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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어메이징 스토리 2020 실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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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1-29 01:24:32

애플 TV+의 앤솔로지 [어메이징 스토리]는 80년대에 스필버그가 기획했었던 환상특급류의 앤솔로지 시리즈의 리메이크입니다.  당시 한시간동안 2~3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었고, 제법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나왔죠. 테마는 제목처럼 기이하고 놀라운 이야기지만, 80년대의 환상특급에 비해 그래도 비교적 가벼운 소재들이 주로 많았습니다. 대부분이 해피엔딩이었고요. 국내외로 반응은 별로였다고 하는데, 저는 무척 재밌게 봤습니다. 티비에서도 방영되었고, 비디오로도 출시 되었었죠.

 

리메이크 [어메이징 스토리]는 5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었습니다. 새로운 환상특급 영향을 받았는지, 이것도 5편이 각각 1시간을 꽉 채웁니다. 매 편의 시작마다 80년대 시리즈에서도 울려퍼졌던 힘찬 테마송이 나와서 기대를 크게 했지만......

 

이하는 반전들이 다 까발려집니다.

 

 

1 편 - 지하실 Cellar

개념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는 과거-미래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메이즈 러너로 인기를 얻는가 했더니 그냥 그만그만한 젊은 배우로 남고 있는 딜런 오브라이언이 남자 주인공입니다. 스토리 자체의 진부함이 있지만 나름 이야기의 결말을 전형적이지 않게 마무리해서, 대박은 아니어도 그럭저럭의 시리즈의 첫 인상을 좋게해준 에피소드였습니다.

 과거/현재를 오가는 기제가 지하실에 있는 기압계인데, 첨에는 마티 맥플라이처럼 돌아갈 방법을 무진장 고민하더니, 후반부에는 그냥 타임머신처럼 마구잡이로 편리하게 쓰는데 좀 웃기기까지 합니다. 하기야 [어메이징 스토리]가 이런 당위성에 좀 무신경한 감이 있죠. 하지만 어찌되었든 드라마의 결말은 좋았습니다.

 

 

2편 - 불꽃 The Heat

육상을 하는 여자 틴에이저들의 우정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이 사고를 당해 죽고, '사랑과 영혼' 상태가 되어 남은 다른 친구를 돕습니다. 패트릭 스웨이지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소통의 방법을 알아내고, 유령 친구는 남은 친구가 중요한 시합에서 1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합니다.

역시 전형적인 설정. 나름 진부한 흐름이 되지 않도록은 했지만, 감독이 누군진 몰라도 이런 앤솔로지에 안어울리는 엄청난 영상 기교를 부립니다. 잭 스나이더같은 슬로우 모션 남발에 와이드 촬영으로 앵글 회전하기... 좀 지겹고 짜증이 날 정도입니다.

결말은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강박적이지 않은 PC의 분위기가 묻어나는 [어메이징 스토리]이지만, 이 에피소드의 결말에서는 요즘 사람들이라면 다들 그러려니하는 부분을 굉장히 극적으로 강조해서 클라이막스로 만듭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편리한 결말. 오히려 이 황당한 부분때문에 막판은 지루함은 덜했습니다. 하지만 저 위의 영상 기교 장면만으로도 이미 지루함이 극에 달합니다.

 

 

3편 - 다이노맨과 볼트 Dynoman and the Volt

노년의 할아버지가 어디선가 날라온 반지를 낀 뒤 수퍼히어로같은 힘을 가집니다. 뭔가 사이드킥같은 역할을 할거 같은 손주. 아주 전형적인 80년대 분위기의 훈훈한 가족드라마고, 80년대 [어메이징 스토리]에서 스필버그가 감독했던 '유령 기차' 에피소드와도 약간 비슷한 느낌입니다.

역시 설정은 편리하게 꿰어 맞추기. 막판에 다이노맨의 아치에너미인 볼트가 등장하는 시점에서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려고 그러나 싶기도 한데, 굉장히 싱겁게 끝납니다. 나쁘지는 않은데, 위에서 말한 것처럼 80년대에 나와도 되었을 법할 정도로 진부합니다.

이 시리즈에서 제일 스타라고 할 수 있는 로버트 포스터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에피소드를 촬영한 후 2019년 타계하셨습니다. 에피소드가 끝나고 그를 기리는 메시지가 나옵니다.

 

 

4편 - 생명의 징조 Signs of Life

6년동안 혼수상태였던 엄마가 다시 깨어나고.... 그 동안 유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면서 엄마 뒷바라지를 한 딸. 기쁨도 잠시, 딸은 엄마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굉장히 뭔가 있을거 같은 분위기로 일관하지만, 결국 뚜렷한 설명을 해주지는 않은채 끝나는-고구마지만, 나름의 해석을 갖다 붙이면 되지....이런 분위기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시리즈 가운데서 제일 장르가 다양한 -스릴러, 가족 드라마, 액션- 에피소드인데 그만큼 이 부분이 따로 놉니다. 결말을 위해서는 캐릭터의 감정선이 시간을 갖고 흘러야 하는데, 여느 이런 앤솔로지 류의 에피소드 보다도 훨씬 긴 1시간을 꽉꽉 채우면서도 그러지를 못합니다. 그리고 우겨넣듯이 해피엔딩.  마지막 클라이막스 직전에 캐릭터들이 쳤던 사고는 어떻게 수습되었는지 나오지도 않고 그냥 해피엔딩입니다.

위에서 설명되지 않은 부분을 나름의 상상으로 메꿀 수 있는 에피소드라고 했는데, 보고나면 번잡스러워서 그러기조차 싫습니다. 그냥 될대로 되라지... 이런 느낌?

미션 임파서블 4, 로스트에 나왔던 미남 배우 조쉬 할로웨이가 살짝 후덕해진 모습으로 나옵니다. 별 역할은 안합니다.

 

 

5편 - 틈새 The Rift

2차 대전시 공중전을 벌이던 파일럿이 시공간의 틈새를 끼고 들어와서 현재에 추락합니다. 그리고 한 미망인과 그의 양아들을 만납니다. 아, 역시 많이 본 스토리. 그런데 생각보다 전형적으로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위의 캐릭터들이 별로 협력하는 것이 없이 따로 놉니다. ET를 찾듯이 정부요원들이 등장하는데, 그렇게 나쁜 사람들도 아닙니다. 그냥 위의 캐릭터들이 추구하는 목표가 다 같아서 진작에 만나서 협조하면 되는데, 그냥 해결되면 안되니까 서로가 토닥이며 현재의 아픔을 이겨내라는 덕담을 해주는 시간이 겁나 깁니다. 

원래 이런 스토리에서 냉혹하게 나와야 하는 정부 요원들이 나름 고생하며 신경을 써주는 모습이 독특하달까 그 정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에드워드 반즈가 정부 요원으로 나옵니다. 주인공의 아들은 이런 류의 스토리에서 꼭 껴들어가는 말 안듣고 일내는 아이로 나옵니다.  3편의 다이노맨 에피소드에서 나왔던 손주는 그래도 얘보다는 훨씬 나았는데....

 

 

 

 최근에 본 앤솔로지류 시리즈 중에서 최악이었습니다. 2019년 환상특급보다도 더 별로였어요. 블랙미러 시즌 5가 실망스럽다고는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물며 아마존의 '일렉트릭 드림'에서도 건질만한 에피소드는 좀 있었죠.  

 

여전히 총 제작 지휘는 스티븐 스필버그로 나옵니다. 애플 TV 영상에서 인터뷰까지 하던데, 신경 좀 더 써주시지. 왜 강박처럼 에피소드들을 모두 1시간짜리로 만드는 걸까요?  짧은 에피소드들도 가미해서 가볍고 통통 튀는 이야기들로 시즌 2가 나오길 바라지만... 과연 나올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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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21-01-29 08:43:39

1편이 꽤 재미있어서

2편을 마저 시청했는데

초딩수준의 스토리 떔에 현타가 와서

급기야 시청을 포기했습니다.

IMDB score 보니 1편이 그나마 제일 낫고

2편은 처참하네요.

나머지 편 score는 그럭저럭....

1편만 보세요.

WR
2021-01-29 13:55:46

1편이 그나마 낫죠. 좀만 더 추천하자면 3편... 나머지는 정말 추천을 대놓고 못하겠습니다.

 

2021-01-29 08:55:14

1편보고 실망해서 더 안봤는데
나머지 수준은 도대체 어느정도 인걸까요
명성과 타이틀이 좀 아까운 느낌이었어요

WR
2021-01-29 14:14:27

1편이 '그나마' 낫습니다. 저도 좋게 봐줘서 그럭저럭이었던건데... 2~5편은 정말 못미칩니다.

2021-01-29 10:30:17

혹시 the twilight zone 시리즈 보셨나요? 

시즌이 2까지 있고 각각 에피소드가 감독 작가가 다르던데 이것도 이런류의 시리즈물인지요

WR
2021-01-29 14:14:50

위에서 제가 언급한 환상특급이 Twilight Zone 의 국내 제명입니다.

2021-01-29 13:25:27

환상특급 최신편도 기대하고 있다가 평이 애매해서 감상을 미루고 있었는데, 

돌아온 어메이징 스토리마저... ㅠㅠ

WR
2021-01-29 14:15:55

차라리 환상특급이 좀 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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