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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한잔]  나는 벌레다. (개인적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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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1 18:08:14


요즘 이 사실을 다시 좀 까먹고 있었던거 같네요.


나는 그저 개,돼지,벌레인데.


자꾸 뭔가.. 나쁘게 말해서 허영심? 같은게 깃들고

 

분노와 불안,허무감등에 옳지 않게 저항하며, 돌파구를 찾으며,


뭔가 너무 의미를 찾고, 내가 싫어하는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하고 그들에게 더럽혀지지 않는


자아를 찾으려고 한거 같은데, 그 과정에서 어느정도 유익한점도 있었던거 같지만

 

종국에는 막다른 길에 막혀 절망하게 되고 함정에 빠지게 되는거 같군요.



사실 이전에도 이런 류의 글을 한번 썼던거 같은데, 최근에 어쩌다 또 좀 까먹었던거 같습니다.

 

빛을 봤다고 생각해서 그 빛을 따라가며 착각에 빠졌던거 같습니다 ,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온거 같네요.



피할수 없는 것을 피하려고 하니까 더 힘들었던거 같아요.


나는 그저 벌레일뿐인데 말이죠.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니까 오히려 편해지는 면이 있어요.  더 힘든 사람들도 많은데


저는 그정도 상황은 아니라서 현실을 이렇게 직시할수있다는것에 감사해야죠.


 

 

반쯤 죽은거처럼 좀비처럼. 고개 돌리지 않고 직시는 하되 눈을 크게 뜨지 않고 반쯤만 뜨고 살려고요.

 

 

나는 그저 우울하다가도 맛있는 음식 먹으면 기분 좋아지는 얄팍한 벌레일뿐이고


내가 진짜 엄청난 종교적 길을 걸을것이 아니라면

 

결국 이런 작은 쾌감에 기뻐하는 나를 부정할수 없고, 허무하더라도 결국 이런 당근에 의지하며 살


수 밖에 없는데, 내가 뭐라고 자존심세우며 ....... 

 

'자아' 를 버리는게 답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에도 너무 많은 의미 부여 안하려고요. 그저 취미 생활, 유희입니다.


심각하게 영화라는 매체에 대해  아주 깊은 무언가를 기대하지 않고 그냥 즐기려고요.


그렇다고 가벼운 팝콘 영화만 보겠다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구요,  어떤 큰 '기대' 를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꿔줄... 그런 기대.  지쳐서 포기하는것일까요?


 

 

현실적으로 그냥, 생각없이 사는데 집중해야겠습니다. 네, 기분 X 같을때 많죠. 각종.. 과거의 상처들


교묘하게 자존심 긁는 무리들. 그들앞에 나의 더 '나음' 을 입증 할수 없는 절망과 무력함.


어쩔수 없죠. 그들이 아무리 나를 바보 취급하고 자존심 긁어도 뭐,

 

나도 벌레고 그들도 벌레고..  다들 벌렌데요. 자존심 세우지도 말고 의미 찾지도 말고

 

그저 영화나 음식 , 커피 등의 순간의 마취제에 잘 의존해서 survive 하는거에 집중해야겠습니다.

 

나도 남들처럼 밥먹고 똥싸고 똑같죠. 영화 보며 너무 의미찾지도 말아야겠습니다. 영화 라는 매체와

 

그 전달방식에 대해 계속 알아가고 싶긴 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내가 '더' 즐기기 위함으로 선을 그어

 

놔야겠습니다.

 

네..  그저 생각없이 먹고,자고,즐기고.


좀비처럼 넋을놓고, 그렇게 살아야겠습니다.


 
님의 서명
GouwV

"At any rate, I prize coffee." ~ Søren Kierkega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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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7-03-01 18:15:52

 TS엘리엇인가 여러 주옥같은 예술작품에 대해 이런저런 시와 명언을 남긴 걸로 아는데

그도 언젠가 스스로 예술의 심연에 가 닿앗다 느껴도 결국 이내 "이게 다야?" 스스로에게

반문할 거라 햇더군여

 

영화건 뭐건 아무리 예술에 깊이 의미를 부여하려 해도 결국 자신이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인생의 무게에 비하면 허무함만 남는다는 의미겟져 암튼 기운내시길 바래여 

WR
2017-03-01 18:20:19

지금 제 마음을 너무나도 잘 이해하시는군요. 제 말이 바로 그말이네요.  예술...  이제 저는 그냥 '유희' 로 보려고요.

2017-03-01 19:00:08

오늘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보려고 노력해봅니다. 벌써 해가 졌네요.

3
2017-03-01 19:27:58

벌레를 원재료로 형이상학적인 단어로 양념 좀 치고 추상적인 단어로 데코레이션을 했더니 좀비가 되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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