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잔] 민희진의 전설적인 기자회견
정말 대단한 기자회견이었습니다. 말이 길어지면 실수가 나오고, 메시지 관리가 안 되죠. 하이브가 바란 것도 그런 것 아닐까요. 법으로 해결할 일에 감성적으로 덤비며 빌미를 주고, 중언부언 말들로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여론의 멱살을 휙 잡더니 메다 꽂아버렸습니다. 정말 18%지분으로 경영권 탈취가 가능한 건가? 배임에는 예비죄가 없다며. 카톡으로 뒷담화한 것이 시총 8500억짜리야? 거친 말과 횡설수설로 의문의 본질까지 휙 치달아 버렸습니다. 그 황당한 흡입력에 사람들은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겠죠.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정말 배임이라면 시총 8500억 안 날리고 내부에서 조용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죠. 8500억이면 웬만한 소국의 전쟁 예산을 넘을 겁니다. 증거가 명백하다면 더더욱 조용히 해결할 수 있는 일 아니었습니까. 그렇게 하지 않았죠. 감사 결과를 한줄 한줄 공개하며 여론전을 해서 토끼 몰이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토끼가 몬티파이썬의 성배에 나오는 무시무시한 토끼보다 더 쎈 토끼입니다.
아서왕의 기사들처럼, 면전에서 ㅈㅂ 취급을 당하면서 신나게 두들겨 맞고도 아무 말을 못합니다. 반박할 순 있지만 아무 말 안 하겠다는 거 아닙니까. 여론전 중에 입을 다물었으니 패배를 인정했다고 할 수 밖에요. "우리가 더 멀리 도망가면 녀석이 헷갈리지 않을까요?"
민희진은 대중 예술가이니 대중들의 지지를 얻어낸 순간에 승리했습니다. 때때로 감성이 성공하기도 합니다. 중언부언 폭언으로 횡설수설하는 것이 진정성을 드러내는 효과적인 수단인가 봅니다. 공식을 전복하는 멋진 퍼포먼스에 감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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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욕설 가지고 품위를 얘기하는 어떤 의견들이 좀 이해가 안갔어요
누구는 테이블에 올라가서 바지까지 내리는 퍼포먼스를 하던 기자회견인데 욕설 정도야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