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오늘의 사태는 K-POP의 징후적 사건이 아닐까요
먼저 저는 아이돌들에 거의 관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민희진도 이번 일로 이름을 알게 되었고, 오늘 기자회견 전 하이브가 공개한 카톡을 여기 디피에서 보고 아 이건 악질적(이고 몽상적)인 계획이네... 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자회견도 관심 없어서 안 보았는데 하도 반응이 많아서 저녁에 퇴근한 뒤에 봤습니다.
아이돌파은 저런 사람들이 히트상품을 만드는구나!
라는 생각과 동시에
안정적인 경영과 수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폭탄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박지원이라는 CEO의 경력을 살펴보니 아이돌계에 있었던 사람은 아니고 넥슨 게임회사에서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더라고요. 역시 그러니 민희진 같은 사람은 감당하기 어려웠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 사건은 민희진을 쫓아내려는 박지원의 음모인걸까? 방시혁은 아무 것도 모른 채 뒤에서 고민중인걸까?
라고 생각하는 순간 민희진씨가 방시혁을 마구 욕하기 시작하더군요. 결국 처음부터 민희진에게 지분을 주지 않고 르세라핌 데뷔를 먼저 시키고 등등은 방시혁이 자기의 노하우를 빼먹으려고 한 것이었다고.
아...
그 말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죠. 능력 뛰어난 사람을 영입해서 월급 많이 주면서 일을 시키는데, 그 사람의 일하는 스타일과 감각과 과정과 모든 것을 다른 직원들이 보고 따라하고 배우길 원하는 것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 많은 기업이 하는 일이죠. 삼성 임원 출신을 데려와 삼성의 문화를 심으려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그 삼성 임원이 와서 삼성과 똑같이 하려고 기존의 다른 사람들과 맨날 싸우고 지지복다가 씨발씨발 거리게 되면 경영자 입장에선 '어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한 일이죠. 게다가 이 삼성출신 임원이 '회사를 바꿀래, 내가 나갈까'라는 식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얘가 돌았나? 이게 니 회사냐?'라는 반응을 하는게 맞습니다.
반대로 음악산업이라는 특수성을 생각하면, 민희진 같이 인사이트가 있어서 좌충우돌하고 사람들과 싸우면서 그 인사이트를 실현시켜내는 사람은 꼭 필요하죠. 크리에이티브가 산업의 생명이니까요. 어쩌면 조직의 안정이나 회사의 성장 같은 비즈니스의 보편적인 가치보다, 또라이 한명의 크리에이티브가 더 중요할 수 있는게 대중음악 산업인 것은 아닐까? 라는 질문도 하게 됩니다. 민희진 같이 자기애와 정의감이 충만하고 다른 사람은 다 자기 감각을 못 따라오거나 받쳐주는 사람으로 보이는 이에게는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가 최고인거죠.
그렇다면, K-POP은 어느 선택을 해야할까요? 경영자의 입장으로 가야할까요, 크리에이터의 입장으로 가야할까요?
이번 사건은 결국에는 경영자의 손이 들려질 수 밖에 없고, 민희진 사태를 겪은 이후의 엔터사들은 더더욱 안정적인 경영에 집착하게 되겠죠. 또라이들의 설자리는 좁아지고요.
그렇다면 K-POP은 과연 계속 세계인이 귀기울여 들을만한 새로운 음악과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창의적이면서 영감을 주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을까요?
5년 뒤 10년 뒤 K-POP이 지금과 다른 어떤 모습이라면, 그 변화 내지 전환의 계기는 민희진 사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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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은 민희진류의 또라이들 때문에 큰게 아닙니다. 이 분야의 성공에 대해서 많은 의견들이 있습니다.
민희진은 케이팝을 구축한 수 많은 선배들의 자리에 들어온 사람입니다.
민희진 없어도 케이팝은 갈 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