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HD] HDR이 UHD-BD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
일전에 http://dvdprime.donga.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1200661&first_view=yes&page=0&sca=&sfl=wr_subject&stx=HDR&sst=&sod=&spt=0&page=0 란 게시물에서 주로 HDR 적용에 따른 입력측의 부담을 통해 HDR이 UHD-BD에 끼친 악의에 대해 논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논한 바를 요약하면 '제작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재현하는 것이 어렵다'이고 HDR이란 기능의 첫 번째 부담은 바로 이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시간에 논해볼 것은 바로 HDR의 두 번째 부담, 바로 '출력측의 부담'입니다. 다만 출력측의 부담이라고 해서 현 세대 디스플레이들의 HDR 적용 기능의 유무나 돌비 비전 기능의 실장에 대해 논하는 건 아닙니다. 물론 이건 이것대로 문제이긴 하지만, 어차피 시간이 흐르면 공통 실장이 되건 어느 한 쪽이 도태가 되건 맞춰 나갈 수 있는 문제입니다. 여기서 논하는 것은 보다 근원적이고, 앞으로도 해결이 어려운 부분에 대한 것입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여기에서는 HDR의 정의에서부터 시작하여 HDR 표시 방식에 대해 논하는 식의 순서를 밟아 나갈까 합니다. 따라서 이런 설명이 필요없는 분께선 맨 마지막의 결론 항목만 보셔도 무방합니다.
1. HDR의 정의 : 빛
현대 디스플레이 기술의 지속적인 향상에 따라 '블랙'의 표시 휘도(밝기 0%에 해당하는 휘도)는 변하지 않게 억제하면서, 디스플레이의 최대 휘도(화이트 피크, 밝기 100%에 해당하는 휘도)를 증대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결과적으로 출력 화면의 명암 다이나믹 레인지를 확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재현 범위가 넓어진 영역을 그대로 하이라이트(사물의 광택 표현, 역광이나 반사광에 따른 오브젝트 디테일의 차이를 보다 세밀하게 표현) 재현에 전용하여 소위 '새로운 시청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 HDR의 목적입니다. 즉, HDR은 최대한 현실에 가까운 하이라이트를 재현하는데 그 골자가 있는 것입니다.
2. HDR의 방식 : 빛을 가리는 물체
HDR의 방식은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PQ(Perceptual Quantitize)로 불리는 EOTF 규격의 그것과, HLG(Hybrid Log-Gamma)로 불리는 OETF 규격의 그것이 있습니다. 이 두 방식의 가장 중대한 차이는
- PQ 커브
1. 절대 휘도(최대 1만 니트. 제곱미터 당 1만 칸델라(cd)와 동의어)를 정한 뒤 해당 최대치에 준거하여 만든 새로운 감마 커브
2. (1을 이유로)비디오 신호의 코드가 디스플레이의 휘도 절대치에 맞춰짐(코드64 - 0.01 니트 / 코드1019 - 1만 니트)
3. (2를 이유로)EOTF(디스플레이, 출력 측)을 규정하는 규격
4. HDR에 따른 화면 어필도 : 강 = 보다 인간 시각 특성에 가까운 새로운 감마 커브로 인해 (기존 화면과)'다름'이 쉽게 눈에 띔
- HLG
1. 휘도치를 상대적으로 산정(= 기존의 TV, 즉 모든 HDR 미대응 TV들의 방식), 때문에 종래의 TV와 호환성이 있는 감마 커브
2. (1을 이유로)비디오 신호의 코드는 소스의 '흑(블랙)'과 '백(최대 피크)'에 맞춰짐(코드64 - '밝기 0', 코드940 - '밝기 100')
3. (2를 이유로)OETF(카메라, 즉 소스 측)을 규정하는 규격(= 기존의 TV들과 같음)
4. HDR에 따른 화면 어필도 : 약 = 기존의 감마 커브를 전용하기에 명암부의 단편적인 디테일 차 정도가 그나마 쉽게 눈에 띔
3_1. HDR의 재현 : 그림자
현행 UHD-BD에 채용된 방식은 PQ 커브 방식을 이용하는 HDR, 개중에서도 절대휘도치를 1천 니트로 규정한 HDR10 입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현행 디스플레이 중 0~1만 니트의 폭을 재현할 수 있는 제품이 없으며 1만 니트란 밝기는 표시한다해도 그 다이나믹 레인지가 너무 넓어질 따름이기 때문. 간단하게 말해 인간의 눈은 밝기가 강해지면 동공을 점차 축소하게 되며 감당할 수 없는 빛은 '눈부심'으로 규정하여 아무것도 안 보이게 되고 곧이어 눈을 감아버리게 되는데 1만 니트란 밝기(보다 엄밀히 말하면 0.01 니트와~1만 니트란 밝기 간의 격차)에 따른 동공의 반응은 대략 이런 사태를 초래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UHD-BD 영상 작품은 여기에 '1천 니트'를 기준선으로 하여 그 레인지를 수록하고 있습니다.
헌데 그 (1/10로 줄어버린 절대휘도)1천 니트란 밝기도 디스플레이의 방식에 따라서는 또 가능한 게 있고 아닌 게 있는데, 현재 세계의 2대 디스플레이 방식인 LCD(LED백릿)와 OLED 중 LCD쪽은 1천 니트 이상이 가능해도 OLED 쪽은 그것이 불가능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OLED가 번인, 전력 소모, 수명 등의 문제로 화이트 피크 리미터가 걸린 상태) 그래서 현재 UHD 얼라이언스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단체인 UHD 얼라이언스 측은 디스플레이의 HDR 인증 스펙을 두 가지로 제시해 뒀습니다. 1천 니트 이상 ~ 0.05 니트 이하 or 540 니트 이상 ~ 0.0005 니트 이하.
1천/ 0.05 = 2만:1 다이나믹 레인지(LCD측)과 540/ 0.0005 = 108만:1 다이나믹 레인지(OLED측)은 레인지 폭이란 점에서 OLED가 월등하고 실제로 사람에게는 1천 니트나 되는 밝기도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수준의 밝기인 건 마찬가지니 명부가 어두워도 암부가 깊어 다이나믹 레인지가 넓은 OLED가 '종래의 상대적인 감마 방식으로는' 분명 훨씬 좋은 것도 사실입니다. 문제는 PQ 커브 방식이 앞서 언급한대로 애초부터 '절대적인' 표현 방식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3_2. PQ커브 방식 HDR 재현의 난점
PQ 커브 방식으로 수록된 소스, 중에서도 HDR10으로 마스터링 된 현행 모든 UHD-BD들은 그 마스터링에 있어 0에서 ~ 1천 니트 까지의 숫자에 절대적으로 대응하는 코드치를 갖게 되며 디스플레이는 이를 의무적으로 읽어내어 재현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디스플레이들은 모두 저 숫자 사이 어드메쯤 되는 재현력을 가지지 세상 모든 디스플레이가 0 ~ 1천 니트를 정확하게 재현하는 건 불가합니다. 당장 '기준'이라는 얼라이언스 인증조차 두 종류이고 '이상'에 '이하'라는 엄한 표현이 붙는 것만 봐도 명백한 일. 이건 다시 말해서 UHD-BD에 든 '절대적인 신호'를 '개별 디스플레이들이 자기 자신의 피크 휘도 및 블랙 표현력에 따라 알아서 맞게 변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의 SDR(스탠다드 다이나믹 레인지)에 맞춰 작업, 수록한 영상은 '출력측'의 성능차가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배려하여 '상대적'인 방식(이해가 안 되시는 분은 상술한 HLG 방식을 읽어보시면 됩니다. 이것은 SDR과 명암폭은 다를지언정 그 표현의 방식은 같습니다.)으로 수록하였고 또한 다이나믹 레인지의 폭도 세상 모든 디스플레이가 대응할 수 있을 정도였기 때문에 '출력측'에서 표준 영상 숫자에 준거한 정밀한 '캘리브레이션'을 하면 '소스 제작측에서 의도한' 화면을 최대한 그에 가깝게 볼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HDR은 1. 상대적인 '폭'이 아니라 절대적인 '수치'가 기준이므로 세상 모든 디스플레이가 대응할 수가 없고, 2. 때문에 각각의 디스플레이가 피크 휘도에 맞게 스스로 변환 처리를 해야합니다. 그리고 3. 그 영상신호 처리 방식상 비선형성이 강하기 때문에 신호처리(필터링)나 부호화에 따른 화질 열화가 수반될 수 있습니다.
4. 결론
말하자면 현행 UHD-BD에 수록된 HDR10은 이상은 높은데 현실이 시궁창임을 인정하지 않은 기술입니다.
절대적인 수치를 디스플레이가 알아서 변환 처리한다는 것은 굉장히 쉬운 이야기 같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영상 컨텐츠의 제작시 의도한 휘도는 절대로 하나로 통일되어 있지 않으며 장면장면 모두 다릅니다. 그러니까 HDR 기능을 가졌다는 디스플레이는 이걸 계속 받아들여 자기 능력에 맞는 최적의 다이나믹 레인지에 맞게 변환해야 한다는 이야기.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처리하니까 오차없이 완벽할까요? 실제로는 불가능합니다. 이것과 가장 대응 개념이 유사한 업스케일링(= 뻥튀기해야 할 해상도 절대치는 정해져 있는데, 장면마다 강조해야 할 부분이 다르므로)조차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나온 이래 대략 20여년을 갈고 닦았는데도 아직도 제품(= 내장 스케일링 칩, 영상 핸들링 방식)에 따른 격차가 완연하며 화면을 오히려 망가뜨리는 수준부터 그나마 그럴싸해 보이는 수준까지 다양합니다. HDR 표시도 이와 마찬가지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소니가 자사의 업스케일 방식에서 '수많은 영상 컨텐츠의 데이터를 수집한' 학습방식 스케일러를 독자기술로 자랑하는 것은 이런 문제점을 그나마 데이터 베이스 테이블에서 바로바로 뽑아씀으로써 대응편차와 오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HDR 역시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기본 데이터 베이스 테이블을 만들어 두었습니다만, 이것은 당연히 만능이 아닙니다. HDR의 최적 변환이란 것 역시 데이터 베이스에 따른 가능성 연산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늘 창조되는 새로운 영상 컨텐츠 모두를 완벽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바로 이때문에 데이터 베이스에 없는, (새로운)UHD-BD에서는 HDR표시를 꺼버리고 SDR 변환하여 표시하는 쪽이 더 양호한 결과를 낳는 경우조차 생깁니다. '새로운'의 정의는? 그건 해당 디스플레이가 나온 다음 나온 '모든' UHD-BD를 말합니다. 그렇다고 학습 방식 HDR 기능을 만드는 것도 삽질인데 업스케일은 몇 년이나 오래 쓸 결정된 해당 시기 표준 해상도에 맞게 나오는 컨텐츠에 대응하면 되는 것이지만 HDR은 시시각각 달라지는 컨텐츠의 표시휘도에다/ 기술발전이랍시고 늘 달라지는 디스플레이들의 명암 표시 정도까지 맞춰야 하는 것입니다. 즉, 길어봐야 1년/ 극단적으론 한두 모델에만 쓰고 말 알고리즘의 학습 능력을 짜서 넣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수지가 맞는 일이 아닙니다.
5. 빛과 그림자
현행 UHD-BD에 적용된 HDR(10, PQ커브 방식)이 적용된 영상은 분명 기존 SDR 영상에 비해 '뭔가 달라보이고' '뭔가 있어보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를 위해서는 1. (특히 LCD나 프로젝터의 경우)주변이 최대한 어두워야 느끼기 쉽고, 2. 소스 제작자가 이에 대한 배려를 해뒀어야 하지만, 하여간 '뭔가 달라보이네'란 점을 인식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달라보인다'가 '우수하다'와 동의어는 아니란 것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HDR은 분명 그 목적상으론 현실에 가까운 명암 표현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이상적인 기술이지만 그것을 재현할 현실의 디스플레이는 그것을 허덕허덕 따라가는데 급급한, 그리고 정확하게 따라가기도 어렵습니다.
일전에 지인이 알려준 http://dvdprime.donga.com/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1230710&sca=&sfl=wr_subject&stx=%EC%9D%B8%EB%94%94%ED%8E%9C%EB%8D%98%EC%8A%A4&sop=and&scrap_mode=에서 ...(전략)참고로 VW520(+130인치) 시청 시엔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데 LG OLED(65E6P) 시청 시엔 HDR의 강조점이 지나쳐서 마치 디지털 촬영 작에 인위적으로 필름 그레인을 깐 듯한 느낌까지 난다. 디스플레이 특성차에 따른 차이도 배제할 수 없으나 아날로그 촬영 타이틀의 HDR은 오히려 OLED가 더 거슬리는 느낌. 향후 제작사들이 타이틀 제작 시의 모니터링 디스플레이로 어떤 걸 선택 하느냐와 HDR 효과의 강약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상당히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싶다.(후략)... 이런 부분이 있었는데, 이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이론적인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OLED에서 나타나는 HDR은 분명 (과거 SDR 영상과 비교한) 차이가 더 강렬할 수 있지만 강렬한만큼 디스플레이 변환에서 상정하지 않은 컨텐츠에서 나타나는 부작용도 더 강렬한 것이고/ 반사형 디스플레이라 상대적 휘도가 훨씬 떨어지는 프로젝터의 HDR은 부작용은 그리 띄지 않지만 HDR의 효과(= 차이)도 밋밋한 편입니다.
더 무서운 것은 그나마 수명에 따른 휘도 변화 정도만 있는 TV(이것도 이미 충분히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대응 소프트는 당연히 해당 기기의 최대 휘도에 맞춰져 계산되고 있을 것이므로 결국 경년열화로 화면이 틀어지게 됩니다.)와 달리 프로젝터에게 이 상황은 거의 재앙입니다. 프로젝터의 스펙상 최대/최저 밝기에 맞춰진 HDR10 신호 변환 소프트웨어는 스크린에서 나오는 실제 밝기에 맞춰 다시 한 번 변환되지 않으면 말짱 헛짓입니다. 이 '왜곡'은 지금까지의 SDR 디스플레이에서 했던대로 사용자가 '캘리브레이션'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라는 데 심각성이 있습니다.
현실에서 UHD-BD의 HDR 효과를 쉽게 볼 수 있는(하지만 부작용도 심해지는) 건 OLED/ 해상도 업 효과를 쉽게 볼 수 있는 건 대화면입니다. 그럼 UHD-BD를 제대로 즐기려면? 그야 되도록 큰 사이즈의 OLED가 답이겠지요. 그 가격, 수율, 수명 문제, 기타 신경 쓰이는 점을 모두 차치하고 보자면 그렇다는 것인데- 그러고도 HDR에 따른 부작용은 감수해야 합니다. 그게 현재 UHD-BD의 HDR이 가진 최대 문제입니다. 그리고 같은 PQ 커브 방식을 가진 모든 HDR 컨텐츠- 현재의 넷플릭스 HDR이건 IPTV HDR이건, 그 적용 효과 강약과 빈도차는 있을지언정- 에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6. 번외편 : 돌비 비전과 HLG
- 돌비 비전
돌비 비전은 PQ 커브 방식인 건 마찬가지지만 이 표시 책임을 소스측에도 남겨 두어서(HDR10은 소스측은 그냥 터무니없이 어려운 숙제만 제시하는 주입식 선생/ 돌비 비전은 어려운 숙제를 제시하긴 하되 힌트도 같이 주는 선생) 돌비 비전 마스터링 영상은 그 소스 내에 (상대적인 성능차에서도 되도록) 매끄럽게 풀어낼 수 있는 메타 정보가 삽입됩니다. 때문에 비록 '완벽'하진 않아도 어느정도 수록측이 의도한 바를 개별 디스플레이들이 비슷하게라도 근접 재현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잇점이 있으나...
다시 말하면 이 역시 실제로는 디스플레이 측에서 자동적으로 판단해 버리는 경우(힌트를 아무리 줘도 그것이 답이 아니므로 엉뚱한 결론을 도출하는 경우가 있듯)가 있으므로 완벽한 것은 아니며 덤으로 라이센스 요금이 워낙 비싸서 이걸 채용하는 메이커도 적습니다. 뭐, 라이센스는 돌비측이 욕심을 버리면 어떻게 될 지도 모르지만.
- 서서히 채용처가 넓어지는 HLG 방식 HDR
하지만 4K라는 해상도가 가진 해상도 측면의 잇점이 그것만으로 부각시키기 어려운 실상에서 더 넓은 다이나믹 레인지란 화두는 어떻게든 '달라 보이는' 화면을 만들기 위해(그리고 그게 무조건 우수하다는 착각도 이끌어내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따라서 비싼 데다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닌 돌비 비전을 채용하기는 어려운, 특히 이 문제에 민감하고 사활마저 걸린 방송사들은 HLG 방식의 HDR을 밀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HLG 방식 HDR은 현실이 시궁창임을 인정하고 거기에 맞춘 HDR입니다. 이 방식은 전술한대로 종래의 감마 커브 방식에 동조한 '유사 HDR'에 가깝기 때문에 그 강렬함(= 기존 영상과 다름을 쉽게 인지할 확률)은 떨어지지만 그대신 영상 신호 처리에서 열화 가능성이 더 낮고 디스플레이 호환성이 좋아서 비HDR 디스플레이에서도 HDR과 비슷한 효과(역광 암부는 보다 잘 보이고, 명부도 선명하게 보이는 등의 단편적/ 지엽적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덤으로 상대성을 강조하므로 명부와 암부간 밸런스도 현재의 표준 캘리브레이션 양식과 비슷하게 맞춰 나갈 수 있기도 하고.(따라서 경년 열화나 프로젝터 등의 상대적 휘도에도 대응이 유연)
이때문에 이미 NHK나 BBC는 이 HLG 방식의 HDR을 지속 개발중이며 현재 4K 방송 표준 HDR 기술에는 이 HLG 방식도 포함이 되어 있고, 향후 방송 쪽은 이것이 대세가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헌데 이 말은 (BBC가 제작하는)살아있는 지구 2 같은 컨텐츠가 UHD-BD로 나온다면 그것이 어떤 방식의 HDR이냐에 따라 소스 왜곡성을 수반할 수 있다는 말도 됩니다. BBC가 UHD-BD 참전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으며, 살아있는 지구 2의 UHD-BD를 기대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것은 불안 요소이기도 합니다.(덧붙이면 HLG 방식이 HDR10이나 돌비 비전과 똑같은 수준의 HDR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의견도 있으나 그건 애초에 방식상 불가능하고 실제로 그게 가능했으면 PQ 방식이 개발, 우선 채용된 이유가 없습니다. PQ는 PQ대로 분명 장점이 있습니다. 이상론에 너무 치우쳤을 뿐.)
7. 결론
- UHD-BD의 HDR(10, PQ 커브 방식)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이상적 기술이다.
- UHD-BD의 HDR은 1. 기존 BD 등의 SDR 영상에 비해 '달라' 보일 수 있다. 2. 그러나 그것이 '우수함'과 동의어는 아니다.
- 그 이유는 1. 제작측 의도를 수록측이 완전 재현한다는 보증이 어렵다, 2. 수록측 의도를 100% 동일 재현하는 게 사실상 불가하다.
- 이를 타개하기 위해 결국 현실이 시궁창임을 인정하여 그나마 2에서 유리한 HLG 방식 HDR이 채용될 공산이 있다.
- 하지만 이 경우 PQ 커브 방식 HDR10을 수록한 UHD-BD들은 MPEG2 코덱으로 수록한 BD 같은(과도기의 사생아) 처지가 된다.
아주 짓궂은 의문이지만 HLG HDR이 대세가 되면 UHD 얼라이언스는 기존 UHD-BD들의 인증을 폐기할까요? 아니면 대중에게 PQ 커브와 HLG의 차이에 대해 홍보하려 들까요? 참고로 현행 UHD-BD의 인증 기준은 (디스플레이 측과 약간 다르게) 화이트 피크 1000 니트 혹은 초과/ 블랙 0.03 니트 혹은 그보다 낮은 명암으로 수록입니다. HLG HDR에선 이런 수치는 완전히 무의미한 것이며 오히려 절대로 지켜지지 않게 됩니다...(현실 디스플레이의 수준에 맞춰, 상대적인 값만을 수록하므로 애초에 이런 수치로 수록할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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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만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UHD를 모으기 시작하는 입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