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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게]  안정효의 하얀전쟁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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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2-19 13:06:50

 

 

[하얀전쟁]은 정지영 감독이 1992년도에 그 시절 기준으론 충무로 사상 최대 제작비인 20억을 투자하여 만든 방화시절의 전쟁 블록버스터입니다. 일반 한국영화의 평균 제작비가 4~5억, 당시에 유행했던 청소년 영화는 2~3억이면 뚝딱 해치울 수 있었던 시절이니 20억이면 요즘 기준에선 100억대 규모의 한국형 블록버스터 규모였던 셈이죠. 비록 국내 흥행에선 많은 제작비로 인해 수익을 내진 못했지만 수치상으론 성공적인 편이었습니다. 1992년 한국영화 종합 흥행 3위, 서울관객 17만 6,852명을 동원했으니 관객수 자체로는 괜찮은 성적이었습니다. 당시에 줄줄이 외면 받으며 한 해 수익을 내는 한국영화가 10편도 안 됐던 암울한 상황을 고려해 봤을 때 이 정도면 많이 봤던 편이죠. 화제작이었고 국제 영화제에서의 수상실적으로 조명을 받았기 때문에 해외 수출로 손해는 안 봤을겁니다.

 

영화 이전에 원작도 1990년대 초반에 대단한 주목을 받았죠. 원작자인 안정효가 여러번 고쳐가며 40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인데 그때그때마다 출판을 했기 때문에 각 판본의 문장구성이 조금씩 다를겁니다. 안정효는 이 작품을 1968년부터 썼고 조금씩 조금씩 다듬어 매번 출판을 하다가 2009년에 이르러서야 작가 자신이 인정하는 완전판이 개정판으로 출간됐습니다. 그리고 2009년 개정판은 1989년데 미국 소호출판사에서 나온 판본의 구성과도 다릅니다. 원래 국내에 출간된 [하얀전쟁]의 구성은 해외판과 처음부터 달랐습니다. 국내판 [하얀전쟁]은 현재와 과거의 교차구성이지만 미국판은 교차구성이 아닌 현재와 과거의 구성이 별도로 구분되어 극이 진행됩니다.

 

국내에서 1983년에 첫 출판했을 당시의 제목은 [전쟁과 도시]였습니다. 안정효는 [에필로그를 위한 전쟁]이란 제목을 원했지만 출판사 관계자들 중 아무도 이 제목을 원하는 사람이 없어서 타협을 본 개명이었죠. 안정효가 [전쟁과 도시]로 오늘의 [하얀전쟁]을 1983년에 출판하기 전까지는 [하얀전쟁]에 나오는 장기수색정찰 부분이나 변진수 얘기는 모두 별도로 구성된 단편이었는데 이걸 다시 손을 봐서 [하얀전쟁]이란 장편으로 확장시킨겁니다. 변진수 얘기는 원래는 [돌아오니 고향이 아니더라]라는 제목이 붙은 독립된 작품이었으며 기둥 줄거리인 월남에서의 1년 과정도 독립된 작품이었습니다.

 

안정효는 이 모든것을 하나로 묶어 1982년에 [에필로그를 위한 전쟁]이란 제목으로 '학원'이란 문학지에서 주관한 1천만원 고료의 장편소설 공모전에 출품했죠. 모친의 이름인 김임현으로 몰래 응모한 [에필로그를 위한 전쟁]은 불행히도 공모전에서 낙선했고 써놓은것이 아까웠던 작가는 고려원 출판사의 김낙천 사장을 만나 단행본으로 출판하고 싶다는 부탁을 합니다. 그런데 고려원에 원고를 넘기고 난 뒤에 '학원'의 공모전 심사위원들이 [에필로그를 위한 전쟁]이 좋은 작품이기는 하지만 '내용'에 문제가 있어서 당선작으론 뽑을 수 없었고 대신 '실천문학'에 싣고 싶다고 제안을 합니다. 이왕이면 잡지를 통해 정식으로 문학 활동을 하고 싶었던 작가는 고려원과 껄끄러워지는것을 감수하고 고려원과의 계약을 취소한 뒤 '실천문학'을 통해 정식으로 문단에 등장합니다. 이어서 단행본으로도 출판하게 되었지만 훗날 미국에서와 같이 한국에서도 안정효가 처음부터 원했던 [에필로그를 위한 전쟁]이란 제목을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서 [전쟁과 도시]로 제목을 바꾼 다음 1983년에 단행본을 출판했습니다. 그러나 [전쟁과 도시]는 업계에서나 대중적으로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죠. 안정효는 [전쟁과 도시]를 발표한 뒤 정식으로 원고 청탁을 받은게 두편의 단편소설이 다였습니다.  

 

안정효는 1987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3개월 5일 동안 [전쟁과 도시]를 영어로 옮겼고 뉴욕의 소호출판사와 인연을 맺게 됩니다. 안정효는 미국에서 출판할 때도 [에필로그를 위한 전쟁]이란 제목을 지키고 싶었지만 미국 출판사에서도 [에필로그를 위한 전쟁]이란 제목을 탐탁치 않아 하여 할 수 없이 출판사의 제안으로 [에필로그를 위한 전쟁]은 차선책으로 써먹었던 [전쟁과 도시]도 아닌 [하얀전쟁]이란 제목으로 또 바뀌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1989년에 미국 출판에 성공했고 미국 출판계로 진출하기 위해 영어로 옮겼던 [전쟁과 도시]를 다시 한글로 번역하여 1989년 11월에 고려원 출판사를 통하여 [전쟁과 도시]의 개정판이 [하얀전쟁]이란 제목을 달고 나오게 된거죠. 1983년에 출판을 하려 했던 '실천문학'에 싣기 위해 취소를 했던 고려원 출판사에서요.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원래 안정효는 영어로 이 작품을 시작했고 1982년, 1983년에 국내에서 출판하기 위해 영어로 썼던 초고를 한글로 옮겼는데 그걸 다시 미국에서 출판하려고 영어로 옮겼고 미국에서 출판한 판본을 토대로 한국의 고려원에서 출판하기 위해 다시 또 한글로 번역을 한것입니다. 아! 되게 복잡하고 험난한 출판과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제무대로의 진출로 한국에서 [하얀전쟁]은 뒤늦게 화제를 모았고 이에 탄력 받아 안정효는 영어판 소설을 준비하면서 구상했던 [하얀전쟁]2부를 집필합니다. 2부는 스핀오프로 [하얀전쟁]의 장기수색정찰 도중에 전우를 적으로 오인하고 사살한 뒤 그 충격으로 정글에서 도망친 채무겸 상병의 이야기입니다. 2부의 제목은 [전쟁의 숲]이 되었습니다. [하얀전쟁]제목 아래 부제로 [전쟁의 숲]을 붙였죠. 2부는 국내에서 [하얀전쟁]의 인기가 정점을 찍었던 1992년 10월에 연재가 끝났고 이후 안정효는 [하얀전쟁]의 3부를 집필합니다. 3부의 작업은 우연히 이루어졌습니다. 안정효는 원래 3부까지 연계시킬 계획은 없었지만 1992년 초에 영화판 [하얀전쟁]의 고문을 맡으면서 영화 제작진과 베트남을 방문하게됩니다. 25년만에 베트남을 가면서 처음엔 한국인 2세들에 대한 중편소설을 하나 써볼 생각으로 취재도 하고 자료도 모았지만 수십년만에 방문한 베트남에서 남다른 감회를 느끼면서 애초의 계획을 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월남 패망 당시에 탈출을 못하고 그곳에 살고 있는 한국군 대위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뒤 그에 착안하여 [하얀전쟁]의 3부를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1993년에 [하얀전쟁]의 3부가 완성되었고 부제로 [에필로그를 위한 전쟁]을 달았습니다. 기어코 처음부터 원했던 [에필로그를 위한 전쟁]을 3부에라도 붙이면서 의지를 태운거죠. 3부의 제목으로 탈바꿈한 [에필로그를 위한 전쟁]이 1993년에 나오면서 고려원은 [하얀전쟁]을 세트로 묶어 3부작으로 기획하여 서점에 깔았습니다. 그러나 얼마 후 고려원은 부도가 났고 [하얀전쟁]시리즈는 절판이 됐습니다. 2009년에 [하얀전쟁]은 출판사를 옮겨 개정판이 나왔지만 2부와 3부는 현재로썬 중고서점이 아니고는 구해보기가 요원해져 있는 상황입니다. 읽어본 사람들에 의하면 2부와 3부는 상당히 별로라고는 하더군요. 1993년에 고려원에서 세트로 출판했을 때는 [하얀전쟁]의 1부에 부제로 1983년도의 제목인 [전쟁과 도시]가 깔렸습니다. 전 [전쟁과 도시]는 참으로 인상깊게 봤지만 2부과 3부가 궁금하진 않아요. 이 작품에 대한 만족감은 1부에서만 맴돌고 있습니다.                  

  

이 작품이 1990년대 초반에 그토록 주목을 받은건 그 당시엔 드물게도 미국에서 출판이 됐고 뉴욕타임즈에서 추천도서로 선정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출판했을 때 이 작품을 소개하는 앞머리가 '한국의 소설'이었죠. 당시 안정효는 [하얀전쟁]외에도 [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원작소설로도 해외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에 국내 외적으로 굉장한 주목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작품을 직접 번역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에 해외진출이 비교적 수월하게 풀렸던 편이죠.

 

소설가로서 명성의 정점을 찍었던 1992년에 발표한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는 안정효 이름값에 탄력을 받아 안정효 소설 중 처음으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이 작품도 원작소설이 상당히 재밌습니다. 영화는 원작에 비하면 밋밋해요. [하얀전쟁]은 집필에서 출판, 그리고 해외진출에 이르기까지 일반 작가들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출판과정을 거쳐서 더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고등학생 때부터 영어로 글을 썼던 안정효는 맨 처음 국내에서 [전쟁과 도시]란 제목으로 이 작품을 발표했을 때에도 자신이 영어로 쓴 내용을 한글로 번역해서 출판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글로 써서 발표한 [전쟁과 도시]를 가지고 미국의 여동생 집에 방문하여 석달하고 5일 동안 다시 영어로 번역하여 미국 출판사에 보냈죠. 미국 출판사에선 [전쟁과 도시]란 제목을 탐탁치 않아 하여 [하얀전쟁]이란 제목을 추천했고 어린 시절부터 미국 문단계에 진출하는것이 꿈이었던 안정효는 미국 출판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하얀전쟁]이란 제목으로 1989년 5월에 이 작품을 미국에서 출판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영어로 옮기면서 수정을 거친 [하얀전쟁]이 된 [전쟁과 도시]를 한글로 번역하여 국내에 재출간을 했습니다.  

 

안정효는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릴 때 소설가로서의 진가를 발휘하는 작가입니다. 한국전쟁을 겪었던 어린시절의 경험을 그려낸 [은마는 오지 않는다], 영화광이었던 청소년 시절을 회고한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그리고 성년이 된 후 베트남 전쟁에 참여하면서 보고 듣고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지은 [하얀전쟁]. [은마는 오지 않는다]는 절판 후 개정판이 나왔을 때 [은마]라는 제목으로 수정되어 현재 시중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의 원래 제목은 [갈쌈]이었죠. [은마]는 영화가 더 낫고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는 소설이 훨씬 낫지만 영화도 괜찮은 편입니다. 같은 감독이 연출한 [하얀전쟁]도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원작이 훨씬 낫지만 영화도 볼만한 수작으로 완성됐죠. 2시간짜리 영화에 맞게 인물중심의 각색으로 깔끔하게 원작을 정리했습니다. 원작에 없는 독고영재 배역은 원작의 여러 인물들을 영화에 어울리게 추려서 추가시킨 인물이라고 할 수 있죠.   

 

[하얀전쟁]이 고려원이 망하고 얼마 안 가 절판된 후 오랫동안 구하다가 결국은 세경 출판사에서 개정판으로 구하게 됐을 때 마음이 놓여서 사놓고 안 읽은 상태로 몇년을 방치했습니다. 책 욕심이 좀 있어서 일단은 사놓고 묵혀 두는 일이 비일비재해요. 결국은 다 읽기는 하지만 구입부터 읽기까지의 기간이 너무 벌어져서 문제죠. [하얀전쟁]은 2009년에 개정판이 나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시중에서 구입하기가 어려웠던 이 작품의 개정판 소식에 반가워서 곧장 구입을 했습니다. 그리고 구입 후 한 6~7년 정도가 지나서야 읽게 된건데 읽는 내내 정말 굉장한 작품이란 생각에 여러번 감탄했습니다. 이번 달 7일에 다 읽었죠. 영화화된 안정효의 [은마]와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하얀전쟁]만큼 인상에 남지는 않았는데 [하얀전쟁]은 책장 넘어가는게 아까울 정도였어요.

 

주인공 한기주의 현재와 베트남 전쟁 당시 복무했던 과거의 군생활이 장마다 교차로 진행되는 구성인데 현재의 구성은 매 장마다 단편문학같은 압축적인 심리묘사가 일품이고 과거의 베트남 부분은 사실적인 묘사와 전투장면에서의 박진감 넘치는 구성이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특히 초반부에 베트남으로 떠난 주인공이 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의 처참한 실상을 확인하면서 어린 시절 한국 동란을 겪었을 때를 비교해가며 암담했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 수시로 나오는데 베트남 전쟁과 한국 동란의 비극이 겹쳐질 때에 주인공이 느끼는 서글픈 감정의 묘사가 압권입니다. 극 내내 가슴을 후벼파는 작품이었어요. 최근에 이렇게 몰입하며 읽었던 작품이 없었는데 정말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집중한 독서경험이었습니다.

 

책을 읽던 중간에 알라딘 강남점에서 [하얀전쟁]의 고려원판 중고가 있길래 훑어 봤는데 고려원 책답게 세경에서 나온 2009년 개정판보다 성의있게 구성되었습니다. 국내 외 필진과 평단의 다양한 추천글과 해설도 빼곡하게 실려 있고 베트남 전쟁 당시 복무했던 안정효의 사진자료, 그리고 역자후기도 개정판보다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자료가치는 고려원판이 훨씬 높아요. 2009년에 안정효는 오랜기간 절판돼서 안타까웠던 자신의 작품이 드디어 출판사를 갈아 입고 개정판이 나온다는것에 의미를 살려 다시 한번 [하얀전쟁]을 손 봤고 그래서 고려원판에서 군더더기로 느껴졌던 구성 일부를 원고지 분량으로 300매 가량을 덜어내어 양을 줄였죠. 그리고 군데군데 문장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도록 수정을 가했다는데 개정판이 작가 자신이 인정하는 완전판이기 때문에 굳이 개정판에서 삭제된 분량이 실려 있는 고려원판이 궁금하진 않지만 해설과 사진 자료, 역자후기의 내용이 흥미로워서 소장용으로 가지고는 싶더군요. 고려원판이 절판됐기 때문에 희소성에 혹해 중복구매를 할까 고민하다가 내려 놓았네요. 

 

영화는 본지가 하도 오래돼서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인상적인 장면 몇개가 파편화 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유명한 마지막의 총살 장면은 영화가 더 낫습니다. 원작은 이런저런 부류의 사람들이 모인 공원에서 그려지죠. 그리고 변진수 역은 원래 최민수가 내정돼 있었는데 배병수가 [사랑이 뭐길래]를 계약하는 바람에 출연이 무산되면서 이경영이 대타로 들어간건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소설을 보면 최민수보단 이경영이 더 잘 어울리는 배역이긴 하더군요. 소설의 변진수는 굉장히 나약하고 예민하며 어리숙한데 이런 모습은 그 당시에도 최민수보단 이경영이 더 잘 어울리죠. 영화에서 유독 인상에 남은 장면이 하필이면 기지촌에서 일하던 심혜진이 군인들 앞에서 스트립댄스를 출 때 브래지어 의상을 찢어 가슴이 노출되는 장면이었어요.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유명배우의 노출장면이라 대역이 아닌 심혜진이 맞나 싶어 화들짝 놀랐었죠. 끈 팬티 의상 입은것에도 처음 봤을 땐 놀랐습니다. 심혜진이 왜 저런 춤을 춰야 하는 배역을 맡은건지 의아했죠.

 

근데 영화에서 심혜진이 연기한 사라는 소설엔 없는 배역입니다. 심혜진도 큰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 선택하긴 했지만 완성본을 본 뒤 자기 분량만 따로 놀아 아쉬웠다고 하는데 유일하게 비중이 있는 배역이긴 했지만 분량도 적고 안 나와도 될 배역이라서 구색 용도로밖에는 안 보이는 배역 설정이었습니다. 안성기가 역할과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소설을 보면서도 배역의 이미지가 안성기하고 어찌나 잘 맞던지. 근데 외형적인 묘사는 작가 자신을 그대로 그려냈더군요. 찾아보니 베트남 파월 복무의 초기에 해당하는 시점을 그린 작품이라고 합니다. 베트남 파병 때 개별적으로 징집된 군인들이 현지에서 팀을 꾸려 소대생활을 했다고 하는데 이 작품에선 한국에서부터 소대 전체가 베트남으로 파병됩니다. 안정효가 1967년에 베트남 복무를 했으니 1960년대 후반을 기준으로 구성을 잡은것같더군요.       

 

 

 

 

 

 - 윗 글은 2월 7일에 썼고 이 글을 쓴 다음 작년 12월부터 유튜브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하얀전쟁]의 VOD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길래 오랜만에 영화판 [하얀전쟁]을 감상했습니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말도 안 되는 화질로 어이없게 출시된 dvd의 화질을 개선하여 화면비도 원래대로 돌려놨고 화질도 복원하여 온전한 상태로 [하얀전쟁]을 볼 수 있도록 품질을 향상시켰습니다. 한 때 비디오로도 소장하고 있던 작품이었는데 dvd가 비디오만도 못한 상태로 출시가 돼서 안타까웠었죠.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개선된 화질로 작품을 손봤으니 시중에 깔린 [하얀전쟁]dvd는 몽땅 수거하고 한국영상자료원의 자료를 바탕으로 재출시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네요. 영화를 보면 국내 영화 최초로 베트남 로케이션 진행으로 화제를 모으긴 했지만 공터나 숲에서 이야기 대부분이 진행돼서 굳이 저걸 찍으려고 베트남까지 갈 필요가 있었나 싶긴 하더군요. 

 

한기주를 베트남 관련 소설을 쓰는 작가로 설정하여 안정효에 가깝게 그려냈고 변진수가 베트남 전쟁 때 겪었던 참상과 후유증을 소설에서보다 선명하게 묘사하여 보다 영화의 주인공다운 인상을 심어주는데 성공한 각색입니다. 변진수의 전쟁 후유증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소설엔 없는 사라를 만든건데 심혜진 말대로 사라는 극 내내 겉돌아서 사라 역이 없이도 변진수의 후유증과 정신착란 증세는 충분히 표현이 됐습니다. 차라리 영화엔 두 장면 나오는 지옥이를 소설에서만큼 살려냈다면 더 좋았을것같습니다. 정신병에 시달리는 이경영의 헌신적인 연기와 무기력한 지식인을 연기한 안성기의 조화도 훌륭합니다. 전반적으로 원작의 정서를 잘 계승한 각색이어서 부분부분 따지자면 영화와 소설의 구성이 다른 점은 많지만 전체적인 정서는 원작의 분위기를 따른 안정적인 각색물입니다. 정지영은 이 작품을 끝낸 뒤 바로 안정효의 신작이었던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를 [하얀전쟁]에서 무산됐던 최민수를 기용하여 작업을 했는데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가 성년 이후의 구성에서 원작과 많이 달랐죠. 안정효는 각색에 관대하여 별로 자신의 작품이 원작의 구성에서 벗어난것에는 개의치 않아 했습니다. 안정효와 정지영이 참여한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의 dvd코멘터리가 꽤 들을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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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2-09 13:46:00

 좋은 글 감사합니다.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는 케이블채널을 통해 봤었습니다. 하얀 전쟁도 한번 봐야 겠네요.

2
2017-02-09 13:57:39

YouTube 한국 영상 자료원 한국 고전 영화 극장 체널을 통해 공개되어 있어 쉽게 찾아 볼수 있습니다.
https://youtu.be/IQTNZgVTKlM

WR
2017-02-09 14:23:58

이걸로 다시 dvd냈으면 좋겠네요. 하얀전쟁dvd는 정말 최악인데. 어디서 그런 판본을 가지고 dvd출시를 할 생각을 한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됩니다. 더군다나 1992년 영화를요.

2017-02-09 15:33:55

이 영화를 볼 당시에 드 팔마 감독의 "전쟁의 사상자들" 과 플롯 등이 많이 닮았다고 느꼈던 기억이 있네요.. 다시한번 두편 모두 재감상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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