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 온쿄 RZ70 + 포칼 시스템 샛팅 및 간단 청음기
얼마전에 RZ50 디락 셋팅 관련해서 글을 올린적이 있었는데, 그 글을 보시고 한 회원님께서 쪽지를 주셔서 혹시 자기 시스템 셋팅을 확인해 주실 수 있겠냐고 문의를 주셨습니다.
저도 디락 경험은 일천하지만, 그래도 다른 시스템 구경도 하고 혹시나 도움 드릴 수 있을까 싶어서 지난 주말에 방문드려서 이런 저런 셋팅을 도와드렸습니다.
(생각해보니 사진을 찍어둘껄 사진을 찍지 못했네요^^ 셋팅한다고 너무 신나서 깜빡했습니다 ㅠ)
방문해보니 룸은 지하에 마련되어 있었고, 룸의 크기는 대략 10평 이상 되어버리는 상당히 큰 공간이었습니다. 높이도 2.5m 이상은 되어 보여서 상당히 공간적으로는 애트모스 청취환경에 비교적 부합하는 수준으로 보였습니다.
(일단 공간이 매우 부러웠습니다. ㅎㅎㅎ)
1. 시스템 환경
시스템은 제가 다 세세하게 보진 않았는데 러프하게 아래 구성으로 기억합니다.
리시버 : 온쿄 RZ70
스피커 : 7.2.4
> 프론트 : 포칼 소프라2
> 센터 : 포칼 소프라 센터
> 서라운드 : 포칼 1028BE
> 서라운드백 : 포칼 SR800V (바이폴라)
> 하이트 4채널 : 포칼 Sib 2.0 (Evo인지는 확인 못함)
> 우퍼1 : 벨로다인 15" (모델명 미확인)
> 우퍼2 : SVS PB-2000
프로젝터 : 옵티마 (상세 확인 못함)
스크린 : 160" (상세 확인 못함)
이전에는 마란츠 분리형 8801+8807 조합으로 쓰시다가 최신 포맷에 맞춰서 온쿄 RZ70으로 교체하셨다고 합니다.
음감 측면에서는 온쿄 음색을 만족해 하셨지만, 아무래도 디락 셋팅이 지금 올바르게 된 것이 맞는지 확인이 어려워서 저에게 연락을 주셨다고 하셨습니다.
일단 공간을 보니, 룸 사이즈가 상당히 큰 것에 비해서, 방음 / 흡음 처리는 많이 되지 않아서 살짝 공간이 울리는 감이 있었던것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6면에 흡음재로 도배되어 있었지만, 룸 어쿠스틱용 별도의 디퓨저가 있진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정도 공간에 이정도 시스템으로 감상한다면 어떨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2. 디락 측정
감상 포지션으로 중앙에 상당히 큰 높이의 소파가 3개가 있었는데, 주로 혼자 감상하실지, 다른 사람과 함꼐 하실지 문의드리고, 거의 혼자 들으신다고 하셔서 일단 2개의 의자는 옆으로 뺴고 청취자 기준으로 Tight 포지션으로 좁게 잡고 셋팅하였습니다.
디락 총 9개 포지션중에 중앙 및 양쪽 후면 상단, 정면 하단으로 5개 지점을 측정하고 디락을 돌려보니, 포칼 스피커의 특성 그래프가 잘 나타났습니다.
측정 그래프상으로 저역이 살짝 올라와 있고 중고역은 살짝 빠져있으면서, 고역대나 치찰음 대역이 살짝 올라와 있는 것이 제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포칼 스피커 소리였습니다. 물론 급에 따라서 세부적인 소리는 당연히 차이가 있었지만요.
포칼 소리 성향이 소리가 좋게 말하면 고역이 밝고 화사하게 들리고, 나쁘게 말하면 살짝 찌르거나 피곤한 소리로 들려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급차이가 여기서 나오는데, 상급기일수록 이 찌르는 소리가 그냥 찌르는 것이 아니라 고급진 느낌으로 부드럽게 포장해서 들리냐 아니냐로 확실히 갈리죠.
소프라는 제가 처음이었지만 중가인 아리아 / 저가인 코라까진 저도 들어보거나 보유했던 적이 있어서 포칼의 급나누기가 어떤지는 알고 있던 터라서 흥미있게 체크할 수 있었습니다.
3. 음향 체크 및 튜닝
(1) 1차 체크
일단 체크까지 완료한 후, 일단 디락 제시한 소리를 기반으로 추가로 손을 대지 않고 레퍼런스로 탑건:매버릭 / 돌비 애트모스 테스트 사운드를 들어봤습니다.
탑건 매버릭은 후반부에 계곡 작전 수행하는 장면을 중심으로 소리 방향성과 극저역을 확인했고, 돌비 애트모스 테스트로는 방향성의 균일한 정도를 확인하는 용도로 써봤습니다.
그런데, 소리가 전체적으로 나쁘진 않은데, 체급에 비하면 뭔가 미묘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 첫번쨰 문제 : 극저역 부족
그런데, 양쪽 모두 뭔가 제가 알고 있는 체급에 비해서는 소리가 약간 박력이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공간감도 살짝 부족하고 특히 극저역이 좀 빠져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물론 소리 자체는 좋았는데, 좀 더 힘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싶어서 약간 ???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탑건 매버릭에서 두번째 폭탄 투하하면서 적 기지 붕괴되는 시점, 그리고 돌비 애트모스에서 천둥번개 치면서 쾅! 하고 비가 내리는 시에 뭔가 더 세게 쳐줘야 하는데 아쉬운데?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 두번째 문제 : 밸런스 문제
다른 문제로는 아무래도 톨보이인 소프라2 / 1028BE에 비해서 서라운드백이나 하이트는 체급이 좀 약한 애들이다보니 전체적으로 앞과 옆까지는 꽤 리얼하게 잘 들리는데, 후면으로 가면 소리가 살짝 힘이 빠진 소리가 들렸습니다.
특히 애트모스에서 바이폴라 스피커 쓰지 말라고 했던 이유를 확실히 이해하였습니다. 후면에서 나오는 소리가 청취자에게 정방향으로 전달되지 않고 소리가 퍼져서 흐릿하게 나오는 현상이 확실하게 감지되었습니다. 이 떄문에 정위감도 해치고 소리의 엣지도 살지 않았죠.
또한 하이트로 사용하는 포칼 새틀라이트는 이 넓은 공간을 장악하기에는 솔직히 좀 부족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이건 체급 문제라서 좀 더 업글이 필요한 이슈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럴거면 오히려 천장이 낮은것이 더 유리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2) 리시버 설정 체크
일단 극저역 부분은 확실히 뭔가 설정 문제일 가능성이 있어서 리시버 셋팅을 들어가봤는데....
앗아아... 스피커 채널별 설정 부분에서 출력 대역폭이 디폴트 셋팅(THX, 80Hz)로 전부 제한이 걸려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리시버 교체한 다음에 디폴트 셋팅에서 아예 손을 안대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러면 풀밴드 낼 수 있는 톨보이 애들이 오히려 자기 극저역 낼 수 있는 소리를 짤라버려서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았던거죠. 물론 더블 우퍼가 일을 하긴 하지만, 정방향 위치에서 풀밴드 소리를 내줄 수 있는 톨보이급 고오급 스피커는 그대로 또 일을 해야겠죠. 프론트 / 서라운드는 Full Band 먹여주고 소프라 센터도 40Hz부터 출력하도록 셋팅합니다.
서라운드백과 하이트는 급떄문에 어차피 소리 제대로 안날테니 60Hz에서 컷을 해줍니다. (디락 측정치도 그정도에서 컷팅되어 있음)
우퍼 LFE는 120Hz로 잡혀있는데, 이 부분은 그대로 유지합니다. 우퍼에서 120Hz 이상 소리 내봤자 좋은 소리 나오지도 않고, 약간 공간이 크다보니 극저역을 많이 커팅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3) 2차 체크
나머지 설정은 디락 디폴트로 유지하고 다시 한번 들어봅니다.
오 공간 울려주는 느낌이 확실히 다릅니다. 특히 폭발씬에서는 공간이 부르르르 떨리면서 제 바짓단이 파르르르 떠는게 어지간한 돌비 시네마 못지 않습니다. 탑건:매버릭은 제가 처음 본 곳이 남돌비였는데, 그때 첫 경험의 충격(?)이 살아날 정도로 상당한 퍼포먼스를 보여줬습니다.
+ 이렇게 소리를 울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축복입니다. 기승전 부동산 ㅎㅎㅎㅎㅎ
그리고 기분탓인지, 극저역을 살리니까 방향성이나 정위감도 좀 더 살아났습니다. 약간 더 스테이징이 넓어지고 상하 좌우로 뭔가 물체가 날아가거나 소리가 나는 부분도 더 생생하게 느껴졌죠. 확실히 요즘 트랜드는 극저역을 살려서 방향성을 넓게 가져가는 것이 맞구나 라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4) 디락 체크
일단 디락 레퍼런스는 들어봤는데, 아무래도 이게 포칼 소리냐? 하면 그건 좀 거리가 있었습니다. 역시나 다림질로 열심히 자기가 생각하는 소리로 다듬다보니, 포칼다움이 좀 빠진 상태였죠.
그래서 스피커 원 특성에 맞춰서 디락을 좀 마사지를 해줍니다. 아까 포칼 스피커 선향 특성에 맞춰서 일부러 저역을 좀 올리고 중고역을 살짝 빼고 고역이나 치찰음을 살짝 올리죠. 다만 치찰음은 너무 올리면 자극적이니 조금만 덜 올려봅니다.
(5) 3차 체크
이제 디락 디폴트와 제가 만진 소리를 비교해서 들어봅니다.
생각보다 차이가 컸습니다. 이건 사람마다 체감하는 수준이 다를 수도 있는데, 일단 어느쪽이 "포칼 원 소리 성향에 가깝냐"라면 저는 당연히 제가 손을 살짝 본 후자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특히 탑건:매버릭에서 미사일이 비행기를 스쳐서 지나갈떄 피융~ 하는 소리가 좀 더 짜릿짜릿하게 들려오고, 애트모스에서 천둥번개르 칠때 좀 더 자극적으로 꽝! 하고 내려치는 느낌이 그래 이게 포칼 사운드 느낌이지 이런 생각을 다시 한번 해주게 되었습니다.
4. 마무리
이렇게 뚝딱뚝딱 셋팅 체크하니 어느덧 3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많이도 아니고 조금만 손을 대었지만, 지금 시스템으로도 충분히 어지간한 돌비애트모스 지원하는 상영관 부럽지 않은 소리가 내주는 공간이었습니다.
추후 설정 관련한 추천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1) 영화
- 디락 Off / 다릭1(기본) / 디락2(제가 손본 것) 중 취향에 맞춰서 선택해서 들으시면 되지만, 아마 포칼 소리 살린거라면 디락2가 나을것 같음. 그게 너무 자극적이면 디락1으로 하고 들으시면 될 것 같음
2) 음악
- 스피커 원래 소리를 들으려면 사실 디락 끄고 들으셔도 됨.
- 특히 스트레오라면 더더욱 디락 끄는게 소프라 자기 성능 나올것 같음.
- 공간음향(애트모스) 믹싱된 사운드인 경우에는 선택적으로 골라서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
3) 향후 업그레이드 추천
- 서라운드를 바이폴라가 아니라 일반 북쉘프 스타일로 바꾸시는 것을 추천 (포칼 아리아 or K2 906정도)
- 하이트는 약간 저 극저역이 잘나오는 모델로 바꿀 필요가 있을 것 같음. 포칼 라인업에는 마땅한게 없어서 사실 KEF(대신 T시리즈는 말고....)나 DALI에서 애트모스형으로 저역 잘나오는 모델들 고르시는 것이 나을것 같음.
- 룸 어쿠스틱은 전문가 불러서 해야하기 떄문에 디퓨저 자체 가격과 시공비가 포함되어 있어서 가격이 꽤 나가기 떄문에 천천히 하셔도 될듯
- 스피커 교체후에는 디락 다시 돌리셔야 함에 유의(ㅎㅎ)
* 제가 자세히 이야기한적은 없긴 한데, 얼마전에 달리 On Wall 모델 청음할 기회가 있어서 들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정도면 일상 환경에서는 그냥 천장에 6개 매달면 일반 가정집 수준에서는 애트모스 졸업인데? 약간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ㅎㅎ
이 정도로 조언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제가 하이트 셋팅을 집에서 못하고 있는 7.1이라서 항상 하이트 소리가 궁금했는데, 덕분에 저도 좋은 기회를 받아서 즐거운 셋팅과 간단하지만 청취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이 길의 끝에는 부동산입니다.(.....) 공간 + 필요하면 마음껏 볼륨 올릴 수 있는 압도적 환경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새삼, 대다수의 가정집 리시버들이 자기 퍼포먼스 반도 못쓰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 씁쓸한(?) 생각을 하면서 마무리 짓습니다. ㅎㅎ
다른 분들도 셋팅하실때 약간 참고가 되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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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포칼다움을 살리려면 그냥 디락 커튼 치시면 됩니다. 혹은 저역(300-500Hz)까지만
FR보정하시거나요.
전영역 커튼쳐도 디락의 임펄스보정은 적용되어서
소리가 훨씬 깔끔하고 부밍이 없습니다.
스피커 본연의 음색은 살아 있고요.
그런 방법도 있다, 정도 보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상상만 가끔 하는데
실제로 가서 남의 집 세팅해주고 오셨군요,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