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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SBS - 아우디 긁은 장애 노인, 벌금 내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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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6-07 14:36:32

 [SBS 취재파일] 아우디 긁은 장애 노인, 벌금 내준 국회의원

 

 

 "차주가 처벌 원해"…폐지 줍다 외제차 긁은 60대 벌금형

 

 지난달 초, 위와 같은 제목의 기사가 몇몇 매체에 보도됐습니다. 폐지를 줍던 67살 지적장애 노인이 리어카로 아우디 외제차를 긁어 3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법원 판결을 보도한 짤막한 기사였습니다. 폐지 줍는 노인의 사정이 조금 딱하긴 하지만 워낙 별별 뉴스가 쏟아지는 다이나믹 코리아라,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쳤던 뉴스입니다.

 

그런데 이 기사, 제법 반향이 있었나 봅니다. 혹시 이 노인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겠느냐는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제가 쓴 기사도 아니고 요즘은 워낙 개인정보에 민감한 분위기다 보니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고 또 어영부영 지나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는 몇 주가 지나 흥미로운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한 국회의원이 이 노인의 벌금을 대신 내줬단 소식이었습니다. (벌금은 대납이 가능합니다.)


알아보니 벌금을 대신 내 준 국회의원은 바로 서울 강서갑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었습니다. 본인의 지역구도 아니고, 흔한 일은 분명 아니기에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어렵사리 물어본 끝에 돌아온 답변은 싱거웠습니다. SBS 기사를 우연히 읽고 그냥 "마음이 아파서" 대신 냈다는 얘기였습니다. "리어카에 폐지를 꽉 채우면 3천 원, 산처럼 쌓아 올리면 5천 원이라고 한다. 거기에 지적장애가 있는 분이라고 하셔서 대신 냈다"는 게 강 의원의 답변이었습니다. 폐지 값은 어찌 알았냐 물으니 "TV에서 봤다"고 합니다.

 

 

 다소 김이 샜지만 이왕 물어본 김에 더 물어봤습니다. "이게 취재거리가 되냐"며 전화를 끊으려는 강 의원을 붙잡고 "지역구 주민도 아닌데 왜 그랬나"하고 우문을 던졌습니다. "오히려 지역구 주민이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그렇게 못 한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아무 연고가 없는 대전이라 자기 돈으로 벌금을 대신 낼 수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강 의원은 "법원 판결은 존중하지만, 처벌이라는 건 범죄의 예방과 교화에 목적이 있는 건데 이 분(피고인)의 경우는 딱히 그런 경우는 아닌 것 같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재판부는 "피고인이 장애가 있고 폐지를 수거해 하루 몇 천 원의 생활비를 마련할 정도로 경제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했지만, 피해자인 외제차 차주가 A 씨에 대한 처벌 의사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벌금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가 강력히 처벌을 원해 어쩔 수 없이 벌금형을 선고했다는 취지입니다.


(중략)

 

전화를 끊고 기사를 쓸지 말지 개인적으로 상당히 고민했습니다. 그리 대단한 소식도 아닐뿐더러 짜고 치는 홍보 기사로 비치지 않을까 염려가 됐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의 본업은 입법을 통한 의정 활동이지 기부나 자선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고민 끝에 기사를 쓰기로 한 건 언제나 부동(不動)의 신뢰도 꼴찌를 기록하는 우리 국회에서, 조금은 인간적인 이야기를 전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선거철 아니어도 좋은 일 하는 국회의원들, 잘 찾아보면 있더군요.


강선우 의원은 상당히 특이한 이력을 지닌 국회의원입니다. 이번에 따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강 의원은 발달 장애가 있는 딸을 둔 엄마입니다. 그래서 평소에 더 장애인 소식에 관심이 가고 장애 관련 입법에 더 공을 기울인다고 합니다. 남편과 떨어져 홀로 미국에서 딸을 키우고 대학원을 다니는, 이른바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면서 과연 한국이었다면 가능했을까 생각했고 미국과 한국의 차이를 고민하다 결국 다다른 답이 정치였답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줄도 빽도 없이 한국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은하계 바깥 수준의 번호를 받은 건 나름 유명한 일화입니다.

 

(중략)

 

 당리당략에 매몰되거나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필요할 때만 국민, 시민 찾는 국회의원은 지긋지긋하게 봤습니다. 물론 본업인 의정활동으로 더 좋은 정치를 보여주기를, 모든 국회의원들에게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강청완 기자blue@sbs.co.kr

 

https://news.v.daum.net/v/20210605091501307?x_trkm=t&fbclid=IwAR0HU9glbwckvKuzIM4KRQM8srOPNFl-eK1w3r3bXcFIeEBamkFK73iiT4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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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의원이라고 하면 경선에서 금태섭을 이기고 국회 입성했단 정도로만 머리에 남았는데 이런 훈훈한 기사가 떠서 가져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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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6-07 14:39:33

역시 ‘사람이 먼저다’ 민주당입니다

2021-06-07 14:39:41

아, 이 국회의원이 금태섭과의 경선에서 이기고 국회의원 당선된 강선우의원이군요..

 

금태섭 생각해보니, 당시에 당원들이 정말 옳은 결정을 했네요..

2021-06-07 14:48:38

이런 결과를 보니 더 흐뭇하네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인 거 같습니다.

2021-06-07 14:49:50

오 이런게 많이 알려져야 하는데요
좋은 기사 가져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06-07 14:50:03

강선우의원 인터뷰할때 따뜻함이 느껴지던데 제 느낌이 맞았네요. 국회의원이 법을 잘 만들어야지라고 하실분 계실진 모르겠지만 아마도 자신이 장애를 가진 아이의 엄마이다보니 다른 종류의 장애이지만 장애를 가진 분을 대하는 마음이 남달랐을것 같습니다.

2021-06-07 15:00:37

오! 좋은 선행은 많이 알려지는게 좋죠!ㅎ
이런 분들이 정치 쪽에 더 많았음 좋겠습니다!

2021-06-07 15:06:45

30만원에 미담이라기보다, 외제차 주인이 괘씸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2021-06-07 16:52:31

솔직히 국회의원이 아니라 누구라도 벌금을 대신 내줄 필요는 없는데 참 대단하네요. 금태섭과 당내 경선에서 이긴 의원 정도로만 알고있었는데 달리 보입니다.

Updated at 2021-06-07 19:44:09

 차주가 누군지 원. 

 

강선우 의원 정치입문계기를 보니 멋집니다. 한국을 좀 더 정의로운 사회로 만 들 수 있는 인재인 것 같습니다. 

2021-06-07 20:15:05

강선우의원은 멋지긴한데 차주가 욕먹을 일은 없겠네요. 차는 긁혔는데 보상은 못 받구요. 무상으로 합의나 선처를 바랬으면 차주도 좋은소리 들었겠지만 리어카 끌고 수가하시는 분들중에 주차돈 차들 그어놓고 그냥가거나 걸려도 배째라고 하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몇 번 당했으면 잡히면 엄벌에 처해달라고 탄원낸게 이해갑니다.
가난한자나 약자가 꼭 선한건 아니니까요

2021-06-07 20:20:27

저는 그래도 가해자의 사정을 좀 살피는 넉넉함이 있는 사회면 좋겠습니다. 아우디 씩이나 끌면서, 리어카로 폐지 수거하는 분 사정 헤아리기가 그렇게 힘든 일일까요? 저 벌금 내실 분이 배째라는 식으로 뻣대었으면 모를까, 선처를 부탁했다면 자신이 가진 부 만큼 넉넉함을 보이는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법적으로는 문제 없죠. 

2021-06-07 22:03:33

멋진 사람을 알게 되었네요.

2021-06-07 23:03:11

지적 장애 노인이라는데

아우디 차주 쉐이 인성 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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