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VER HEALTH CHECK: OK
2
프라임차한잔
자동
ID/PW 찾기 회원가입

[DPS]  그렌라간 책자 번역에 대한 감상

 
41
  6335
Updated at 2015-07-01 09:09:55

안녕하세요. 이번에 그렌라간 블루레이 박스 특전인 책자(204p, 80p) 번역을 맡은 천선필입니다.

바쁘게 살다보니 어느새 6월도 다 가고 진행중이던 일들도 정리가 되어 가네요. 제게는 그렌라간 블루레이도 그 중 하나이기에, 이번에 이것저것 마무리를 지으면서 느꼈던 부분 등을 간단히 말해보려 합니다. 제가 주로 번역을 맡고 있는 소설(주로 라이트노벨)은 제가 작성하는 역자 후기란이 따로 존재합니다만 이번에는 책자의 특성상 그런 것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곳에 올리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 글을 씁니다.

 

 

 


 

▲ ​이 샘플 사진을 보니 '드디어 나오는구나' 하는 실감이 듭니다. 

 

 

 

1. 책자 번역을 맡게 되다.

: 이번 DP 시리즈인 '천원돌파 그렌라간'은 다른 회원분들과 마찬가지로 제게도 특별한 작품이었습니다. 속된 말로 그 시기에 덕질(...)을 하셨던 분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큰 작품이죠. 하지만 일본에서는 한동안 DVD가 출시되었을 뿐, 블루레이가 나오지 않았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다음에야 블루레이가 출시됩니다. 그리고 그 퀄리티에 많은 분들이 욕심을 내셨으리라 생각됩니다(당연히 저도 마찬가지고요).

 

그리고 그 블루레이가 DP 시리즈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제 주위의 팬들은 물론 다른 분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셨죠. 그러던 와중에 추가된 스펙으로 인한 번역자 모집 글을 보게 되었고 한참 고민하다 DP 운영자분께 메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제가 주로 번역하는 것이 책이다 보니 책자 번역 쪽에 지원하였고 결과적으로는 그렌라간의 책자 2권을 번역하게 되었습니다. 

 

 

 


 

▲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이 책자 2권이 저를 그렇게까지 괴롭힐 줄 몰랐습니다.  

 

 

 

2. 예상하지 못한 난관

: 여러분께서도 아시다시피 이 그렌라간 DP 시리즈는 일정에 계속 쫒기며 진행되어 왔습니다. 그리고 제가 책자 번역을 맡았을 때도 마찬가지로 일정이 매우 촉박한 상황이었습니다. 204p 책자와 80p 책자, 사실 객관적인 양만 따지면 그렇게까지 많은 양은 아닙니다. 오히려 양은 음성 쪽이 더 많을 것도 같아요. 그래서 빠르게, 일정에 부담을 주지 않게끔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작업은 큰 문제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본편 번역자 분께서 세워두신 가이드라인도 존재하고 있었기에 저는 어떤 용어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없이 거기에 맞추기만 하면 되었으니까요. 그렇게 작업을 쭉쭉 진행해 나가다가 뜻밖의 난관을 만나게 됩니다.

 

 

 


 

▲ 바로 이겁니다. 스태프 분들의 이름. 

 

 

 

사실 페이지만 따지면 저 이름 부분은 원서 기준으로 약 11p, 책자 두 권을 합친 분량의 3.8%, 약 4%에 불과합니다. 이 4%에 불과한 부분이 책자 두 권을 작업하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잡아먹었습니다.

 

일본 이름의 특징이 그렇습니다. 히라가나로 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한자로 표기합니다. 그런데 같은 한자인데도 읽는 방법이 다를 때가 있습니다. 물론 읽는 방법에도 대표적인 예가 있고, 대부분이 그 예를 따르긴 합니다만 예외가 있을 수 있기에 일일히 조사하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감독이나 각본, 연출, 이렇게 굵직한 역할을 맡으신 분들은 사실 편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이름이기도 하고 만약 낯설더라도 검색하면 금방 나오니까요. 성우도 마찬가지죠. 성우 분들 이름 번역할 때는 검색을 거의 하지 않았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다른 스태프 분들은... 이러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 분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래도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수는 없으니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일본 회사의 웹페이지, 스태프 분의 SNS, DB 사이트, 서양 애니메이션 정보 사이트까지... 최대한 검색한 뒤 올바른 이름으로 표기하였습니다. 아마 이름이 실제 이름과 다르게 표기된 분은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 ​이번에 도움을 많이 받은 사이트 중 하나인 Anime News Network입니다. 

 

 

 

3. 볼만한 책자

물론 이번 그렌라간 블루레이 박스의 메인 컨텐츠는 영상 자료일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TV판, 그리고 극장판이겠죠. 그런데 책자도 매우 충실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내용은 지금까지 운영자님께서 몇 번에 걸쳐 공개하셨으니 아마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예전에 그렌라간을 재미있게 감상하셨던 분이라면 인터뷰를 꼭 보시고 블루레이를 감상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제작자들의 인터뷰가 인상깊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끈 이유 중 하나는 해당 시기의 분위기에 따라서 모던한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니라 투박하고, 거칠고, 말도 안 되는 것 같으면서도 마음을 뜨겁게 하는 애니메이션이었을 테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는 예전 일본 애니메이션을 만들던 제작자들의 작품에서 보이는 특징이기도 합니다. 이 '천원돌파 그렌라간'은 그러한 애니메이션을 보고 감명을 받은 제작자들이 만든 작품이기에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 같습니다.

 

 

 


 

▲ ​역시 남자는 돼지를 타야죠. 

 

 

 

그러한 제작자들이 이 작품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 자체로도 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그리고 예전 애니메이션을 많이 감상하셨거나 지식이 있으신 분께서는 이번 블루레이를 감상하시기 전에 인터뷰를 꼭 읽으시고 감상하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보이는 것이 많이 달라질 것 같네요.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아 그래서 그랬구나', '그런 생각이 담겨있구나', 이런 걸 찾아내는 것도 즐거울 거라 생각합니다.

 

 

 


▲ 물론 인터뷰 말고도 볼만한 것은 많습니다. 

 

 

 

4. 작업을 마친 뒤 넘기고 나서도...

이름 지옥을 넘어서(...) 작업을 마친 뒤 넘기고 나서도 이 그렌라간 책자 번역은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책자 내용은 기본적으로 본편 번역자님이 번역하신 자막과 통일시켰으나 책자에만 나오는 정보도 꽤 있었고, 여러 가지로 다듬을 곳이 많았습니다.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여 넘기고, 다시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여 넘기는 과정이 여러 번 반복되자 지치기도 했고 저번에 글을 올리신 Johjima​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작품이 싫어지기까지 하더군요. 제작 담당자분과도 책자의 내용에 대해 자주 통화를 나눈 기억이 납니다. 

 

 

 


 

▲제가 그렌라간 때문에 짜증내는 날이 올거라는 것도 몰랐습니다. 

 

 

 

5. 그래도 마무리

그래도 샘플 사진을 보니 진짜 나오는구나 싶긴 하네요. 제가 번역일을 시작하고 나서 그 결과물이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실 전 아직 사람이 덜 된지라(...) Johjima님께서 말씀하셨던 '되돌아보니 좋았다'는 느낌은 좀 희미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다른 분들께서는 이 작품을 통해 즐겁고 행복한 느낌을 받으셨으면 합니다. 저도 이 애니메이션이 무사히 출시된 뒤에 마음놓고 감상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려 합니다.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스티커가 매우 마음에 들어서 새로 주문한 컴퓨터 케이스에 붙여 볼까 생각중입니다.

 

 

 

 

32
Comments
2015-06-27 02:50:54

그렌라간을 못 본 상태로 예구했습니다. 이 책자들을 소장하고 싶어서. 고생하신 만큼 꼼꼼히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06-27 02:56:08

역자님 덕분에 대단한 작품을 편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06-27 03:22:05

매우 수고많으셨습니다.. 올해 구매하는것중 최고로 기대되네요~ ㅎ

2015-06-27 03:33:01

그렇게 힘드셨다니 스텝명은 그냥 한자나 일본어 표기로 뒀어도 괜찮았지 않았을까 싶네요

2015-06-27 03:51:02

고생 하셨습니다. 잘 보겠습니다. ^______^

2015-06-27 07:10:38

수고 많으셨네요. 제 취향이 아니라서 구매는 안했지만 진짜 사고싶게 만드는 패키지라고 생각합니다.

2015-06-27 07:31:32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렌라간 정말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5-06-27 07:45:49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감사합니다!!

2015-06-27 07:56:29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글 구석 구석에서 님의 정성과 수고와 노력을 읽을수 있었습니다. 고작 몇마디 단어로 그 모든 수고와 노력에 감사를 다 드릴수는 없을것 같습니다. 그래도 정말 감사 드린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네요. 고맙습니다. ^^ 즐거운 일만 가득한 행복한 주말 되시기를 소망 하면서......

2015-06-27 07:57:12

헤비노벨인 경계선상의 호라이즌 짝수권 쪽을 번역하시는 분이군요. 그렌라간 블루레이 특전 책자 번역도 기대가 되네요. 빨리 받아서 보고 싶네요.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2015-06-27 08:39:05

와...진짜 감동이네요..이름지옥..웃을 일이 아닌데, 웃음이 났어요. 정말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렌라간은 작품외적으로도 의미깊은 DP시리즈로 남을 것 같습니다.^^

2015-06-27 08:44:55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덕분에 즐겁게 감상할 수 있겠네요. 최고!

2015-06-27 09:22:06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해 주신 분들 덕에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5-06-27 09:22:47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생도 많으셨구요. 덕분에 이제 즐겁게 감상할 일만 남았네요.^^

2015-06-27 09:30:40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2015-06-27 09:51:24

고맙습니다 (__) 잘 감상하겠습니다 (__)

2015-06-27 09:57:25

책자번역 수고하셨습니다~!!

2015-06-27 09:59:25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소중히 소장하면 잘 읽고 감상하겠습니다.

2015-06-27 10:20:09

좋아하는 작품이라 더 잘 하고 싶어서 심혈을 기울이다 작품 자체에 질린 경험이 있다보니 리프너스님의 심정에 구구절절히 공감이 갑니다. 그래도 덕분에 다시는 없을 그렌라간의 완벽한 한글판본 패키지가 탄생했으니 구매자의 입장으로서는 그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말씀하신 대로 인터뷰부터 읽어보고 재감상에 들어가면 또 어떤 새로운 감상이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2015-06-27 10:41:28

고생 많으셨습니다. 글만 봐도 얼마나 고생하셨을지 눈에 선합니다. 구매자로서 그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제 제 손에 들어올 날만을 고대합니다. ^^;;;

2015-06-27 11:09:03

수고많으셨습니다. 제작진 번역은 안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전체를 다 할 줄은 정말 몰랐네요;

1
2015-06-27 11:46:10

아아... 그렌라간은 포기했는데, 풀패키지 사진 올라오고, 번역 후기가 올라오고.... 왜 자꾸 절 뒤흔드나요~~~~ ㅜ.ㅜ 스태프 이름을 한글로 다 풀어 썼다는 건 운영자님의 패키지 소개에서도 봤는데, 그때도 "야~ 엄청 고생했겠는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역시나 번역 하신 분의 글을 직접 읽으니 그 고생이 눈에 보입니다. 보통 다른 번역서에서는 저런 경우 (독자가 읽을 수 있든 말든) 그냥 한자로 죽 써 놓는 게 다반사라서 이번 그렌라간에 들인 번역자들의 정성에 감탄만 하게 됩니다. (이런 점도 DP 시리즈라서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주문을 하지는 않았지만, 리프너스 님, Johjima​ 님을 비롯해서 성함은 모르지만 번역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그나저나................. 주문 가능일 하루를 앞 두고 또 이렇게 흔들리고 있으니, 참... ㅜ.ㅜ

2015-06-27 18:11:17

그냥 지르면 편합니다. 지르십시요... 돈은 또 벌면 되지만 이건 내일 지나면 구하기도 힘듭니다. 뭐 중고장터에 간간히 올라올 수는 있지만 그래도 새것 느낌은 아니겠지요. 이작품 나중에 덤핑으로 안푼다는게 확실하다면 프리미엄 좀붙을것이 분명합니다.

2015-06-27 13:35:25

저도 이렇게 흔들리기는 처음이네요....ㅎㅎ son of anarchy 컴플리트 박스셋, game of throne 3기, Laputa, 설국열차, kingsman, birdman 이런 것만 주문안했어도 충분히 살돈 나왔을텐데....ㅎㅎ

2015-06-27 16:57:18

천원돌파 그렌라간..타이틀만으로도 너무 유명한 작품이기에 기대가 큽니다. 주문할때 했던 기대보다 더 멋지게 나와주는 것 같아서 정말 잘 와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리프너스님 덕분에 양질의 책자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겠네요.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5-06-27 16:58:52

아 눈에 보일듯한 수고에 감동이...ㅠㅜ 대체로 스탭 이름들은 원문으로 놔두 것을 많이 봤었는데... 이러한 세세한 것까지 번역하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5-06-27 18:08:10

수고 많으셨습니다. ^^; 덕분에 즐겁게 감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5-06-27 19:05:04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2015-06-28 00:38:49

스태프 이름에서 난관을 겪으셨다니 정말 예상밖의 일이군요(...) 금액문제도 있고 개인적인 이유로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벌써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계십니다. 고생하신 만큼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ㅎㅎ

2015-06-28 01:40:56

수고많으셧어요 저에게는 감동으로 돌아옵니다.

2015-06-29 21:20:54

수고하셨습니다...이때까지 참여한 DP시리즈중 최고일것 같은 기대감이 -0-)//

2015-07-01 09:09:55

많이 마음고생 하셨었나보네요. 말씀하신 인터뷰내용은 필히 먼저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글쓰기
SERVER HEALTH CHECK: OK