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1
프라임차한잔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영화뉴스]  [정보] 폴 토마스 앤더슨에 대해 봉준호의 짧은 언급

 
  14444
Updated at 2012-09-13 12:03:52

● 영화의 호불호에 관한 타인의 취향을 존중합시다.
● 영화의 반전이나 결말의 비밀 등에 대한 정보가 본문에 포함될 경우 반드시 게시물 제목에 '스포일러' 표시를 해주세요.
● 혐오스런 비속어나 어법에 맞지 않는 통신어 사용을 자제해주시고, 띄어쓰기와 올바른 맞춤법 사용으로 글읽는 분들에 대한 배려에 힘써주세요.

좀 됐지만, 올려봅니다. 문제시 바로 삭제

영화의 리듬에 대해 얘기하다가 짧은 언급-

봉준호:
폴 토머스 앤더슨의 를 봐도 그래요, 물론 저보다 나이가 어린 친구고 저하고 차이가 있다면 약을 좋아한다는 거! 현장에서 약을 하다가 모니터 앞에서 막 쓰러지고 그런대요. 도 완전히 약 영화지요. 약기운으로 완벽한 영화를 찍은 거다, 라고 저를 자위하죠. 완벽한 리듬의 음악을 보는 것 같은 거지요. 단 한 프레임을 늘리거나 줄일 것도 없는 것 같은 느낌. 편집뿐 아니라 숏의 설계나 사운드라든가, 어어 하다가 끝나버리거든요.


+ 설국열차에 빠지게 된 계기

봉: 저는 정말 그 기차 때문에 그 만화를 집어든 거예요. 사람들은 오해하더라고요. 인터넷에 보면 에 계층과 계급이 나눠져있고 신분사회의 뭐, 뭐 그러는데, 저는 기차라는 공간이 주는 흥분 때문에 원초적으로 끌렸던 거거든요. 주인공은 그 공간을 관통해내야 하는 거고 그것 때문에 오는 계속적인 물리적인 충격이 있는 거고, 완전히 흥분되는 거지요.







출처:씨네21 정성일과 허문영, 봉준호 감독을 만나다에서

7
Comments
2
2012-09-13 12:20:08

이 부분도 흥미롭긴 하지만, 같이 언급했던 조디악과 핀처에 대한 이야기가 진짜 재밌었죠.

--

허문영 : 아까 연쇄살인범 장르의 5대 걸작 말씀하실때 을 포함시켰잖아요. 이 한국에서 개봉했을때 의 모 평자가 20자평에서 "왜 이 훌륭한지 알겠다"라고 썼던 게 기억납니다. 그 논평을 보면서 정작 을 만든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를 어떻게 봤을까 궁금했습니다.

봉준호 : 의 살인범은 제가 알아요. (모두 놀라자) 아, 물론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없지만! (일동 웃음) 알고 지냈다는 게 아니라, 워낙 연쇄살인범 리서치를 많이 했잖아요. 굉장히 슈퍼스타급 살인범이거든요. 그런데 핀처가 그걸 다룬다니까 흥분했지요. 도 물론 멋진 영화였지만 을 보다가 을 보면 은 완전 아기 영화, 유치원 애가 똥 싸는 영화예요. 두 영화 사이의 그 12년 동안에 이 사람이 무슨 일을 겪었기에 저런 거장의 리듬, 호흡을 갖췄을까. 좀 다른 의미가 되겠지만 저는 도 재미있게 봤거든요. 말로 하기 참 어려운데, 그런 리듬이라는 문제가 논리적인 분석의 영역을 넘어서는 것 같아요.

폴 토마스 앤더슨의 를 봐도 그래요. 물론 저보다 나이가 어린 친구고 저하고 차이가 있다면 약을 좋아한다는 거! 현장에서 약을 하다가 모니터 앞에서 막 쓰러지고 그런대요. 도 완전히 약 영화지요. 약기운으로 완벽한 영화를 찍은 거다, 라고 저를 자위하죠. 완벽한 리듬의 음악을 보는 것 같은 거지요. 단 한 프레임을 늘리거나 줄일 것도 없는 것 같은 느낌. 편집 뿐 아니라 숏의 설계나 사운드라든가, 어어 하다가 끝나버리거든요.

도 그런 경험이었거든요. 은 가랑비에 옷 젖듯이 느릿하고 그 어떤 흥분이 없어요. 은 어떻게든 흥분시켜보려고 아등바등 애를 쓰잖아요. 감정적이고 찔찔 싸고. 은 차분히 가라앉아서 리듬을 장악하는데 완전히 충격이었어요. 과는 완전히 달랐어요. 이 사람은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간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이 사람 영화야 늘 재미는 있었지만 보고 호흡이나 리듬이 정말 부러웠어요. 놀라운 경지였어요.

마지막에 제이클 질렌홀이 상점에 가서 남자가 일하고 있는 걸 보고만 나오잖아요. 그 행위만 보면 얼마나 심심한 행동인지. 하지만 그 영화를 2시간 넘게 보면 주인공이 조용히 범인을 대면하고 뒤돌아 나올 때 그 뒷모습에서 묵직한 바위 같은 느낌이 있더라고요. 화성살인사건을 다시 찍는다고 하더라도 난 결코 그렇게 찍을 수는 없겠다라는 생각도 들고. 리듬을 장악하는 게 노력한다고 해서 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고. 결국 그런 거 못해보고 죽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마크 러팔로 등 배우들도 놀랍지만 감독이 더 놀라웠어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그냥 그렇게 되는 건가.

--

살인의 추억과 비교해서 깎아내리곤 했던 몇몇 평자들과 달리, 심지어 이번에 사이트 앤 사운드 역대 베스트 영화 10편 중 하나로 조디악을 선정하면서 점점 더 좋아하는 눈치구요ㅎㅎ.

또 재밌는 일화 하나는 이전에 필름 2.0에서 한 기자가 살인의 추억과 조디악을 비교하면서 역시 살인의 추억을 치켜세우자, 당시 필름 2.0에 있었던 김영진 평론가가 속으로 '에휴, 저것도 영화 기자라고' 라고 생각했다고 하는군요.

2012-09-13 13:04:17

헉... 세븐이 유치원 애가 똥싸는 수준이라니... 95년부터 내 넘버원 영화인데...
봉감독님 너무해요

2012-09-13 13:39:35

펀치드렁크러브 재밌게 봤는데 깐느에서 감독상도 타고 극찬을 받을정도인가에는 좀 갸우뚱합니다.
세븐을 조디악보다 더 재밌게봤는데 (조디악을 2번 보았음에도)
봉감독 말대로 그 느릿한 템포가 적응이 안되었던듯.... 사람의 취향이란게 역시 다 다르네요

2012-09-13 14:12:29

정말 약빨고 찍었다니;;;

2012-09-13 16:50:03

봉준호 말 시원시원 하군요

2012-09-14 00:32:19

확실하다해도 상대에게 약빨고 잘찍었다는 말은 실례가 아닐까요?

2013-02-16 03:06:51

리듬에 관해 정말 공감합니다. 저도 핀처 영화중에선 조디악을 손에 꼽는데, 보면서 굉장히 놀랐던

영화였거든요. 개봉 당시에 지루하단 말을 많이 들었던지라 극장에서 보지 않았던게 후회가 될 정도였어요.

세븐은 본지가 좀 오래돼서 리듬까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내용이 충격적이라 좀체 손이 가질 않네요;;

소셜 네트워크 역시 조디악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나요. 정말 더 뺄 것도 없고 더할 것도 없는

완전체 같은 느낌. ㄷㄷ

확실히 이런 리듬과 호흡은 타고나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해요.

모범생처럼 열심히 배우고 연구하고 많이 찍어보고..이래서 생기는 것 같진 않아요. '감'이라는 것과

좀 비슷한 느낌인데...

봉준호 감독님께도 그런 비슷한(?) 부분이 느껴지는데 앞으로의 영화들을 기대해봅니다..ㅎ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