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2400원 버스기사 "재벌은 풀려나고 난 해고되고"
...◇ 김현정> 경력이 얼마나 되셨어요, 기사님?
◆ 이희진> 17년 됩니다.
◇ 김현정> 17년? 17년 동안 이런 적은 처음이세요?
◆ 이희진> 네, 처음이에요.
◇ 김현정> 아니 왜 그런데 17년이나 되셨는데 이걸 실수를 하셨을까요, 그날 유독?
◆ 이희진> 제 몸이 그때 당시에는 좀 안 좋은 상태였어요. 신장 투석을 하는 상태라 점심시간에 투석을 해야 하거든요. 제가 아마 서두른 것 같기도 해서 좀 빠뜨린 적이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신장 투석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정신없이 빠뜨렸던 게 아닌가, 17년 만에 처음으로 실수 한 번 한 거다 이 말씀이세요?
◆ 이희진> 네.
◇ 김현정> 그런데 회사는 해고를 한 거죠?
◆ 이희진> 그렇죠.
◇ 김현정> 그러고는 바로 소송에 들어가셨네요?
◆ 이희진> 네, 바로 소송 들어가서 해고는 너무나 과한 징계다, 과하다 해서 1심은 이겼는데 이제 2심 판결에서, 거기서 져버렸어요.
◇ 김현정> 제가 판결문을 보니까 이렇게 돼 있습니다. '아무리 소액이더라도 횡령이 있는 한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다라는 회사 측의 입장이 맞다. 게다가 노조합의에 의하면 횡령이 있으면 해고할 수 있다라고 노사가 이미 합의한 게 있다. 이것을 근거로 해고는 정당하다', 이런 거거든요?
◆ 이희진> 실수를 한 것은 잘못이라는 걸 제가 인정을 했습니다.
◇ 김현정> 실수는 내가 인정한다, 잘못했다?
◆ 이희진> 예. 그러나 이것은 너무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생각을 했어요.
◇ 김현정>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얘기는 그러면 유사한 실수를 한 다른 분들의 경우는 어땠길래요?
◆ 이희진> 저하고 같이 해고된 분이 계세요.
◇ 김현정> 네. 그분은 얼마를 빠뜨리셨는데요?
◆ 이희진> 1800원인가, 그런데 그분은 해고당했다가 정직 1개월로 끝나고 다시 지금 복귀해서 지금 종사하고 있어요.
◇ 김현정> 아니, 어떻게 그분은 정직으로 다시 복직이 됐고 왜 이 선생님만 계속 해고입니까?
◆ 이희진> 글쎄요. 그건 뭐 회사 재량권 아니겠습니까?
◆ 이희진> 저는 미운털이…. 회사 측에서는 미운털이 박혔겠지만 저는 내 권리를 주장하고 나의 권리를 찾고 싶어서 한 것뿐인데 거기에 대해서 좀 생각 차이가 난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파업 같은 거 있으면 열심히 참여하고 노동자들 권리 찾는 운동을 하신 거군요?
◆ 이희진> 네.
◇ 김현정> 그것 때문에 나는 눈밖에 더 난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시는 거에요?
◆ 이희진> (한숨)
◇ 김현정> 참, 그래요. 그런데 법원에서는 계속 이제 노조합의문, 이걸 들고 얘기합니다. 횡령이 있으면 해고할 수 있다는 이 조항. 이거 노동자들도 합의한 거 아니냐. 그리고 지금 이희진 기사는 횡령한 거 아니냐, 어쨌든. 그게 100원이든 200원이든 2400원이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희진> 100원도 횡령은 횡령인데요. 회사 측에서는 이건 너무나 과하다는 제 생각이 들어가요. 엄연한 저는 실수라고 보거든요.
◇ 김현정> 그게 노조활동 때문에 미운털 박힌 게 아니냐는 의심도 하시는 거고요?
◆ 이희진> 노조활동을 떠나서 17년 동안 참 열심히 근무했는데 참 한심스러워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1심은 무죄, 하지만 2심에서는 유죄. 어제 말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영장 기각된 거 혹시 이 뉴스 보셨어요?
◆ 이희진> 네, 봤어요.
◇ 김현정>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와 우리 이희진 기사님의 2400원이 비교돼서 여러 사람들에게 회자가 됐습니다. 보면서는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이희진> 그런 거 보면 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요. 너무나 형평성에 어긋나요.
◇ 김현정> 너무나 형평성에 어긋난다? 있는 사람에게만 너무 후하고, 없는 사람에게는 가혹한 법 아닌가 이런 생각 좀 드신 거예요, 서러운 생각이?
◆ 이희진>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끝으로 방송을 통해서 꼭 하고 싶은 말씀 있다면?
◆ 이희진> 대법원까지 가고 있는데요. 꼭 이겨서 제 명예 찾고 싶고요. (한숨) 흥분돼가지고 말이 안 나옵니다.
◇ 김현정> 꼭 명예를 찾고 싶다? 그랬다가 3심에서 지시면 이거 재판 비용만 해도, 변호사 비용만 해도 어마어마하실 텐데요?
◆ 이희진> 명예 찾는데 돈이 문제겠습니까?...
http://v.media.daum.net/v/20170120093303974?d=y
글쓰기 |
대법원에서 2심 판결 못 뒤집으면 정말 이 나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