아웃]은 1994년 [필라델피아]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첫 수상한 톰 행크스의 유명한 수상 소감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이다. 당시 톰 행크스가 시상대에서 에이즈 걸린 게이 변호사를 연기하면서 고등학교 때 게이였던 선생과 동창생의 모습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실명을 언급한 게 화제였다. 영화는 반대편 입장에서 유명 인사의 실명 거론으로 졸지에 아웃팅 된 게이의 난감한 상황을 가정하여 [인 앤 아웃]의 이야기로 발전시켰다. 톰 행크스가 199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실명을 밝힌 고등학교 게이 은사의 이름은 롤리 판스워드, 게이 동창생은 존 길커슨이다. 

 

 

결혼식을 3일 앞둔 하워드와 약혼녀 에밀리(조안 쿠삭)는 제자의 느닷없는 아웃팅에 당황한다. 3년 약혼에서 혼전순결을 지킨 두 사람은 동료 교사로 둘 다 캐머룬을 가르쳤다. 


아카데미 시상식 장면에 글렌 클로즈가 특별 출연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캐머룬의 폭탄 발언에 그린리프 마을은 난리가 난다. 취재진이 몰리고 하워드가 아무리 게이가 아니라고 부인해도 그의 성 정체성을 두고 그간의 모습을 돌아보며 갑론을박이 펼쳐진다.   

 

 

 

하워드의 성 정체성에 대한 반짝 열기 속에 특종이 절실한 연예부 기자 피터 말로이(톰 셀렉)만은 마을에 남아 집요하게 파고든다. 영화는 하워드의 결혼식까지 취재하겠다며 극성을 떠는 피터의 항변에서 게이 커밍아웃의 의미를 결핍의 극복과 당당한 자아실현의 도구로 확장한다.  

 

 

 

 

 

 

하워드의 게이 정체성을 상징하는 문화 아이콘으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수시로 언급된다. 이 작품으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미국 내 게이 코드가 대대적으로 알려졌다.  

 

 

 

하워드는 에밀리와 3년을 약혼 관계로 지내면서 놀랍게도 혼전순결을 지켜 고해성사에서 신부까지 놀래킨다.  

 

 

 

 

게이가 게이를 알아보는 법. 알고 보니 집요한 연예부 기자 피터도 게이였다.  

 

 

 

하워드의 성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기습 키스를 퍼붓는 피터. 이때 자신의 성 정체성을 부정하는 하워드는 느닷없는 동성 키스를 그만 느끼고 만다. 케빈 클라인과 톰 셀렉의 12초 키스 장면은 당시 주류 영화로는 파격적인 묘사라 두고두고 화제였다.  

 

영화는 5일 동안 벌어지는 얘기다. 아카데미 시상식 3일 뒤 하워드와 에밀리의 결혼식이 열리고 결혼식 다음 날 하워드가 재직한 고등학교의 졸업식이 열린다.  

 

자신의 성 정체성 확인을 위해 집에서 자가 진단을 해보는 하워드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I Will Survive 댄스 장면이 나온다. 케빈 클라인은 쉰 살 되던 해에(1947년 10월 24일생) 나온 이 작품에서 딱히 동안도 아닌 외모로 30대 초중반의 분위기를 발랄하게 풍기며 예비신랑 역을 훌륭히 펼쳐냈다. 영화에서 나이가 언급되진 않지만 전개를 보면 하워드 나이는 많아야 30대 초중반인데 촬영 당시 49살이던 케빈 클라인이 본인 나이보다 15살 이상은 어린 배역을 가벼운 몸놀림으로 자연스럽게 표현해 실제 배우의 나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중반 게이 자가 진단 장면과 마지막 피로연 댄스 장면에서 어찌나 몸을 가볍게 쓰는지 포스터의 20대 분위기를 영화에서도 그대로 끌고 간다.      

 

 

 

결혼식에서 대대적인 커밍아웃으로 오랜 시간 부정하던 성 정체성의 자아를 확립한 하워드 

 

 

 

외모에 자신감이 없었던 에밀리는 무려 38kg을 감량하며 결혼식에 목맸지만 신랑의 폭탄선언으로 일생일대의 굴욕과 망신을 당하며 좌절한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게이 코드가 극 전반에 배치된다.  

 

 

 

자신의 시상식 실언으로 은사가 곤란에 처한 것을 파악한 캐머룬. 그에겐 거식증 걸린 모델 여자친구가 있다. 모델 여자친구도 외모 강박증으로 자기 자신의 만족보다 주변의 시선에 기울어 자기 자신을 확인하려 든다.   

 

 

 

 

 

하워드의 커밍아웃은 작은 시골 마을 사람들을 각성시킨다. 사람들은 애써 부정하고 외면했던 내면의 고백을 솔직하게 실토하며 해방감을 느끼고 진정한 행복이란 남의 시선이 아닌 자기 자신의 욕구 실현이란 것을 깨닫는다.  

 

 

 

결혼식장에서 커밍아웃 후 학교에서 해고됐지만 하워드의 정체성 확신은 굳건하다.  

 

 

결혼식장에서 배신 당한 분노로 흥분한 에밀리의 광증. 조안 쿠삭은 이 작품으로 1989년 [워킹걸]에 이어 1998년 아카데미에서 두 번째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지명된다. 폭발적인 감정 표현이긴 하지만 다소 과장돼 있어 부담스러운데 [워킹걸] 때도 그렇고 아카데미 후보 운이 좋은 것 같다.  

 

 

그린리프 마을의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고향을 찾은 캐머룬의 위로가 [인 앤 아웃]의 핵심이다.  

 

파혼한 결혼식 다음날의 졸업식 

 

 

 

 

졸업식장에 모두 모인 마을 사람들은 해직된 하워드의 복직과 명예 회복을 위해 각자만의 커밍아웃으로 순식간에 전염되어 [죽은 시인의 사회] 결말 같은 지지를 보낸다. 우리 모두가 게이라는 외침. 게이 커밍아웃은 곧 스스로의 솔직함과 관용으로 확대된다.


주인공 하워드를 비롯하여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사회적 시선을 의식하며 자기 자신의 만족과 행복보다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외모를 가꾸고 정체성을 부인한다. 이런 자기모순적 태도에서 커밍아웃은 성 정체성을 넘어 자아확립과 삶의 행복을 견인하는 도구로 상징되고 등장인물들의 길잡이가 돼준다.  

 

 

하워드를 아웃팅의 위기에서 구출한 제자 캐머룬은 커밍아웃으로 뺏긴 올해의 선생에 수여되는 트로피를 자신이 5일 전 받은 오스카 트로피로 건네며 하워드를 감동시킨다. 이때 졸업식 연주단이 들려주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People(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뮤지컬 [퍼니 걸]의 주제가) 연주가 극의 정서를 압축한다. 


People People who need people

(사람 사람이 필요한 사람들)

Are the luckiest people in the world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은)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 장면에서 영화는 놀랍게도 게이 결혼식으로 떡밥을 던지지만 

 

 


이내 하워드 부모의 뜬금없는 리마인드 웨딩이었다는 것을 드러내면서 [클루리스] 같은 재치로 축제의 마무리를 쓴다.   

 

이어지는 [풋루즈] 같은 결혼식 댄스파티가 

 

크레딧을 타고 신나게 펼쳐진다. 케빈 클라인의 몸놀림은 크레딧 결혼식 댄스파티에서도 힘 있게 발휘된다.  

 

20대처럼 나와 쉰을 앞둔 케빈 클라인이 맞나 싶어 다시 보게 만든 [인 앤 아웃] 포스터의 케빈 클라인. 영화에서도 20대 같은 몸놀림을 188cm의 장신으로 가볍게 보여준다. 특히 두 번의 댄스 장면에서 케빈 클라인의 몸 쓰는 진가가 발휘된다. 영화 데뷔작인 1982년 [소피의 선택]부터 중년의 무게를 드러낸 배역을 자주 맡았던 걸 떠올리면 쉰 되던 해에 나온 [인 앤 아웃]의 하워드 연기는 놀랍도록 해맑고 귀여운, 기껏해야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발랄함이라 케빈 클라인이 이렇게 젊은 느낌이었나 싶어 다시 보게 만든 연기 폭이다. 


https://youtu.be/yBPm2Xom_y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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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 로스의 I Will Survive 자가 진단 댄스  

 

https://youtu.be/WgaxRwNUR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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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지 피플의 Macho Man 결혼 피로연 댄스파티


자아 회복으로 이제 누구 앞에서도 자유롭게 춤을 출 수 있는 하워드의 커밍아웃은 성 정체성을 넘은 삶의 해방으로 행복을 안긴다.    

 

 

 

 

▲ [인 앤 아웃] 폼튼 레이크스 고등학교 촬영 모습. 뉴저지주 파사익 카운티에 위치한 고등학교로 [인 앤 아웃]의 많은 장면을 촬영했다. 


* [인 앤 아웃] 월드 프리미어

 - 1997년 9월 15일 뉴욕 첼시 웨스트 시네마(Chelsea West Cinemas) 

케빈 클라인 

 

데비 레이놀즈, 케빈 클라인, 조안 쿠삭 

 

데비 레이놀즈, 케빈 클라인 

 

케빈 클라인&피비 케이츠 부부

 

* 캡처: 비트윈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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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24-04-22 12:50:19

이 영화에 대한 제 기억은 케빈 클라인의 표지(포스터) 사진은 볼 때마다
마이클 J. 폭스가 먼저 생각 나는 거 였습니다. 

2024-04-22 12:55:50

이 영화는 안봤는데, 재밌겠네요.

중간에 탐 셀릭이 게이라고? ㅋㅋㅋㅋㅋ.

2024-04-23 00:04:08
2024-04-22 15:47:15

이 영화랑 데이브 다시 보고 싶은데 볼 수 있는 OTT가 없는 듯 싶네요.

WR
2024-04-24 15:02:47

이 명작이 VOD서비스가 안돼서 의외입니다.

2024-04-22 16:10:48

톰 셀릭이 웃겼던게 당시 마초 섹시스타 뽑으면 1위는 도맡아하던 남자가 아임 게이하니까 더 웃겼었죠.

2024-04-23 17:46:07

 정성스런 리뷰에 감사드립니다. 뒤늦게 함 볼 영화리스트에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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